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슈비아 딸기를 찾기가 힘들다면, 어두운 붉은색을 띠는 작은 크기의 폴란드 딸기 ‘트루스카프키 truskawki’ 를 드셔보세요. 단맛이 도는 폴란드 딸기는 크림과 곁들여 디저트로 먹거나, 스무디, 셰이크를 만들어 먹어도 맛있습니다. 많은 폴란드인들은 딸기를 이용해 피에로기와 크네들레 같은 요리를 만들어 먹거나, 향수를 자극하는 추억의 음료 콤포트를 만들어 먹습니다.
폴란드에 방문한 외국인들은 작은 야생 딸기 '포지옴키 poziomki'를 신기하게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야생에서만 자라는 포지옴키는 오늘날 농장에서 인위적으로 재배되는 딸기의 조상 격인 베리이자, 기르기가 까다로워 쉽게 만나보기 힘든 여름 별미입니다. 구하기 어려운 만큼, 역시 포지옴키는 아무것도 더하지 않고 베리 그대로 먹을 때 제일 맛있습니다. 혹시라도 운이 좋아 포지옴키를 많이 구하게 된다면, 잼이나 와인을 만들어 먹어도 아주 맛있습니다.
라즈베리
폴란드어로 '말리나 malina'로 불리는 라즈베리는 유럽 전역에서 만나볼 수 있는 베리 종류입니다. 폴란드 시인 볼레스와프 레시미안 Bolesław Leśmian과 보이치에흐 므위나르스키 Wojciech Młynarski는 라즈베리의 아름다움을 칭송하는 노래를 지어 부르기도 하였고, 폴란드인들은 평소 라즈베리에 대한 큰 애정을 갖고있습니다.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야고다 Jagoda(역주: 빌베리)'와 더불어 ‘말리나’라는 이름은 폴란드에서 종종 여자 이름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폴란드에서는 맛있거나 아름다운 것을 나타낼 때는 '미우드 말리나 miód malina(역주: 꿀과 라즈베리)'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폴란드는 유럽 대표 라즈베리 생산국이자 수출국입니다. 폴란드 동남부의 크라시니크 Kraśnik 지역은 폴란드산 라즈베리의 절반 이상이 생산되는 지역으로, 라즈베리로 만든 시럽, 코디얼, 와인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라즈베리로 만든 시럽과 술은 말리니아크 maliniak 또는 말리누프카 malinówka로 불리며, 추운 겨울밤 뜨거운 차에 곁들여 먹는 것이 가장 잘 어울립니다. 제철인 여름에는 주로 생과 그대로 먹고, 종종 음식의 재료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라즈베리 소스는 오리고기와 치즈에, 라즈베리 시럽은 여름 샐러드의 비네그레트 드레싱에 잘 어울립니다. 폴란드에서는 주로 라즈베리를 사용해 잼, 젤리, 타르트, 치즈케이크와 같은 디저트를 만들어 먹습니다.
빌베리 & 블루베리
크리스마스에 바르슈치 barszcz, 기름진 목요일에는 퐁츠키 pączki, 그렇다면 긴 여름 휴가 기간 폴란드인들은 어떤 음식을 떠올릴까요? 신선한 빌베리가 속으로 들어간 이스트 번 야고지안키 jagodzianki는 폴란드인들에게 여름 휴가를 떠올리게 하는 추억의 음식입니다. 야고지안키는 폴란드 전역에서 즐겨 먹는 빵이지만, 특히 마조비아와 마주리 지역에서 서로 원조임을 주장합니다.
마리아 코노프니츠카 Maria Konopnicka의 대표 동화 <빌베리를 찾아서 Na Jagody>는 폴란드 숲속 빌베리의 향기와 야생의 느낌이 잘 드러나는 작품입니다. 많은 이들이 빌베리를 북미산 블루베리(보루프키 아메리카인스키에, borówki amerykańskie)와 착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빌베리는 1930년대 유럽에 소개된 과일로, 블루베리보다 크기가 크고 당도가 높습니다.
폴란드 대부분 지역에서 '야고다 jagoda'로 불리는 빌베리는 유일하게 크라쿠프 지역에서만 '보루프카 borówka'로 불립니다. 한편 '보루프카'는 크라쿠프를 제외한 폴란드 전역에서 월귤나무 혹은 북미 블루베리를 의미합니다. 어떻게 불리든 변함없이 맛 좋은 빌베리는 크림과 설탕을 넣은 간단한 디저트에도, 빵에 발라먹는 잼의 재료로도 아주 잘 어울리는 과일입니다.
커런트
폴란드는 세계적인 커런트 생산국이자 수출국입니다. 폴란드에서 ‘정원의 과일’로 불리는 레드 커런트, 화이트 커런트, 구스베리, 아로니아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정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폴란드 대표 베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