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인이 채소를 먹는 특별한 방법
고기와 감자가 주를 이루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폴란드 요리. 사실 알고 보면 폴란드인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채소를 섭취한다. 폴란드인의 식탁에서 뺄 수 없는 존재인 채소를 먹는 특별한 방법을 소개한다.
다채로운 채소 샐러드 ‘수루프카 surów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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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루프카 세트 / 사진: Wojtek Laski / East News
‘수루프카 surówka’는 폴란드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채썬 채소 샐러드를 통칭하는 단어로, ‘날 것’이라는 뜻의 형용사 ‘수로비 surowy’에서 유래했다. 잘게 썬 생채소로 만든 코울슬로와 비슷하지만 더 다양한 재료가 들어간다. 흰색 또는 붉은 양배추, 당근을 주재료로 사과 또는 홀스래디쉬를 넣거나, 리크와 사과, 샐러리악과 건포도에 마요네즈를 소량 넣어 만들기도 한다.
얇게 썬 오이와 크림이 들어간 샐러드 미제리아 mizeria, 절임 양배추 사워크라우트에 양파가 들어간 딜 피클 슬라이스 또한 폴란드인들이 즐겨 먹는 샐러드이다. 폴란드 레스토랑과 카페테리아에서는 다양한 수루프카가 조금씩 나오는 ‘수루프카 부케 bukiet surówek’를 팔기도 한다. 다양한 색깔의 꽃이 있는 부케처럼, 다채로운 수루프카 부케는 우리에게 필요한 비타민을 공급하고, 무거운 음식을 먹을 때 안도감을 준다.
사와트카 야지노바 Sałatka jarzynowa & 기타 폴란드 샐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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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와트카 야지노바 / 사진: Andrzej Lange/PAP
‘샐러드’라는 뜻의 단어 ‘사와트카 sałatka’는 폴란드에서 여러 가지 의미로 사용된다. 닭고기, 연어, 참치, 계란 또는 치즈를 채소 잎에 올리고, 다른 채소와 드레싱을 더해 만든 프랑스식 샐러드는 1990년대부터 세계적으로 성행하게 되었고, 흔한 점심 메뉴로 자리 잡았다. 전통적으로 폴란드에서는 익힌 것과 날 것의 재료를 깍둑썰어 만든 샐러드를 흔히 먹는다. 딜 피클, 딜 또는 파 등의 허브를 넣어 만드는 감자샐러드, 비트 뿌리 또는 절인 버섯을 곁들인 청어 샐러드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계란 샐러드 또는 참치 샐러드를 ‘사와트카’라 부르지 않는다. 빵에 발라 먹기 위해 만든 이러한 음식은 ‘파스타 pasta’라 칭한다. ‘스파게티’가 아닌 ‘훔무스’가 폴란드에서 ‘파스타’인 셈이다. (물론 요즘은 이탈리아 국수 요리인 스파게티를 ‘파스타’라 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마카론 makaron’이라 부른다.)
폴란드를 대표하는 샐러드를 뽑자면 의심할 여지 없이 모두 ‘사와트카 야지노바 sałatka jarzynowa’를 꼽을 것이다. ‘채소 샐러드’라는 뜻의 이 샐러드는 폴란드 밖에서 ‘올리비에 샐러드’ 또는 ‘러시아 샐러드’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이 샐러드는 19세기 모스크바에서 이 샐러드를 처음 만든 뤼시앙 올리비에 Lucien Olivier의 이름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진다. 하지만 당시 올리비에 샐러드는 케이퍼, 캐비어, 피클, 뇌조고기를 넣은 상당히 사치스러운 요리였다. 하지만 공산주의 시대를 거치며 샐러드 재료로 채수를 만들고 남은 재료인 당근, 샐러리, 파슬리 뿌리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소박하지만 맛있는 요리로 탈바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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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와트카 야지노바 / 사진: Krzysztof Koch / Forum
스페인에서는 삶은 채소에 참치를 추가하고, 러시아의 일부 지역에서는 청어와 비트를 넣는다. 이와 달리 폴란드에서는 완두콩, 딜 피클, 신맛이 나는 사과 등 채소와 과일만을 추가하고 마요네즈를 섞어 만든다. 온 가족이 모이는 행사 또는 명절에 빠질 수 없는 메뉴이기도 하다.
