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적이지만 허구적이지 않은 캐릭터는 비교적 초기 작품인 《우주비행사들》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퉁구스 재앙과 로켓 기술에 대한 이 소설은 비교적 픽션의 요소가 적게 섞여 있다는 특징이 있다. 거의 가공되지 않은 상태의 과학적 고려 사항을 제시하는 경향은 렘이 엔지니어, 의사, 과학자, 탐험가, 조종사와 같이 과학과 기술이 삶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선택하면서 더욱 강해졌다. 사실 렘의 소설에서 주변 세계에 대해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질문할 수 있는 어린아이나 완전한 문외한을 주인공으로 하는 대안적인 인물 구성 체계를 활용하려는 시도는 없다.
현실을 인지하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렘 소설 속 주인공들이 빠르든 늦든 간에 문외한이 되어 버리는 상황에 부닥치게 될수록, 앞서 언급한 선택은 더욱 징후를 보이게 된다. 작가 자신도 인간 인지의 가능성이 경계에 놓이게 되는 문제에 관심을 둔다. 렘 소설의 줄거리는 일반적으로 주로 아이디어를 안전하게 구축하는 발판이었다. 따라서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에 렘이 줄거리를 추가하지 않고 아이디어를 표현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게 된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미 60년대 고전으로 여겨지는 작품 중 최고라 할 수 있는 《주의 목소리 (1968)》는 역설적으로 어느 정도는 '에세이 형식의 소설'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인류학적으로 숙고하는 뛰어난 수학자인 피터 호가스 Peter Hogarth라는 주인공을 만들어 낸 것과 소설의 줄거리 자체 때문이다. 이 작품은 '별에서 온 편지'를 읽어내려는 시도에 관해 이야기하는데, 이 시도는 가장 빛나는 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참여했음에도 결국 전형적인 인간 군국주의로 인해 무산된다. 신비한 메시지를 해독하기 위해 임명된 과학자들을 결집시키는 이 프로젝트는 연구단지를 사막에 배치한 것, 당국의 통제, 그리고 새로운 대량 살상 무기로 사용할 새로운 기술 발견에 대한 국가 재정 지원자들이 가진 희망이라는 관점에서 맨해튼 프로젝트 Manhattan Project (제2차 세계 대전 중 미국이 주도하고 영국과 캐나다가 참여한 핵무기 개발 계획)를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후자는 성공하지 못하는데, 이는 호가스 박사의 '계략'보다는 운송 중 폭발을 일으키는 TREX (Transport Eksplozji)의 효력이 무작위적으로 나타나는 특성 때문이다. 이 사실에서 호가스 박사는 '별에서 온 편지'의 해독이 가져다줄 모든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올 예측해 이를 미연에 방지하려 했던 외계인들의 극한의 조심성이 가져온 효과를 보았다.
다른 소설에 나타나는 접촉과 비교하면 《주의 목소리》는 인지의 완벽한 실패를 나타낸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의심의 여지 없이 과학 천재임에도 불구하고, 소설 속 인물들은 또 다른 접촉의 신화를 창조한다. 이 접촉의 신화로부터 '신의 말씀'이 나오는데, '신의 말씀'은 우주를 창조하고 인류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해석으로부터 보호받는다.
1960년대 인문학의 보편적인 주장에 대한 신랄한 풍자는 이 소설의 지금까지 제대로 주목받지 못한 단면이다. 등장인물의 주장에서 여러 번 반복되는 핵심 단어가 로만 야콥슨 Roman Jakobson이 주장한 구조주의에서 나온 용어 (알림 komunikat, 맥락 kontekst, 코드 kod, 발신자 nadawca, 수신자 odbiorca)라는 것은 쓸모없는 것이 아니다. 반면에 프로젝트에 참가한 인본주의자들이야말로 필요 없는 사람들이라고 제시된다. 만약 그들의 아이디어 일부가 흥미롭다고 인정된다고 해도 그것은 해당 연구 목적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골렘 XIV Golem XIV (1978)》은 소설과 에세이의 경계에 있는 또 다른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허구적 요소는 인간의 지능보다 월등한 인공지능의 창조뿐이다. 이 책은 제목으로 사용된 《골렘 XIV》이라는 슈퍼컴퓨터가 생각해 낸 결과물이라고 소개되는 강론을 엮은 것이다. 흥미롭게도 《골렘 XIV》은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 Richard Dawkins가 저서 《이기적 유전자 The Selfish Gene (1976)》에서 설명한 것과 일치하는 진화에 대한 설명을 제안한다(역주: 《골렘 XIV)는 도킨스의 저서보다 앞선 1973년 출간된 《가상의 광대함 Wielkość urojona)에 서문 등을 추가해 1981년 출간되었다).
