그림으로 만나보는 폴란드의 12개월
1월부터 12월, 연중 다른 시기 폴란드인들은 어떤 전통을 지키며 살았을까요? 폴란드 화가들이 그려낸 각 월을 대표하는 폴란드의 모습을 통해 기독교와 이교도 문화, 다양한 폴란드의 전통을 만나보세요.
1월: 캐럴 행렬 ‘콜렝도바니에 Kolędowanie’
Picture display
standardowy [760 px]
《새해 캐럴 행렬》 / 미하우 엘비로 안드리올리 Michał Elwiro Andriolli / 지그문트 글로게르 Zygmunt Gloger 《삶에서 만나는 폴란드의 해. 전통과 민요 Rok polski w życiu, tradycyi i pieśni》 수록 일러스트 / 1900 / 사진: 국립도서관 폴로나 Polona
새해가 오면 폴란드인들은 황새, 곰, 염소 또는 투론 turoń (역주: 크리스마스부터 부활절 기간 사이 폴란드 의식에 나타나는 수북한 검은 털과 뿔이 특징인 입 벌린 동물)으로 변장을 하고 이집 저집을 방문합니다. '콜렝도바니에 kolędowanie'라 불리는 캐럴 행렬 전통은 전통 슬라브 전통 중 하나로, 크리스마스 기간부터 새해까지 이어집니다. 행렬은 집들을 돌아다니며 캐럴을 부르고 가정의 번영을 기원하였습니다.
Picture display
standardowy [760 px]
매년 공현 대축일/동방박사의 날(1월 6일)부터 재의 수요일까지 폴란드에서는 카니발 '자푸스티 zapusty'가 열립니다. 즐거운 행사가 열리는 재밌는 축제도 카니발의 중요한 묘미지만, 폴란드 카니발의 가장 아름다운 전통은 'sanna 산나'라고 불리기도 하는 '쿨리크 kulig'입니다.
쿨리크는 보통 카니발 마지막 주에 열리던 폴란드 상류층들의 놀이로, 알프레트 비에루시-코발스키 Alfred Wierusz-Kowalski는 작품 《쿨리크: 리투아니아 썰매 Kulig. Litewska sanna》에서도 눈 위를 달리는 귀족 썰매 행렬이 잘 드러납니다. 전통적으로 쿨리크에는 말 대열이 끄는 썰매, 영주의 저택을 오가는 썰매가 포함되며, 이들은 모닥불 근처에 둘러서서 음악을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며 카니발을 함께 축하합니다. 눈이 많이 내리던 과거 폴란드에는 쿨리크 행사가 1주일 이상 열리기도 했습니다. 썰매를 타는 모습이 담긴 쿨리크 그림은 폴란드 화가들이 즐겨 그리던 주제 중 하나입니다.
Picture display
standardowy [760 px]
폴란드 봄 일러스트레이션 콜라주 / Culture.pl / 사진: Polona.pl
하얀 눈과 추위로 뒤덮인 겨울이 저물고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오는 3월! 전통적으로도, 기상학적으로도 폴란드에서 봄은 3월의 어느 날 시작됩니다. 폴란드어로 봄은 '비오스나 wiosna'라고 합니다.
폴란드에서 행운과 길조를 상징하는 황새 '보치안 bocian' (우측 상단)은 따뜻한 지역에서 겨울을 보내고 봄이 되면 폴란드에 날아옵니다. 사람들은 겨울에 돌보지 못한 식물과 작물을 돌보기 위해 정원과 밭으로 향하고, 봄과 함께 종교 축제 기간 또한 시작됩니다.
Picture display
standardowy [760 px]
《브로노비체에서의 안수》 / 브워지미에시 테트마예르 / 1897 / 크라쿠프 국립박물관
카니발과 사순절이 지나면 부활절 '비엘카노츠 Wielkanoc'가 다가옵니다. 폴란드 전통에서 부활절은 '부활'을 알리는 성스러운 행렬을 의미합니다. 부활절 일요일 아침 식사에서는 신부가 축복을 내린 부활절 바구니 '시비엥촌카 święconka', 장식 달걀 '피산키 pisanki', 부활절 야자수 장식 '팔마 palma'는 폴란드 부활절 전통에서 만나볼 수 있는 특징입니다. 부활절 월요일은 일명 '물에 젖은 월요일'이라고도 불리는 악명높은(?) '시미구스 딘구스 Śmigus Dyngus'의 날입니다. 브워지미에시 프셰르바-테트마예르 Włodzimierz Przerwa-Tetmajer는 《브로노비체에서의 안수 Święcone w Bronowicach》에서 크라쿠프 근교 마을 브로노비체 Bronowice의 부활절 행사 모습을 화폭에 담았습니다.
