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계획되어 있으면서 우아한 에드가르 봉크의 스타일은 그것이 포스터이건, 종이 위에 출간된 인쇄물이건, 아이덴티티 디자인이건 언제나 알아보기 쉽다.
에드가르 봉크 Edgar Bąk의 작품이 갖는 특징과 접근 방식은 치밀하게 계획된 단순함이다. 보통은 매우 절제된 기하학적 형태와 구조를 디자인의 바탕으로 그곳에 타이포그래피를 더할 때가 많다. 강렬한 색채, 깨끗하고 넓은 공간, 그리고 큰 활자의 사용은 에드가르 봉크가 갖는 특징적인 개성으로 평가받는다.
비주얼커뮤니케이션의 트렌드와 경향을 보여주는 트렌드 리스트의 데이터베이스에 올라간 첫 번째 폴란드 디자이너 중 한 명으로 에드가르 봉크가 선정된 것도 이런 특징이 이유일 것이다. 봉크 자신이 말하듯, 세계의 그래픽 디자인 경향의 다양함은 놀랍다. 그러나 봉크는 개성을 유지하며 자신만의, 개인적인 예술의 길과 영감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디자인이란 표현과 소통의 접점에 있는 장르, 계속해서 그 속성을 연구하고 발전해야 하는 장르라고 언급하였다.
실험 정신과 눈에 띄는 시각 언어를 쓰는 것 사이의 긴장에 대해 봉크는 아가타 시드워프스카 Agata Szydłowska와의 대화에서 이렇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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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샤바 뿐 아니라 세상 모든 곳의 디자이너들이 거의 비슷한 디자인을 해요. 그래픽 디자인의 다리는 정말 짧은 것 같습니다. 언젠가 상업 디자인에서 되풀이되는 해결방식 중 어떤 것이 진짜 지겹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보니까 제 세대의 모든 디자이너들이 다 그런 상황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었던 거에요. 모두들 디자인은 멋지게 하는데, 문제는 다 똑같다는 거였죠. 그게 나쁜 것만은 아니에요, 사람들이 계속 생각을 하고 있다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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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가르 봉크 "From Poland with Shorts" 비주얼 아이덴티티 디자인, 2011 / 사진: 작가 제공
2008년부터 2013년까지 봉크는 크라쿠프의 '사진의 달' 행사에 함께했다. 이 행사의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만들어 페스티벌의 마크가 되도록 했으며 봉크가 처음부터 생각해 낸 디자인의 요소들인 카메라 렌즈나 뷰파인더, 아니면 무언가를 들여다볼 수 있는 구멍을 연상케 하는 동그란 형태들을 계속해서 쓰는 방식으로 모두가 페스티벌의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알아볼 수 있게 하였다. 이 강렬한 사인은 다음 페스티벌에서도 매우 밝은 색의, 눈을 찌르는 듯한 빨간색과 함께 비주얼 아이덴티티로 쓰였다. 봉크는 '사진의 달'과 같은 행사의 디자인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원칙은 그 사인이 도시 공간에서 눈에 띄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봉크가 증명한 바와 같이, 그 목적은 비교적 단순한 수단으로도 이루어낼 수 있다.
에드가르 봉크는 작업 속에서 보통 스스로 패턴을 생성하고, 문맥에 맞춰 스스로를 조정하는 알고리즘을 만든다. 봉크는 이러한 방법으로 로버트 멘델 Robert Mendel과 함께 신포니아 바르소비아 센터 Centrum Sinfonia Varsovia의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만들었고(이 디자인은 응용 디자인작가협회의 공모전에서 수상하였다), 2010년 아트앤패션 페스티벌 워크숍에서 나온 ⟪수로비 Surowy⟫ 잡지의 레이아웃을 만들었다. 알고리즘은 디자인을 만드는 데에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명확한 이미지와 작가를 알아볼 수 있게 하는 효과를 준다.
신포니아 바르소비아 센터를 위해 봉크는 이 기관이 해야 할 다양한 활동과 예술의 다양한 분야를 나타낼 수 있는 상징 시리즈를 생각해내었다. 이러한 사인들을 적절히 골라 활동의 종류와 내용에 맞춰서 서로 결합하는 것이다.
⟪수로비⟫ 잡지 디자인의 기본은 검은색 정사각형인데, 강렬한 디자인적 상징으로 가득 찬 인쇄물인 만큼 부담스럽지 않은 표지가 필요했다. 정사각형 틀은 또한 내용의 액자가 되었다. 여러 가지 방법으로 변화시킬 수 있어 잡지 페이지를 다양하게 만들 수 있으면서도 전체 디자인의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요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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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가르 봉크 ⟪마이 MAJ⟫ 잡지 디자인, 2013 / 사진: 작가 제공
⟪수로비⟫ 잡지 속 디자인은 봉크가 잘 알고 있는 종이 인쇄물의 특징이 드러난 몇몇 작품 중 하나이다. 봉크는 라이프스타일 & 예술과 관련된 여러 잡지에서 아트 디렉터로 일하며 디자인 작업을 맡았다. '퓨어 Pure', '푸투 디자인 가이드 Futu Design Guide', 'WAW', KTW, MAJ(크라쿠프 ‘사진의 달’에 나온 일회성 잡지)', '필름프로 Filmpro'와 '모니토르 Monitor' 등이 있다. 이 모든 정기간행물은 명확히 규정된, 알아보기 쉬운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봉크가 콘텍스트에 쏟고 있는 관심과 아이디어를 계속해서 새롭게 갱신하는 태도를 증명한다.