《기술학 총서 Summa technologiae》는 논쟁의 여지 없이 렘의 에세이 중 가장 정점에 있는 작품이다. 이탈리아의 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 Tommaso d'Aquino의 저서 《신학 대전 Summa theologiae》을 떠올리도록 의도한 이 책은 기술과 생물학의 교차점을 분석하면서 가상현실(작품에서는 '판토마티카 fantomatyka'로 불림)과 같은 아이디어를 소개하며 미래 발견의 철학적 의미를 말한다. 이 텍스트는 보기 드문 지적 추진력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전능함(우주를 창조하고, 우주를 지배하는 규칙을 정할 수 있는 능력)이라 말할 수 있는 기술의 정점을 인류가 달성한 것에 대해 성찰한다. 《기술학 총서》 제7장 《진화에 대한 풍자 Paszkwil na ewolucję》는 또 다른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공학적 관점에서 볼 때 진화에 있어 자연 선택은 매우 불완전한 구조를 야기했다는 것이다(반면에 이전의 단세포 생물의 진화 ‘계획’은 확실히 더 나았다). 제목이 다소 그로테스크하지만, 발상 자체가 치명적으로 심각한 방식으로 전개되어, 기술이 생물학을 단계적으로 대체하는 것의 가능성에 대한 고민으로 끌고 간다.
또한 다른 에세이들과 놓고 보면, 《기술학 총서》는 구체적인 역할을 하는데, 이는 다음 사실에서 알 수 있다. 렘의 후기 에세이의 대부분은 《기술학 총서》에 대한 첨언, 수정 및 부연 설명으로 취급할 수 있다. 이에 주목한 것은 토마시 피아우코프스키 Tomasz Fiałkowski로 《벼랑 끝의 세상 Świat na krawędzi (2000)》에 실린 렘과의 대화에 이렇게 나타난다.
"렘은 《기술학 총서》와 다른 저서에서 기술한 우리를 둘러싼 세계에 대한 예견을 직면했다. 그가 만족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이러한 예견 중 많은 부분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빨리 실현되었다). 그러나 현대문명의 여러 양상 및 새롭게 발견한 것을 인간이 오용하는 것에 대해 실망하여 비통함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다소 다른 이유에서이지만, 평론집 《SF와 미래학 Fantastyka i futurologia (1970)》 또한 비소설 작품에 속한다. 왜냐하면 이 책은 창작 분야에 대한 작가 자신의 견해를 직접적인 방식으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야젱프스키 교수에 의하면 작가의 견해는 다음과 같다.
"'Science Fiction'이라는 장르명의 첫 글자 Science를 얼마나 진지하고 책임감 있게 다루는지 평가하는 것은 아마도 렘에 있어 SF 소설의 가장 중요한 가치일 것이다."
개연성, 제시된 세계의 논리적 일관성, 그리고 판타지적 현실을 특징짓는 근본적인 차이점 등 세 가지 필요 조건은 전통적인 모험 이야기의 아름다운 배경이 되어주는 것이 아니라 줄거리 자체에 영향을 끼쳤다. 덧붙여 말하자면, 제법 나중에 야체크 두카이 Jacek Dukaj가 제시한 선결 조건을 떠올리게 한다.
마지막으로 구조주의에 대한 반기에서 출발한 《우연의 철학》은 특별한 작품이다(이는 위에서 제시된 《주의 목소리)의 해석을 확실하게 해준다). 사실 렘은 문학을 통해 우연을 성찰하기 시작했지만, 그 성찰을 통해 문화의 개념을 무작위 과정의 영역으로 공식화한 다음, 일관적이고 목표지향적인 구성을 본능적으로 기대하게 하는 무작위 요인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인식하도록 가르친다.
《우연의 철학》은 렘이 제시한 철학적 저술의 연속선상에 있지 않을 수도 있다. 반면 두 추리 소설 《수사》와 《감기》(렘 스스로 《수사》보다 발전된 버전이라고 했던 작품)는 철학적 저술의 연속성을 인정할 수 있다. 이 두 작품 모두 가장 중요한 요소, 즉 범인이 없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추리소설과 다르다. 두 작품 모두 범인은 일련의 이상한 우연의 일치로 대체되며, 《감기》에서는 문제에 대한 해답 역시 우연히 발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