‘야진카 Jarzynka’ & 폴란드식 채소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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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폴란드 식사 / 사진: Zorka Vuckovic / East News
미국과 호주에서 성행했던 ‘고기와 세 가지 채소’라는 개념과 달리, 폴란드에서는 매 끼마다 주로 두 가지 채소를 섭취한다. 첫 번째는 감자, 두 번째는 차갑게 먹는 수루프카 또는 따뜻하게 먹는 야진카 jarzynka이다. 야진카에는 완두콩에 당근 또는 비트가 들어가고, 루를 넣어 걸쭉하게 만든다.
폴란드의 채소 요리법 ‘알 라 폴로네즈 à la polonaise’는 세계 요리계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 ⟪라루스 가스트로노미크 Larousse Gastronomique⟫에 따르면 이는 자연적으로 조리한 채소에 삶은 달걀노른자와 파슬리를 뿌리고, 버터에 갈색으로 구운 빵 부스러기 소스와 함께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계란은 주로 아스파라거스에, 구운 빵 부스러기는 제철 채소에 주로 곁들인다. 버터와 딜을 넣어 익힌 햇감자에 써니 사이드 업 계란 프라이 곁들인 메뉴는 완벽한 폴란드 여름 식사 중 하나이다.
제철 채소 & 폴란드인이 좋아하는 건강 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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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에콩 / 사진: Adam Burakowski / Reporter / East News
세계 곳곳의 여느 나라와 마찬가지로 폴란드에서도 제철 재료를 이용하는 식문화가 깊숙이 내재되어있다. 여름철을 장식하는 새콤달콤한 베리류 과일과 더불어 폴란드인들은 일 년 내내 자신이 좋아하는 채소가 제철을 맞기를 기다린다. 봄철에는 아스파라거스, 베이비 캐럿, 햇감자, 양배추, 여름에는 토마토, 깍지콩, 콜리플라워, 꾀꼬리버섯이 대표적이다. 가을이 되면 호박과 야생 버섯을 이용한 메뉴가 자주 등장한다.
수많은 제철 채소 중에서도 모든 이들이 가장 기다리는 그것은 바로 누에콩 ‘부프 bób’이다. 누에콩 철이 되면 폴란드인들은 맛 좋고 밝은 색상을 가진 녹색 콩을 으레 장바구니에 넣는다. 다른 제철 채소와 달리 누에콩은 요리에 사용되기보다는, 콩 그대로를 삶고 소금으로 간해 그릇에 넣고 팝콘처럼 먹는다.
비건 세대의 손에서 새롭게 탄생한 폴란드 전통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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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샤바 채소 시장 / 사진: Filip Klimaszewski / AG
폴란드 내 비건과 채식주의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폴란드 전통 육류 요리는 점차 식물성으로 변화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돼지기름에 양파와 사과를 더 해 만드는 동물성 기름 스프레드 ‘스말레츠 smalec’는 채식주의자들의 손에서 동물성 재료와 똑같은 양념을 한 흰콩, 튀긴 양파, 마저럼을 재료로 만든 ‘폴란드식 후무스’로 새롭게 탄생했다.
일반적으로 고기 또는 간을 갈아 만드는 폴란드식 파테 ‘파슈테트 pasztet’는 렌틸콩, 다양한 종류의 콩, 셀러리 뿌리, 당근, 애호박을 이용해 비건 파테로 탄생했다. 젊은 폴란드 채식주의자들은 콜리플라워 또는 버섯을 재료로 폴란드식 떡갈비 ‘코틀레티 미엘로네 kotlety mielone’를 만들고 선 드라이 토마토를 이용해 타르타르를 만들기도 한다.
전통적인 요리와 현대적인 요리, 어떤 요리를 좋아하느냐와 관계없이 폴란드 요리에서 채소의 입지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고, 앞으로도 더욱 발전할 것이다.
저자: 나탈리아 멩트라크-루다 Natalia Mętrak-Ruda (2017년 11월) / 번역: AL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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