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폭에 담긴 폴란드의 봄
‘즐거운 봄이여! 너는 몹시도 아름답게 미소 짓는구나’ 18세기 폴란드 시인 엘즈비에타 드루즈바츠카 Elżbieta Drużbacka는 봄의 모습을 한 문장에 담아냈습니다. 겨우내 쌓인 눈이 녹고 만물이 소생하는 마법과 같은 계절 봄을 그려낸 일곱 가지 폴란드 회화 작품을 소개합니다.
《봄의 해빙 Wiosenne roztopy》
야체크 말체프스키 Jacek Malczewski
Picture display
standardowy [760 px]
《봄의 해빙 (자비호스트 마을의 비스와 강)》 / 작가: 야체크 말체프스키 / 1905년 작 / 사진: 크라쿠프 국립박물관
기나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완연히 오기 전 '초봄'은 폴란드어로 ‘przedwiośnie 프셰드비오시니에’라고 합니다. 폴란드 모더니즘 화가 야체크 말체프스키 Jacek Malczewski는 겨울도 봄도 아닌 계절이 갖는 독특한 아우라와 분위기를 캔버스에 녹여냈습니다. 일반적으로 이 시기 폴란드에서는 눈이 녹기 시작하며 진흙투성이 웅덩이가 생기고 강이 범람하기도 합니다. 그림 전반에 드리운 푸른 회색빛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초봄의 한기가 느껴지는 듯합니다. 작가는 자신의 빌라가 있는 크라쿠프 근교 비스와강변 마을 자비호스트 Zawichost의 풍경에 영감을 받아 1905년 이 그림을 탄생시켰습니다.
《봄 Wiosna》
스타니스와프 프스트로콘스키 Stanisław Pstrokoński
Picture display
standardowy [760 px]
《봄》 / 작가: 스타니스와프 프스트로콘스키 / 1990년 작 / 사진: 크라쿠프 국립박물관
푸른빛이 지배적이지만, 차갑기보다는 편안한 분위기가 감도는 스타니스와프 프스트로콘스키 Stanisław Pstrokoński의 작품은 해가 진 어두운 저녁, 옷을 걸치지 않은 여인의 뒷모습으로 따스한 봄의 온기를 느끼게 합니다. 계절 '봄'은 자작나무에 기댄 여인의 모습으로 의인화되어 나타납니다. 여인의 머리에는 늦여름이 되어서야 떨어지는 자작나무잎 혹은 포엽(苞葉)과도 같은 것이 붙어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 그림이 봄을 상징할까요?
16세기 도상학을 다룬 체자레 리파 Cesare Ripa의 저서 <이코놀로지아 Iconologia>에 따르면, '날개'는 봄의 여성성을 드러내는 존재입니다. 그리고 폴란드어로 포엽(苞葉)은 작은 날개를 뜻하는 '스크시데우카 skrzydełka'fh 부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여인의 머리에 붙은 날개, 즉 포엽(苞葉)은 봄을 나타내는 상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라일락 Bzy》
얀 스타니스와프스키 Jan Stanisławski
Picture display
standardowy [760 px]
《라일락》 / 작가: 얀 스타니스와프스키 / 1901년 작 / 사진: 크라쿠프 국립박물관
바로 5월이었다.
사스카 켕파에
야생 녹색빛 라일락 향기가 났던 건
폴란드의 디바 마릴라 로도비치 Maryla Rodowicz의 1974년 발표한 폴란드 대히트 곡인 《마우고시카 Małgośka》의 첫 소절을 장식한 꽃, 라일락은 폴란드의 봄을 상징하는 꽃입니다. 봄날 폴란드 거리를 거닐다 보면 싱그러운 라일락 향기가 코끝을 맴돕니다. 폴란드의 풍경화가 얀 스타니스와프스키 Jan Stanisławski 또한 라일락을 소재로 그림을 그려 아름다운 폴란드의 봄을 표현했습니다.
