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아래서⟫는 1년 치 연봉에 달하는 돈을 한 달 만에 벌 기회를 잡기 위해 런던으로 향하는 폴란드인 4명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이다. 런던에 사는 폴란드인의 집을 수리하기 위해 온 이 4명의 노동자 중 단 한 명만이 영어를 할 수 있었고, 그는 고국에 계엄령이 선포되었다는 라디오 뉴스를 이해하게 된다. 런던에서 벌 수 있는 큰돈과 살 수 있는 호화로운 장비에 팔려 노바크 Nowak (제러미 아이언스 Jeremy Irons)는 동료들이 개보수 작업을 포기하고 폴란드로 돌아가지 않도록 진실을 숨긴다. 최대한 오랜 시간 비밀을 지키기 위해 노바크는 스스로의 탐욕과 이기심에 빠져들게 되고, 거짓말에서 시작된 이 상황은 런던 거리의 연대 포스터를 찢어버리는 지경까지 다다르게 된다.
스콜리모프스키는 이 작품 작업을 신속히 진행했다. 계엄령이 내려진 지 며칠 만에 이미 대본의 윤곽이 잡혔고, 1981년 크리스마스 이브 직전 제러미 아이언스에게 전화해 영화 촬영을 제안했다. 주연 배우로 참여한 제러미는 대답으로 주소만을 물었고, 30분 후 두 남자는 1리터 보드카병과 함께 식탁에 마주한다. 몇 년 후 스콜리모프스키는 이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저도 제러미도 평소엔 주로 와인을 마십니다. 하지만 이때 우리는 용감하게 보드카를 마셨죠. 한 시간 후 제러미는 에이전시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아무 말도 마세요. 지금 스콜리모프스키와 함께 영화를 만들고 있어요.' 수화기 반대편에서 들리는 비명에 전화를 끊은 제러미는 말을 이었습니다. '함께 작업하고 싶어요. 하지만 1월 19일 전에는 끝내야 해요.'"
이런 상황으로 인해 스콜리모프스키는 불과 며칠 만에 대본을 완성해 버렸다. 그리고 채널4와 개인 프로듀서로부터 신속히 자금을 조달했다. 1월 2일부터 스태프들이 촬영장에서 작업을 시작했고, 시작일로부터 16일 이내 촬영을 다 마쳐버렸다. 스콜리모프스키 감독은 미친 듯한 속도와 특이한 조건에서 일했다. 이미 대스타였던 제레미 아이언스, 유진 리핀스키 Eugene Lipiński, 이르지 스타니슬라프 Jiři Stanislav가 영화에 참여했다. 그리고 계엄령 당시 만난 아마추어 배우 에우게니우시 하치키에비치 Eugeniusz Haczkiewicz는 쿠다이 Kudaj 역으로 출연했고, 당시 심한 폐 질환을 앓던 스콜리모프스키가 실거주하던 아파트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몇 달 후 이 작품은 칸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았고, 전미비평가위원회 National Board of Review와 전설적인 프랑스 영화잡지 ⟪카이에 뒤 시네마 Cahiers du Cinéma⟫가 선정한 최고의 영화 10편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달빛 아래서 Fucha⟫
- 감독 & 각본: 예지 스콜리모프스키 Jerzy Skolimowski
- 촬영: 토니 피어스 로버츠 Tony Pierce Roberts
- 아트 디렉션: 토니 울라드 Tony Woollard
- 음악: 스탠리 마이어스 Stanley Myers, 한스 짐머 Hans Zimmer (전자 음악)
- 출연: 제레미 아이언스 Jeremy Irons, 유진 리핀스키 Eugene Lipiński, 이르지 스타니슬라프 Jiři Stanislav, 에우게니우시 하치키에비치 Eugeniusz Haczkiewicz, 도로타 지엥치오프스카 Dorota Zięciowska
- 프리미어: 1982년 5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