2011년 샬롯 웨스트 Charlotte West와 함께 봉크는 '프로옉트 Projekt' 잡지의 새 표지를 만들었다. '프로옉트'는 1955년에 창간되어 철의 장막 안에서의 예술과 디자인을 보여주었던 유서 깊은 잡지이다. 아트북 형식을 지닌 신판은 폴란드 응용 디자인의 다양한 면면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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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가르 봉크는 그래픽 디자인의 다른 분야에서도 작품을 남겼다. 2013년 요안나 올레흐 Joanna Olech가 쓴 어린이책 ⟪너는 누구니? Kto Ty Jesteś?⟫의 일러스트레이션과 디자인을 맡았다. 책 제목이 된 이 질문은 옛날, 어린이를 위한 말놀이 애국 시에서 인용한 것이다. 이 책은 애국심을 고취하는 케케묵은 옛 교육 방식에 도전하여 현대 사회에서의 애국심이라는 주제에 대해 일러스트레이션이 들어간 단순한 슬로건과 함께 다시 생각해보고 이에 대한 토론을 끌어내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책의 비판적인 성격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언어는 매력적이면서 어린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쓰여졌다.
봉크는 자신의 작업에 대해 매우 현실적인 태도를 가진다. 시각커뮤니케이션에서 쓰는 사인들이 계속해서 되풀이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지만 또한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개인적인 표현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작업의 효과가 무엇보다 실용적이어야 한다고 믿지만, 그런 작업을 하는 과정 자체는 경계가 자유로운 실험의 성격을 띨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작업에서 봉크는 기관이나 행사의 매우 성공적인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만들며 동시에 자신의 미술적 관심사를 탐구한다.
봉크는 이렇게 정리한다.
"디자이너들의 뛰어난 독창성이란 어쩌면 전설에 불과할지도 몰라요. 디자이너들은 언제나 무언가를 위해 일하죠. 우리는 예술가가 아니에요. 우리는 디자이너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새롭게 규정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어요. 모든 것이 변하고 있는데, 우리는 20세기의 신화와 함께 살고 있는 것이죠. 그래픽 디자인은 한정된 여러 형태와, 그들의 결합이에요. 지금까지 이렇게 많은 소소한 메이커와 브랜드 각각의 디자인을 필요로 했던 시대는 없었어요. 형태가 부족해지는 것은 당연하죠. 우리는 이런 사실을 받아들여야 해요. 그리고 제가 말했듯이, 앞세워야 하는 것은 이야기와 아이디어에요."
에드가르 봉크는 현재 포즈난의 '스쿨오브폼즈 School of Forms'에서 강의하고 있다. 그전에는 바르샤바 국립미술원과 SWPS 대학에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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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경력:
- 2021 – 광고인 협회상 Klub Twórców Reklamy
- 2021 – 광고인 협회상
- 2019 – 광고인 협회상
- 2018 – 우츠 디자인 페스티벌 '머스트해브' 선정
- 2018 – IBBY 국제청소년도서위원회상
- 2017 – 광고인협회상
- 2017 – 아트프론트 ArtFront
- 2015 – PDN 포토 애뉴얼 Photo Annual
- 2015 – 광고인협회상
- 2015 – 올해의 사진, 베스트 포토그래피 북 어워드 Bes
- 2014 – 폴란드 올해의 가장 아름다운 책
- 2014 – 우츠 디자인 페스티벌 '머스트해브' 선정
- 2014 – 광고인협회상
- 2013 – 무제움 비지알네 Muzeum Widzialne
- 2013 – 우츠 디자인 페스티벌 '머스트해브' 선정
- 2013 – 광고인협회상
- 2012 – 뉴욕 인쇄물 디자이너 협회상
- 2012 – 광고인협회상
- 2011 – STGU 올해의 디자인
- 2011 – 광고인협회상
- 2010 – 광고인협회상
- 2009 – 히메라 CHIMERA
전시:
- 일러스트레이티브 베를린Illustrative Berlin / 2013.08.13 – 2013.09.08 / 베를린
- 오아시스 Oásis / 2013.06.07 - 2013.06. 30 / 상파울로, 카사 도 포보 Casa do Povo
- 왓츠온 What's on (미하우 워예프스키Michał Łojewski, 에드가르 봉크 Edgar Bąk, 포바즈네 스투디오 Poważne studio) / 2012.06.02 – 2012.06.22 / 바르샤바 테스트 갤러리Galeria Test
- 디자인 포 프리덤 - 프리덤 인 디자인 Design for Freedom – Freedom in Design / 2011.08.25 - 2011.09.05 / 일본 도쿄
- 메이드 마이데이 Made My Day / 2011.10.13 - 2011.10.23 / 베를린, The 8th Gallery, 도쿄
- 올 플레이, 노 워크ALL PLAY, NO WORK / 2011.08.25 - 2011.09.02 / 피가수스 갤러리 Pigasus-Gallery, 베를린
저자: 안나 미친스카 Anna Micińska (2013년 6월 3일) / 갱신: ZLS (2022년 5월) / 번역: 이지원 / 편집: 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