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에서 꼭 먹어봐야 할 7가지 케이크 & 페이스트리
폴란드 요리는 육류 비중이 높고 풍미가 가득한 음식을 주로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폴란드 식문화에서 달콤한 디저트는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장미잼, 치즈, 양귀비 씨앗 등 우리에게는 좀 낯설지만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는 폴란드를 대표하는 7가지 케이크와 페이스트리를 소개한다.
폴란드 요리와 그 다채로운 디저트는 수 세기에 걸쳐 계속 변화해 왔다. 이러한 변화는 다양한 추세와 다른 국가의 영향을 받은 결과이다. 바로크 시대의 디저트에는 설탕 대신 아니스, 사프란, 카다멈, 강황, 바닐라, 육두구, 정향과 같은 재료가 사용되었다고 전해진다. 빌라누프 얀 3세 소비에스키 궁전 박물관은 스타니스와프 체르니츠키 Stanisław Czerniecki가 17세기 후반에 엮어낸 폴란드 최초의 요리책 ⟪요리 편람 Compendium Ferculorum⟫의 영문 번역본을 2014년 최초로 출간하였다. 이 책에 따르면 당시 폴란드에서는 스펀지케이크, 프렌치케이크, 아몬드케이크, 진저브레드, 원형 모양 케이크 코와치 kołacz, 옛날식 마카롱(오늘날 프랑스식 마카롱과는 식감과 맛이 다르다), 과일케이크, 이탈리아 디저트 카놀리와 비슷한 모습을 한 울리프키 즈 피아농 ulipki z pianą과 같은 디저트들이 유행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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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샤바 발레야 거리의 카페 / 1986년 / 사진: Roman Kotowicz/Fo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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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몽주의 시대에 프랑스 요리가 폴란드에 전파되며 설탕이 보급되기 시작했고, 폴란드 디저트는 지금과 더 가까운 현대적인 맛을 갖게 되었다. 바르샤바 최초의 제과점은 이탈리아와 스위스에서 이주해 온 이민자들이 문을 열었는데, 바로 이와 비슷한 시기에 차와 커피가 메뉴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커피를 선별하는 것에서 끓이는 것까지 전 과정에 거쳐 교육을 받은 여성은 '카비아르카 kawiarka'라고 불렸다.
20세기 초부터 전간기에 걸친 시기, 폴란드의 카페와 제과점은 황금기를 맞이했다. 카페 문화가 꽃을 피우며 예술가와 지식인들은 카페를 만남과 토론의 장소로 선택했다. 카페는 단순한 만남의 장소 그 이상을 넘어 엘리트들이 사교 모임을 하는 살롱으로 기능했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카페는 국유화되거나 공산주의 정부에 의해 폐쇄되었고, 제과점 또한 자취를 감췄다. 크라쿠프의 역사적인 카페인 노보롤스키 Noworolski 카페를 비롯한 일부 카페는 1989년 이후 원소유자 후대의 손에서 복원되기도 하였다.
오늘날 폴란드 제과업계는 조금씩 부활의 길을 걷고 있다. 몇몇 제과점에서는 전통 레시피를 도입하는 등 오래된 고전 요리에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이와 동시에 브라우니, 머핀, 크림브륄레, 퐁당과 같은 외국 디저트 또한 폴란드 디저트 문화에 정착해 오고 있지만, 그래도 평균적인 폴란드인들에게는 역시 전통적인 폴란드 제과가 더 사랑받고 있다.
1. 샤를로트카 Szarlotka | 애플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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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로트카 / 사진: Piotr Jedzura / Reportret / East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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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애플파이 샤를로트카 szarlotka는 연중 모든 이에게 사랑받는 케이크이다. 수백 가지의 레시피가 전해져 오는 샤를로트카는 18세기 오븐에서 구운 빵 조각 아래 놓여진 두꺼운 과일 덩어리를 나타내는 프랑스어 또는 영어 단어 '샤를로트 charlotte'에서 유래했다. 마리-앙투안 카렘 Marie-Antoine Carême이 처음 만든 이 디저트는 19세기 폴란드에 전해졌다. 일반적으로 바삭한 질감의 쇼트크러스트 또는 세미쇼트크러스트 페이스트리 위에 건포도, 시나몬, 정향이 들어간 필링을 넣는데, 취향에 따라 다양한 레시피가 존재한다. 폴란드 카페와 레스토랑 디저트 메뉴에 단골로 등장하는 케이크로, 종종 휘핑크림 또는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함께 곁들여 먹는다.
