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에 발표한 에세이 《인형과 진주 Lalka i perła》에서 토카르추크는 19세기말 폴란드 문학의 걸작으로 꼽히는 볼레스와프 프루스 Bolesław Prus의 소설 《인형 Lalka》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한다.
《마지막 이야기들 Ostatnie historie》(2004)은 짧은 이야기를 모은 책으로, 단편 소설은 토카르추크가 좋아하는 장르로 서서히 자리 잡게 되었다. 토카르추크는 2006년 바르샤바에서 시작된 국제 스토리텔링 페스티벌 Międzynarodowy Festiwal Sztuki Opowiadania 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한 작가이기도 하다.
2004년 이후 작가는 두 권의 책 《세상의 무덤 속 안나 인 Anna In w grobowcach świata》(2006) 과 《방랑자들 Bieguni》(2007) 을 발표했다. 《방랑자들》은 중부유럽문학상 ANGELUS 후보에 선정되었으며, 2008년 폴란드 니케 문학상 Nagroda Literacka ‘Nike’ 을 수상했다. 2018년에는 권위 있는 맨부커 국제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역주: ‘맨부커상’은 2020년, ‘부커상’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세상의 무덤 속 안나 인》은 작가의 다른 작품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작품으로, 세계 ‘신화’ 문학 시리즈 중 하나로 집필 되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작가들은 신화적인 이야기를 담은 책을 썼는데, 올가 토카르추크는 수메르 신화에 나오는 수확과 전쟁의 여신 이난나 Inanna가 죽음과 지하세계의 여신인 언니로부터 산 사람의 세계로 어렵게 돌아오는 신화를 모티브로 삼았다. 죽음의 세계에서 산 자의 세계로 돌아오는 것의 조건은 매우 엄격했고, 산 자의 세계로 돌아오는 것은 여신 니나 슈부르 Nina Szubur이 동행할 때만 가능했다. 주인공 안나 인은 본인이 산 자의 세계로 돌아오기 위해 다른 사람을 대신 죽음의 세계로 보내야 했는데, 지하 세계에 남아야 하는 이 슬픈 의무는 안나의 옛 연인이 지고자 했지만, 결국 그 희생의 절반은 옛 연인의 여동생이 치르게 되었다.
이 소설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신화를 이야기하기보다는, 공상과학소설의 미학을 떠올리게 하는 미래를 배경으로 신화가 실현되는 현실 세계를 창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인공은 홀로그램을 이용한 지도를 활용하고, 지하세계는 미래도시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니나 슈부르가 도움을 청하는 아버지 신은 악덕 회사의 기술직 관료 ‘테크노크라트’를 떠올리게 한다. 문학평론가이자 현대 문학 교수인 프셰미스와프 차플린스키 Przemysław Czapliński 는 《세상의 무덤 속 안나 인》에 대해 다음과 같은 논평을 남겼다.
“토카르추크는 이 한 권의 책을 위해서 장르와 언어, 그리고 완전히 새로운 서술 방식을 창조해 냈다.”
이는 작가의 창의력에 보내는 큰 찬사라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