Picture display
standardowy [760 px]
《비엘라니》 / 미하우 엘비로 안드리올리 / 녹색 주간 축제 / 사진: Polona.pl
이교도 문화에서 기원한 녹색 주간은 5월 또는 6월에 기념하는 고대 축제입니다. 이 축제는 자연의 힘을 기리기 위한 일종의 의식으로 사람들은 풍년을 빌며 불을 피우고, 초록빛 가지와 꽃으로 집을 장식합니다. 19세기에는 파종한 밭 위에서 성가를 부르며 성화와 함께 성스러운 행진을 하였습니다.
대도시와 소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시골로 여행길에 올랐고, 당시 바르샤바 시민들은 전통적으로 비엘라니 Bielany 지역으로 향했습니다. 이 모습은 미하우 엘비로 안드리올리의 그림 《비엘라니 Bielany》에서 잘 드러납니다. 현대 폴란드에서는 오순절 일요일에 녹색 주간을 함께 기념합니다.
Picture display
standardowy [760 px]
《소부트키》 / 페르디난트 루슈치츠 / 1898 / 캔버스에 유채 / 72 x 92.5 cm / 사진: 쳉스토호바 박물관
5월의 녹색주간이 지나고 6월이 되면, 또 다른 고대 슬라브 축제가 시작됩니다. 소부트키 Sobótki 또는 ‘쿠팔라의 밤(폴란드어: 노츠 쿠파위 Noc Kupały / 영국에서는 '미드섬머 Midsummer'로 알려져 있으며, 폴란드에서는 '성 요한의 밤' 행사와 혼재되었다)’으로 알려진 이 신비한 의식은 그해의 밤이 가장 짧은 날인 하지(夏至)에 치러집니다.
폴란드인들은 이날을 맞아 점을 치고, 모닥불을 피우고, 그 위를 뛰어넘는 놀이를 합니다. 청년은 쿠팔라의 밤 당일에만 꽃을 피운다는 전설 속의 고사리꽃을 찾아 길을 나서고, 소녀는 꽃 왕관과 촛불을 강 위에 띄워 보냅니다. 페르디난트 루슈치츠 Ferdynand Ruszczyc는 작품 《소부트키 Sobótki》에서 아무도 모르는, 쿠팔라의 밤에 일어난 일들을 캔버스에 그려냅니다. 오늘날에도 몇몇 이들은 잊혀가는 고유 슬라브 전통을 지켜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Picture display
standardowy [760 px]
《장례식과 결혼식 Pogrzeb i wesele》 / 알렉산데르 코트시스 Aleksander Kotsis / 1864 / 바르샤바 국립박물관
폴란드에서 결혼하기 좋은 달은 언제일까요? 물론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언제든지 결혼을 하기 좋은 달이겠죠. 7월의 전통적인 민속 예식을 담은 그림을 소개합니다. 전통 결혼식에는 복잡하고 화려하며, 고전적인 의례를 연상시키는 여러 단계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알렉산데르 코트시스 Aleksander Kotsis의 그림 《장례식과 결혼식 Pogrzeb i wesele》에는 신혼부부와 장례행렬(그림 오른편의 관)의 이미지가 병치됩니다. 일상과 역사적인 봉기의 전통을 상징적으로 연결하는 시도로, 관에는 흰 독수리가 그려져 있고 위에는 '동맹국'의 빨간 모자가 씌워져 있습니다.
