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스와프 마이흐샤크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화가로 활동했던 작가로, 제 2차 세계대전 이후의 폴란드 일러스트레이션 학파를 만들었던 인물 중 하나이다. 그는 독자적인 작업을 비롯해 부인인 보제나 트루하노프스카와 공동작업을 하기도 했다. 1929년 7월 26일 우츠에서 태어났으며 2011년 2월 22일 바르샤바에서 세상을 떠났다.
비에스와프 마이흐샤크 바르샤바의 국립미술원의 타데우시 쿨리시에비치 Tadeusz Kulisiewicz의 판화 전공반에서 후에 부인이 되어 오랫동안 공동작업을 했던 보제나 트루하노프스카 Bożena Truchanowska와 함께 공부했다. 둘의 협력은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1950년대 바르샤바 재건 당시 장식 작업에 함께 참여하였고, 루블린의 옛 주거 건물 재건을 위해 입면에 벽화를 그리기도 했다. 즈워타 거리의 건물에는 금세공사와 그의 아내를 그린 장식 벽화를 그렸는데, 이 작업으로 상금을 받기도 하였고, 루블린 재건을 진두지휘하였던 문화재 복원가 미에치스와프 쿠지마 Mieczysław Kuźma의 알선으로 바르샤바에 작업실도 마련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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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스와프 마이흐샤크, ⟪내전의 영웅 Bohater wojny domowej⟫ (1960) 사진: 아담 미츠키에비츠 문화원
이후 30여년 동안 부부는 함께 또 따로 고유의 스타일을 유지한 채 책과 정기간행물의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하였다. 마이흐샤크는 좀 더 선적이고 드로잉에 가까운 스타일이 돋보이지만, 반면 트루하노프스카는 수채화의 색면으로 작품이 구성되는 경우가 많다. 미술사가이자 평론가인 아니타 빈첸치우시-파티나 Anita Wincencjusz-Patyna는 ‘마이흐샤크은 판화에 충실하고 트루하노프스카 작품의 성격은 좀 더 회화적이다’고 말하고 있다. ⟪클리메크과 클레멘틴카 Klimek i Klementynka⟫의 흑백 점선 일러스트레이션 속 주인공들의 얼굴에는 트루하노프스카의 손길이 느껴지지만, 풍경이나 건물을 보면 마이흐샤크의 그림인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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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스와프 마이흐샤크Wiesław Majchrzak,⟪사스키 공원Na przykład Ogród Saski⟫, 1975, 사진: 아담 미츠키에비츠 문화원
그래픽 디자인적인 스타일과 건축물 혹은 대상의 정확한 세부묘사는 1950년대 후반 발표한 일러스트레이션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빅토르 고물리츠키 Wiktor Gomulicki의 ⟪멋진 도시여자 Cudowna mieszczka⟫나 프란치셰크 페니코프스키 Franciszek Fenikowski의 ⟪문장 속의 배. 그단스크의 전설 Okręt w herbie. Legendy gdańskie⟫ 등에서 마이흐샤크은 이 책의 내용을 토대로 옛 판화 등을 참고하여 역사적 의상과 건물의 요소를 매우 충실하게 그려냈다. 마이흐샤크 일러스트레이션 드러난 역사적 양식은 거의 학술적이라고 할 만큼 고증에 충실하며, 그림을 그릴 글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하며, 글이 이야기하고 있는 시대의 현실과 도상학적인 뿌리에 대한 치밀한 연구의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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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스와프 마이흐샤크 ⟪사스키 공원Na przykład Ogród Saski⟫ (1975) / 사진: 아담 미츠키에비츠 문화원
배경 요소뿐만 아니라 주인공과 그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에도 많은 주의를 기울였지만 마이흐샤크의 일러스트레이션에서 인물과 물건들은 배경 속으로 섞여 들어가 마치 부채처럼 펼쳐진 다양한 장식적 패턴의 하나로 바뀌는 것 같은 인상을 준다. 일러스트레이션은 마치 글처럼 주의 깊게 읽어야 하는 대상이며, 독자는 그곳에 시선을 멈추고 얽히고설켜있는 장식적인 역사적 요소 사이에서 시각적인 이야기를 주의 깊게 뽑아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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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첸치우시-파티나는 또한 다음과 같은 평을 남겼다. ‘매우 장식적인 성격을 가진 프로타주 테크닉을 연상하게 하는 그물처럼 펼쳐진 선과 점들은 일어나고 있는 사건과 독자 사이의 거리를 더 넓힌다. 마이흐샤크가 오래된 과거의 이야기를 하는 글, 지나간 세기의 역사 소설과 모험 소설을 주로 그렸다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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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스와프 마이흐샤크 Wiesław Majchrzak,⟪내전의 영웅 Bohater wojny domowej⟫, 1960, 사진: 아담 미츠키에비츠 문화원
정해진 역사적 배경에서 먼 동화의 경우, 마이흐샤크의 일러스트레이션은 장식적이고 색의 구성에 치중하면서도 느슨하게 옛 그림에 영향을 받은 스타일을 보여준다. 가끔 그 그림은 이탈로 칼비노 Italo Calvino의 ⟪이탈리아 동화집 Baśnie włoskie⟫에서처럼 후기고딕 양식으로 만들어진 태피스트리나 가구를 씌우는 천을 연상케 하고, 기율라 일레스 Gyula Illyés의 ⟪하늘을 나는 궁전 Latający pałac⟫에서는 아르누보의 스테인드글라스나 페르시아의 미니어처 회화와 닮았으며, 갈색과 붉은색, 주황색과 노란색으로만 그려진 시리아의 풍경을 보여주는 알리나 첸트키에비치 Alina Centkiewicz의 ⟪라일라의 노새 무프티 Mufti, osiłek Laili⟫에서처럼 색깔을 통해 특정한 장소의 풍경을 나타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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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말미에는 간헐적으로 작업하였다. 트루하노프스카와 결별한 후에는 어쩌다 어린이 잡지에 그림을 그리곤 했다. 2011년 2월 22일 바르샤바에서 세상을 떠났다.
글: 피오트르 폴리흐트 Piotr Policht (2022년 7월) / 번역: 이지원 / 편집: 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