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올가 토카르추크의 글과 함께 펴낸 책 ⟪잃어버린 영혼⟫에 수록된 일러스트레이션은 2018년 볼로냐 라가치상을 받았는데, 이 책의 그림은 미리 페이지 번호가 도장으로 찍힌 회계 장부 위에 그렸다. 시간에 대한 간략한 생각과 정신없이 달려가는 이 세상에서 멈춰야 할 필요성에 대해 말하고 있는 책으로 콘세이요의 그림은 세부 묘사가 자세하고 멜랑콜리로 가득한 그림 속에서 이야기를 붙든다. 짧고 거친 연필 선은 불안한 기분을 묘사한다. 올가 토카르추크의 이야기를 단순히 동반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숨겨진 것들, 아니면 글 속에 아예 존재하지 않던 의미조차도 드러내게 만드는 일러스트레이션. 요안나 콘세이요는 잡지 ⟪책⟫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언제나 참을성을 가지고 책의 모습이 제 앞에 그려질 때까지 기다려요. 그 순간은 가장 예기치 못한 시간에 오죠. 가끔 무언가가, 그곳에서부터 실마리를 잡아 시작할 수 있는, 그 무언가가 갑자기 나타나는 거예요. 저는 이것을 ‘s 줄의 끝’이라고 부르는 것을 좋아해요. 천천히 그 끝을 당기면, 이야기 전체를 끌어낼 수 있어요. (...) 그건 마치 그림 맞추기와도 같아요. 천천히 발견하는 조각들, 그 조각들은 나 자신으로부터, 운명으로부터, 삶으로부터 발견하는 것이죠. 그 모든 것이 완전히 정리되었다고 말하기는 힘든, 전체가 될 때까지 말이죠. 글은 이 모든 것을 서로 이어주는 접착제와 같아요."
아이들의 눈으로 바라본 죽음의 나치 수용소 세계를 그려내는 ⟪연기 Dym⟫는 훨씬 작업하기 어려운 책이었다. 콘세이요는 이 작품을 위해 오랫동안 준비한 이야기를 한다. 작가 안톤 포르테스 Antón Fortes와 이 작품을 출간한 스페인 출판사인 OQO와의 토론, 역사 자료 찾기, 사진과 영상 보기를 거쳐 그 결과물로 나온 것은 섬세한 형태와 강렬한 표현이 합쳐진 그림들이었다. 2009년 출간된 이 책은 2018년 작 ⟪잃어버린 영혼⟫과 마찬가지로 뮌헨의 국제 어린이 청소년 도서관이 뽑은 화이트 레이븐즈 리스트에 오른다. 화이트 레이븐즈 리스트에는 보편적이고도 중요한 주제를 다루는 책들, 거기에 높은 예술적 수준을 보여주는 일러스트레이션과 혁신적인 그래픽 디자인이 있는 책들이 선정된다.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 IBBY 폴란드 지부는 콘세이요의 책 가운데 마레크 비엔치크 Marek Bieńczyk의 ⟪과자가게의 왕자님 Książę w cukierni⟫을 2013년 일러스트레이션 부문 최고의 책으로 선정했다. 심사위원 평에 따르면 이 책은 '드문 그림과 글 스타일, 독특한 분위기, 섬세한 형태, 책의 내용과 그와는 다른 그림들 사이에 전개되는 다층적인 대화'로 심사위원들을 사로잡았다고 한다. 이 책의 페이지는 미터 단위로 셀 수 있는데, 하모니카 형식으로 제작된 책을 쭉 펼치면 6.5미터 이상의 길이를 갖는다. 한쪽으로는 전개되는 그림과 글을 읽을 수 있고, 다른 한쪽으로는 네 잎 클로버가 그려진 빈 공간에 자신만의 이야기를 채워 넣을 수 있다. 이 책의 그림을 그리는 데에는 두 달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