2. 세르닉 Sernik | 치즈케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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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닉 / 사진: Piotr Jedzura / Repor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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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치즈케이크 세르닉 sernik는 코티지치즈, 쿼크치즈, 리코타치즈와 유사한 '트바룩 twaróg'을 사용해 만든다. 트바룩은 수백 년에 걸쳐 폴란드 디저트의 재료로 사용되어온 화이트치즈이다. 세르닉은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디저트로, 같은 트바룩을 재료로 만들지만 역사가 오래된 동부 폴란드 전통 디저트 '파스하 pascha'와는 다른 디저트로 분류된다. 세르닉이 폴란드 대표 치즈케이크로 자리 잡기 전, 폴란드인들은 트바룩, 설탕, 장미수, 사프란으로 만든 '아르카스 arkas'라는 디저트를 먹곤 했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얀 3세 소비에스키 Jan III Sobieski 왕이 즐겨 먹던 간식 중 하나였다고 한다. 세르닉의 역사는 19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며, 만드는 방법 또한 매우 다양하다. 구워낸 방식의 베이크드 타입인 것이 가장 큰 특징으로, 취향에 따라 반쯤 바삭한 베이스를 넣거나 아예 생략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레시피든지 계란 노른자는 많이 들어간다. 요즘은 초콜릿 코팅을 하고 바닐라 향을 첨가한 베이크드 치즈 케이크 형태의 세르닉이 가장 주를 이룬다.
3. 치아스토 드로주조베 Ciasto drożdżowe | 효모케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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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효모케이크 밥카 / 사진: Piotr Wojnarowski / Fo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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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인들은 효모를 사용한 빵과 케이크를 즐겨 먹는다. 옛 폴란드 고대 레시피에 따르면 달걀노른자를 최대 80개까지 넣어 반죽하는 것을 권장했다고 전해진다. '밥카 babka'는 폴란드 효모케이크 '치아스토 드로주조베 ciasto drożdżowe'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케이크로, 가운데가 뚫린 반지 모양의 번트 bundt 몰드에서 구워낸 공기 구멍이 많은 무반죽 케이크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피아니스트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Artur Rubinstein의 아내이자 요리책 작가인 넬라 루빈스타인 Nela Rubinstein은 굽기만 하면 금방 사라지는 케이크이기 때문에 밥카를 만들 때는 한 개가 아닌 반드시 두 개를 구워야 한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밥카는 부활절에 먹는 특별한 케이크이기 때문에 일상에서 폴란드인들은 다른 효모케이크를 즐겨 먹는다. 프랑스에 빵 오 쇼콜라와 크루아상이 있다면, 폴란드에는 드로주주프카 drożdżówka가 있다. 달콤한 번빵에 양귀비씨, 트바룩, 커스터드크림, 제철 과일 등 다양한 재료를 필링으로 넣어 만든다. 마코비에츠 makowiec는 한국인에게는 조금 생소한 재료인 양귀비씨를 넣은 슈트루델과 비슷한 모양의 효모 롤케이크로, 폴란드 크리스마스 이브에 즐겨 먹는 케이크이다.
4. 크리스마스 디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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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코비에츠 – 크리스마스 양귀비씨 롤케이크 / 사진: Lubomir Lipov / East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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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디저트인 '쿠티아 kutia'는 전통적으로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리투아니아, 러시아에서 먹는 달콤한 곡물 푸딩이다. 수 세기에 걸쳐 농민과 귀족 모두에게 사랑을 받으며 크리스마스 식탁에 올라온 이 디저트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많은 동부 폴란드인이 폴란드 전역으로 이주를 하면서 전국에 퍼지게 되었다. 한때는 신의 곡물로 여겨지는 보리를 주재료로 만들었지만, 현재는 주로 밀을 사용한다. 삶은 양귀비씨 간 것, 꿀, 견과류, 건포도를 곡물과 섞어 만든다.
또 다른 크리스마스 대표 디저트로는 진저브레드가 있다. 수십 종류의 레시피 가운데서도 가장 만들기 어려운 것은 전통적인 고전 폴란드식 레시피이다. 꿀을 듬뿍 넣어 만든 반죽을 추운 날씨에서 제대로 발효시켜야하기 때문에 완벽한 반죽을 만드는 데만 몇 주의 시간이 걸린다. 한자동맹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 케이크는 일찍이 중세 시대부터 폴란드에 존재했다. 폴란드에서는 토룬이 진저브레드 '피에르닉 piernik'를 대표하는 도시로 유명하다.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진저브레드의 재료와 굽는 과정은 과거와 거의 흡사하다. 시나몬, 생강, 육두구, 카다멈으로 향을 내고, 건포도, 견과류, 잼으로 한 겹을 더 쌓고, 초콜릿 아이싱으로 코팅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회색 소스라는 뜻의 옛 폴란드 전통 소스 '샤리 소스 szary sos'에는 진저브레드 가루가 들어가고, 주로 잉어 등 민물고기 요리에 곁들여 먹는다.