Picture display
standardowy [760 px]
《도진키》 / 미하우 스타호비치 / 1821 / 사진: 바르샤바 국립박물관
폴란드 전통 추수 감사제 '도진키 Dożynki'는 추수가 끝난 뒤 오는 일요일에 열리는 행사로, 오늘날 폴란드에서는 주로 9월 초에 열립니다. 수확을 마친 농부들은 마을 근교 들판에 모여 행렬을 만들고, 근처 들판에서 수확한 작물의 단을 가져옵니다. 하지만 미하우 스타호비츠 Michał Stachowicz의 그림 《도진키 Dożynki》에서 볼 수 있듯, 축제의 장소는 영주의 저택 마당이 되고도 합니다. 장식으로 사용되는 작물로 만든 단은 풍성한 수확을 상징합니다.
9월: 나팔절 ‘로슈 하샤나 Rosh Hashanah’
Picture display
standardowy [760 px]
《나팔절 I Święto Trąbek I》 / 알렉산데르 기에림스키 / 캔버스에 유채 / 47 x 64.5 cm / 사진: 바르샤바 국립박물관
역사적으로 폴란드는 다양한 민족의 전통이 어울려 살며 다문화 사회를 이뤘습니다. 알렉산데르 기에림스키 Aleksander Gierymski는 《나팔절 I Święto Trąbek I》에서 폴란드 유대인 공동체가 수 세기 동안 고향으로 삼아온 바르샤바 비스와 강가에서 열린 유대교 명절 '나팔절' 모습을 그려냈습니다.
나팔절 '로슈 하샤나'은 히브리어로 '해의 머리(연초)'를 뜻하며, 유대교의 신년제와도 같은 명절입니다. 매년 유대교 달력에 따라 날짜가 바뀌나, 보통 9-10월에 기념합니다.
Picture display
standardowy [760 px]
《버섯 채집》 / 프란치셰크 코스트셰프스키 / 《판 타데우시 Pan Tadeusz》 3장 수록 / 사진: Wikimedia Commons
폴란드인이 가을을 가장 애타게 기다리는 이유가 무엇인지 아시나요? 바로 버섯을 따기 위해서 입니다. 가을이 오면 폴란드인들은 크고 맛있는 버섯을 따기 위해 숲속으로 모험을 떠납니다. 갓 딴 신선한 버섯은 그대로 요리해서 먹거나 건조와 절임 등의 과정을 거쳐 저장 식품이 되기도 합니다.
독버섯이 숨어있을지도 모르니 버섯을 직접 딸 때는 언제나 주의가 필요합니다. 폴란드 귀족의 모습이 잘 묘사된 아담 미츠키에비츠 Adam Mickiewicz의 서사시 《판 타데우시 Pan Tadeusz》에 수록된 프란치셰크 코스트셰프스키 Franciszek Kostrzewski의 그림《버섯 채집 Grzybobranie》은 폴란드인의 버섯 따기 문화를 잘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11월: 위령의 날 ‘자두슈키 Zaduszki’
Picture display
standardowy [760 px]
《자두슈키》 / 비톨트 프루슈코프스키 / 사진: Wikimedia Commons
11월 1일은 모든 성인을 기리는 날인 '만성절(모든 성인 대축일)'로, 폴란드 달력에서 가장 우울한 날로 꼽힙니다. 오늘날, 11월 1일이 되면 폴란드인들은 묘지와 무덤을 방문해 죽은자의 영혼을 위해 기도하고 촛불로 빛을 밝힙니다. 11월 2일은 세상을 떠난 영혼을 기억하는 위령의 날 '자두슈키 Zaduszki'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운이 좋다면(혹은 안 좋다면!) 비톨드 프루슈코프스키 Witold Pruszkowski 그림 《자두슈키 Zaduszki》처럼 길 잃은 불쌍한 영혼이 담긴 귀신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Picture display
standardowy [760 px]
《베들레헴에서》 / 루드비크 스타시아크 / 사진: 라친스키 재단 / 포즈난 국립박물관
크리스마스가 있는 12월은 폴란드인들에게 아주 특별한 달입니다. 루드비크 스타시아크 Ludwik Stasiak의 《베들레헴에서 W Betlejem》는 아기 예수의 구유 주위에 목자들이 모여있는 모습을 묘사했습니다. 전통적으로 폴란드인들은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인 '비길리아 Wigilia' 날 자정 즈음 성당에서 열리는 '파스테르카 pasterka (일명 양치기의 미사)'에 참여하여 크리스마스 캐럴을 부릅니다. 폴란드에서 가장 사랑받는 명절인 만큼 폴란드에서는 아주 특별한 크리스마스 전통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저자: 미코와이 글린스키 (2017년 12월 29일) / 번역: AL (2022년 3월)