《봄 - 작가 아틀리에 내부
Wiosna - wnętrze pracowni artysty》
레온 비추코프스키 Leon Wyczółkowski
Picture display
standardowy [760 px]
《봄 - 작가 아틀리에 내부》 / 작가: 레온 비추코프스키 / 1933년 작 / 사진: 비드고슈치 레온 비추코프스키 박물관
폴란드 모더니즘 화가 레온 비추코프스키 Leon Wyczółkowski는 폴란드 중북부 도시 고시치에라츠 Gościeradz의 작가 아틀리에를 작품을 통해 그려냈습니다.
봄은 자신이 가진 향기, 공기와 함께
나의 아틀리에안으로 성큼 들어왔다.
- 레온 비추코프스키 -
꽃이 만개한 나무, 바람과 함께 작업실 안으로 흩날리는 커튼을 보는 것 만으로 신선하고 따스한 봄날의 공기가 코 끝에 느껴지는듯 합니다. 창밖을 바라보며 책을 읽던 작가는 완연하게 다가온 봄날을 즐기기 위해 책을 창틀에 놓고 밖으로 황급히 뛰쳐나갔다고 합니다.
《집과 나무가 있는 풍경 Pejzaż z domem i drzewami》
율리안 파와트 Julian Fałat
Picture display
standardowy [760 px]
《집과 나무가 있는 풍경》 / 작가: 율리안 파와트 / 1911년 작 / 사진: 크라쿠프 국립박물관
나무와 집이 피사체로 등장하는 이 풍경화는 폴란드 수채화 작가 율리안 파와트 Julian Fałat가 산악 마을 비스트라 Bystra로 거처를 옮긴 뒤인 1911년 완성한 그림입니다. 새로운 마을에 정착한 이후부터 폴란드 시골 풍경은 작가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의 주제가 되었습니다. 일본 회화에 큰 매력을 느낀 파와트는 빈 공간인 여백이 작품의 주가 되는 비대칭적인 형태를 작품에서 자주 사용하곤 했습니다.
《봄 Wiosna》
로만 코하노프스키 Roman Kochanowski
Picture display
standardowy [760 px]
《봄》 / 작가: 로만 코하노프스키 / 1900년 작 / 사진: pinakoteka.pl
로만 코하노프스키 Roman Kochanowski는 파와트와 더불어 폴란드의 풍경을 아름답게 그려낸 폴란드 풍경 화가입니다. 코하노프스키는 주로 크라쿠프 근교 시골 마을 풍경을 작품에 녹여냈고, 이 작품 또한 그중 하나에 속합니다. 1990년경 완성된 이 작품에는 세밀한 묘사를 희미하고 흐릿한 묘사로 치환한 세기 초 작가의 화체 변화가 잘 드러납니다. 역동적인 구성은 초봄의 나른함으로 인한 혼돈을 반영하고, 붓의 질감은 기분 좋은 꿈같은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봄 Wiosna》
테레사 로슈코프스카 Teresa Roszkowska
Picture display
standardowy [760 px]
《봄》 / 작가: 테레사 로슈코프스카 / 1932년 작 / 사진: 바르샤바 국립박물관
르네상스 회화에 큰 영향을 받은 화가 테레사 로슈코프스카 Teresa Roszkowska의 작품 <봄>은 원근과 같은 착시 효과와 우화적 특성이 잘 드러납니다. 봄이라는 계절을 고대 로마 시대의 꽃과 봄의 여신인 플로라로 의인화해 나타낸 우화를 주제로, 그림 속에는 로마 동전 속 왕관과 같은 꽃 왕관을 쓴 나무 위 여인과 손에 꽃을 든 여인이 등장합니다. 그림의 배경에는 전통적으로 신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농장일을 하는 모습이 등장합니다. 봄의 고전적 묘사라 할 수 있는 포옹하는 커플의 모습은 봄이 갖는 사랑의 계절이라는 의미를 드러냅니다. 그림에 드러난 모든 상징과 요소는 호기심을 자아내는 아르데코 형식으로 표현되었고, 독창적인 예술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저자: 마레크 켕파 Marek Kępa (2018년 3월) / 번역: AL (2022년 3월)
