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의 맛있는 전통, 기름진 목요일!
매년 2월, 폴란드는 도넛으로 가득찹니다. 폴란드어로 도넛 한 개는 'pączek 퐁체크', 여러 개는 '퐁츠키 pączki'라고 부릅니다. (맛있는 도넛을 한 개만 먹을 수는 없으니 '퐁츠키'로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폴란드에서는 재의 수요일과 사순절 시작 전 마지막 목요일을 '기름진 목요일 (폴란드어: Tłusty czwartek)'로 부르고 행운을 기리며 퐁츠키를 먹는 아주 맛있는 전통을 지킵니다.
통계에 따르면 매년 '기름진 목요일'에 폴란드인들은 1인당 2.5개의 퐁츠키를 먹고, 전국에서는 1억 개의 퐁츠키가 소비됩니다. 각 도시의 유명한 퐁츠키 가게들은 퐁츠키를 사려는 사람들로 종일 줄이 길게 늘어섭니다. 퐁츠키는 장미잼 또는 플럼 프리저브가 들어 있는 동그란 모양의 튀긴 도넛으로, 16세기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유서 깊은 디저트입니다.
당시 퐁츠키는 독일어 단어 'krapfen'에서 파생된 'kreple'로 불렸습니다. 18세기 역사학자 옝드제이 키토비치 Jędrzej Kitowicz는 아우구스투스 3세 재위 당시 관습을 소개한 저서에서 "누군가에게 던지면 멍이 들 정도로 단단한 구식 도넛과는 달리, 법원에서 먹었던 도넛은 보송보송하고 가벼웠다"라고 묘사했습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퐁츠키의 레시피는 역사와 함께 발전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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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도넛 '퐁츠키' / 크라코프스카 마누팍투라 체콜라디 / 사진: 세바스티안 코촌 / Forum
퐁츠키에 대한 폴란드인의 사랑은 이들의 언어 습관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폴란드 속담 '퐁츠키 안의 버터 같은 삶'은 '풍족한 삶'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기름진 목요일에 퐁츠키를 많이 먹지 않으면, 쥐가 갉아먹은 텅 빈 곳간을 갖게 된다.'라는 무서운(?) 경고 메시지를 전하기도 합니다. 폴란드인들은 퐁츠키를 행복을 가져다주는 도넛으로 여기고, 퐁츠키를 거절하는 것은 무례할 뿐만 아니라 불운을 가져다주는 행동이라 생각합니다.
오늘날 시대 변화에 맞춰 비건 또는 글루텐 프리와 같이 다양한 식이제한에 맞춘 퐁츠키가 시장에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전통적인 퐁츠키의 기본 재료는 라드, 계란, 밀가루, 대량의 설탕이 사용됩니다. 전통적으로는 장미 프리저브가 속으로 들어가지만, 최근에는 바닐라 커스터드, 초콜릿 가나슈와 같은 새로운 재료가 들어가기도 합니다.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볍고 보송하게 부풀어 오르는 반죽을 만드는 것입니다.
사실 폴란드 내에서도 '전통적인 폴란드식 퐁츠키' 레시피에 대한 논란이 있기도 합니다. 혹자는 퐁츠키가 '베를리너 판쿠헨 Berliner Pfannkuchen (또는 베를리너 Berliner)'와 같은 도넛이라는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 퐁츠키와 베를리너의 차이점은 밀가루 비율, 튀기는 시간 등 다름을 비교하기에 미미한 것들뿐이지만, 이는 이탈리아의 '봄볼로니 Bombolini'와 네덜란드의 '올리볼렌 Olibollen'이 갖는 차이점과도 같습니다. 전통 레시피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음식이 사람들 마음에 어떻게 자리잡고 있는가'일 것입니다. 폴란드인들이 큰 애정을 가지는 도넛 퐁츠키는 누가 뭐래도 폴란드를 대표하는 디저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머핀을 제외한 미국식 도넛은 폴란드에서 크게 인기를 끌지 못했습니다. 1996년 바르샤바에 처음 문을 연 던킨도너츠는 맥도날드, 버거킹, 피자헛, 타코벨과는 달리 폴란드인의 입맛을 사로잡지 못했고, 결국 폴란드 시장에 자리 잡지 못한채 문을 닫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2015년, 누텔라, 플럼 등 유럽인들에게 익숙한 맛을 더한 도넛 메뉴와 함께 폴란드 시장에 다시 문을 두드렸지만, 폴란드인들의 견고한 퐁츠키 사랑에 던킨도너츠는 2018년 바르샤바 지도 위에서 다시 자취를 감추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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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도넛 퐁츠키 / 사진: East News
'폴로니아 Polonia'로 불리는 폴란드인 디아스포라가 있는 북미의 시카고, 미시간, 디트로이트, 윈저와 같은 도시에서도 매년 퐁츠키를 먹는 '퐁츠키 데이'가 열립니다. '기름진 목요일' 퐁츠키를 먹는 폴란드와는 달리, 구대륙의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참회의 화요일'에 달콤한 퐁츠키를 먹습니다.
저자: 나탈리아 멩트라크-루다 (2016년 5월) / 번역: AL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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