[{"nid":"31079","uuid":"cf86107d-25b6-445f-ba67-39a3a94a83d7","type":"article","langcode":"ko","field_event_date":"","title":"\uc790\uc2e0\ub9cc\uc758 \uae38\uc744 \uc704\ud55c \ud0d0\uc0c9 - 21\uc138\uae30\ub97c \ub9de\uc774\ud558\ub294 \ud3f4\ub780\ub4dc \uac74\ucd95","field_introduction":"\uc11c\uc720\ub7fd \ubaa8\ub378\ub4e4\uc744 \ubaa8\ubc29\ud558\ub358 \uc2dc\uae30\ub97c \uc9c0\ub09c \ud3f4\ub780\ub4dc\uc758 \uac74\ucd95\uc740 \uc790\uc2e0\uc758 \uae38\uc744 \uac77\uae30 \uc2dc\uc791\ud558\uace0 \uc788\ub2e4. \uc810\uc810 \ub354 \ud6cc\ub96d\ud55c \ub3c5\ucc3d\uc801\uc778 \uac74\ucd95\ubb3c\ub4e4\uc774 \uc138\uc6cc\uc9c0\uace0 \uc788\ub294 \uc911\uc774\ub2e4.\r\n","field_summary":"\uc11c\uc720\ub7fd \ubaa8\ub378\ub4e4\uc744 \ubaa8\ubc29\ud558\ub358 \uc2dc\uae30\ub97c \uc9c0\ub09c \ud3f4\ub780\ub4dc\uc758 \uac74\ucd95\uc740 \uc790\uc2e0\uc758 \uae38\uc744 \uac77\uae30 \uc2dc\uc791\ud558\uace0 \uc788\ub2e4. \uc810\uc810 \ub354 \ud6cc\ub96d\ud55c \ub3c5\ucc3d\uc801\uc778 \uac74\ucd95\ubb3c\ub4e4\uc774 \uc138\uc6cc\uc9c0\uace0 \uc788\ub294 \uc911\uc774\ub2e4.","topics_data":"a:2:{i:0;a:3:{s:3:\u0022tid\u0022;s:5:\u002259614\u0022;s:4:\u0022name\u0022;s:5:\u0022#asia\u0022;s:4:\u0022path\u0022;a:2:{s:5:\u0022alias\u0022;s:11:\u0022\/topic\/asia\u0022;s:8:\u0022langcode\u0022;s:2:\u0022ko\u0022;}}i:1;a:3:{s:3:\u0022tid\u0022;s:5:\u002259604\u0022;s:4:\u0022name\u0022;s:7:\u0022#\uac74\ucd95\u0022;s:4:\u0022path\u0022;a:2:{s:5:\u0022alias\u0022;s:16:\u0022\/topics\/geonchug\u0022;s:8:\u0022langcode\u0022;s:2:\u0022ko\u0022;}}}","field_cover_display":"default","image_title":"","image_alt":"","image_360_auto":"\/sites\/default\/files\/styles\/360_auto\/public\/field\/image\/6687258.jpg?itok=u0RgweBY","image_260_auto":"\/sites\/default\/files\/styles\/260_auto_cover\/public\/field\/image\/6687258.jpg?itok=1dZnrdmR","image_560_auto":"\/sites\/default\/files\/styles\/560_auto\/public\/field\/image\/6687258.jpg?itok=hcnDttWB","image_860_auto":"\/sites\/default\/files\/styles\/860_auto\/public\/field\/image\/6687258.jpg?itok=OdtHGEmm","image_1160_auto":"\/sites\/default\/files\/styles\/1160_auto\/public\/field\/image\/6687258.jpg?itok=_rf6wQTv","field_video_media":"","field_media_video_file":"","field_media_video_embed":"","field_gallery_pictures":"","field_duration":"","cover_height":"266","cover_width":"470","cover_ratio_percent":"56.5957","path":"ko\/node\/31079","path_node":"\/ko\/node\/310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