[{"nid":"31079","uuid":"cf86107d-25b6-445f-ba67-39a3a94a83d7","type":"article","langcode":"ko","field_event_date":"","title":"\uc790\uc2e0\ub9cc\uc758 \uae38\uc744 \uc704\ud55c \ud0d0\uc0c9 - 21\uc138\uae30\ub97c \ub9de\uc774\ud558\ub294 \ud3f4\ub780\ub4dc \uac74\ucd95","field_introduction":"\uc11c\uc720\ub7fd \ubaa8\ub378\ub4e4\uc744 \ubaa8\ubc29\ud558\ub358 \uc2dc\uae30\ub97c \uc9c0\ub09c \ud3f4\ub780\ub4dc\uc758 \uac74\ucd95\uc740 \uc790\uc2e0\uc758 \uae38\uc744 \uac77\uae30 \uc2dc\uc791\ud558\uace0 \uc788\ub2e4. \uc810\uc810 \ub354 \ud6cc\ub96d\ud55c \ub3c5\ucc3d\uc801\uc778 \uac74\ucd95\ubb3c\ub4e4\uc774 \uc138\uc6cc\uc9c0\uace0 \uc788\ub294 \uc911\uc774\ub2e4.\r\n","field_summary":"\uc11c\uc720\ub7fd \ubaa8\ub378\ub4e4\uc744 \ubaa8\ubc29\ud558\ub358 \uc2dc\uae30\ub97c \uc9c0\ub09c \ud3f4\ub780\ub4dc\uc758 \uac74\ucd95\uc740 \uc790\uc2e0\uc758 \uae38\uc744 \uac77\uae30 \uc2dc\uc791\ud558\uace0 \uc788\ub2e4. \uc810\uc810 \ub354 \ud6cc\ub96d\ud55c \ub3c5\ucc3d\uc801\uc778 \uac74\ucd95\ubb3c\ub4e4\uc774 \uc138\uc6cc\uc9c0\uace0 \uc788\ub294 \uc911\uc774\ub2e4.","topics_data":"a:2:{i:0;a:3:{s:3:\u0022tid\u0022;s:5:\u002259614\u0022;s:4:\u0022name\u0022;s:5:\u0022#asia\u0022;s:4:\u0022path\u0022;a:2:{s:5:\u0022alias\u0022;s:11:\u0022\/topic\/asia\u0022;s:8:\u0022langcode\u0022;s:2:\u0022ko\u0022;}}i:1;a:3:{s:3:\u0022tid\u0022;s:5:\u002259604\u0022;s:4:\u0022name\u0022;s:7:\u0022#\uac74\ucd95\u0022;s:4:\u0022path\u0022;a:2:{s:5:\u0022alias\u0022;s:16:\u0022\/topics\/geonchug\u0022;s:8:\u0022langcode\u0022;s:2:\u0022ko\u0022;}}}","field_cover_display":"default","image_title":"","image_alt":"","image_360_auto":"\/sites\/default\/files\/styles\/360_auto\/public\/field\/image\/6687258.jpg?itok=u0RgweBY","image_260_auto":"\/sites\/default\/files\/styles\/260_auto_cover\/public\/field\/image\/6687258.jpg?itok=1dZnrdmR","image_560_auto":"\/sites\/default\/files\/styles\/560_auto\/public\/field\/image\/6687258.jpg?itok=hcnDttWB","image_860_auto":"\/sites\/default\/files\/styles\/860_auto\/public\/field\/image\/6687258.jpg?itok=OdtHGEmm","image_1160_auto":"\/sites\/default\/files\/styles\/1160_auto\/public\/field\/image\/6687258.jpg?itok=_rf6wQTv","field_video_media":"","field_media_video_file":"","field_media_video_embed":"","field_gallery_pictures":"","field_duration":"","cover_height":"266","cover_width":"470","cover_ratio_percent":"56.5957","path":"ko\/node\/31079","path_node":"\/ko\/node\/310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