5. 사순절 디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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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도넛 퐁츠키 / 사진: Tomasz Paczos / Fo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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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츠키 pączki는 아랍에서 유래한 튀긴 도넛이다. 수 세기에 걸쳐 폴란드인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지만, 한때는 바위처럼 딱딱한 음식이었다. 옝제이 키토비치 Jędrzej Kitowicz 신부는 아우구스투스 3세 Augustus III 재위 당시 식습관을 소개한 에세이에서 "과거의 퐁츠키는 사람을 때리는 데 사용할 수 있을 만큼 딱딱했다. 하지만 오늘날 퐁츠키는 스펀지처럼 푹신하고 가벼워서 바람이 불면 접시에서 날아갈 수 있을 정도이다."라는 기록을 남겼다. 납작한 원형 모형의 퐁츠키는 기름에 넣어 튀기기 때문에 다이어트와는 거리가 매우 먼 음식이다. 필링으로는 주로 장미잼, 리큐어, 커스터드 크림 등이 들어간다. 연중 언제나 제과점에서 찾을 수 있지만, 사실 퐁츠키는 사순절 전 마지막 목요일인 ‘기름진 목요일’을 기념하는 디저트이다. 통계에 따르면 매년 기름진 목요일이 되면 폴란드 전국에서는 약 1억 개의 퐁츠키가 소비된다고 한다.
사육제/카니발을 대표하는 또 다른 디저트로는 슈거파우더를 뿌린 리본 모양의 튀김 과자가 있다. 바르샤바에서는 파보르키 faworki, 크라쿠프에서는 흐루스트 chrust로 불린다. 한때는 효모 반죽, 스펀지 반죽, 묽은 반죽 등 다양한 반죽을 사용했지만, 오늘날은 바삭한 식감을 위해 밀대로 두드려 만든 반죽을 사용한다. 넬라 루빈스타인은 이 과자에 대해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카니발의 마지막 날을 장식하는 과자이지만 언제나 크리스마스 식사를 떠올리게 만든다. (…) 재의 수요일 전 화요일은 40일 간의 사순절 금식을 달콤하게 만드는 마지막 '기름진 날'이었다. 아주 바삭하고 섬세하게 만들어진 이 과자는 말 그대로 입에서 녹는다."
6. 부활절 케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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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렉 / 사진: Bartosz Krupa / East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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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소개한 효모케이크 밥카와 마찬가지로 마주렉 mazurek 또한 부활절을 대표하는 전통적인 디저트이다. 평평한 쇼트브레드를 베이스로 사용하는데, 세미쇼트크러스트 반죽, 스펀지 반죽, 마지팬 반죽, 와플 반죽 등 다양한 반죽을 사용한다. 19세기부터 부활절의 상징이 된 마주렉은 취향에 따라 베이스 위에 추가 재료를 더하거나 생략하기도 하며, 마지막은 항상 달콤한 글레이즈로 덮어 장식한다. 지역에 따라 일부 가정에서는 폴란드 동부에서 유래한 파스하 pascha를 먹기도 하는데, 트바룩, 노른자, 건포도, 견과류를 넣어 만든 디저트로 미국식 치즈케이크와 비슷하다.
7. 크레무프카 Kremówka? 나폴레온카 Napoleon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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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무프카 / 사진: Roman Andrasik / Fotonova / East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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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하이라이트! 크레무프카 kremówka, 혹은 바르샤바식으로 말하자면 나폴레옹카 napoleonka로 불리는 케이크이다. 감히 말하자면 폴란드의 어떤 제과점을 가도 만나볼 수 있는 아주 클래식한 케이크이다. 프랑스에서 유래한 이 케이크는 밀푀유의 친척이라고 할 수 있다. 폴란드에서는 퍼프 페이스트리 사이에 휘핑크림, 커스터드 크림, 머랭 등을 넣고, 마지막으로 슈거파우더 또는 아이싱을 덮어 완성한다. 슬라브계 최초의 교황인 요한 바오로 2세는 바티칸 생활이 길어지면서 고향인 바도비체 Wadowice에서 먹었던 크레무프카를 항상 그리워했다고 한다.
저자: 마그달레나 카스프시크-셰브리오 Magdalena Kasprzyk-Chevriaux (2014년 11월 10일, 최종 업데이트: 2024년 2월 8일) / 번역: AL (2024년 5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