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에실로프스키가 우리에게 남긴 메시지
"타인에게 주의를 기울이세요. 그 사람도 당신이 원하는 똑같은 것을 바라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사랑 받고 싶고, 존중 받고 싶다는 것 말이에요."
크시슈토프 키에실로프스키 Krzysztof Kieślowski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로 함께 일했던 크시슈토프 피에시에비치 Krzysztof Piesiewicz가 소코워프스코에서 열린 키에실로프스키 헌정 국제 영화제Sokołowsko Festiwal Filmowy Hommage à Kieślowski에서 전한 키에실로프스키 감독의 말이다. “키에실로프스키같은 사람들을 요즘엔 보기 어렵습니다” 라고 피에시에비치는 덧붙였다.
폴란드 남서부에 위치한 소코워프스코는19세기부터 폐질환 환자를 치료하고 요양하는 곳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마을이다. 이곳에서 폐결핵 치료를 받은 사람들 중에는 키에실로프스키의 아버지도 있었기 때문에, 미래의 영화감독은 소코워프스코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오늘날 소코워프스코에서는 매년 키에실로프스키 헌정 영화제가 열리고 있다. 2016년에는 키에실로프스키와 함께 수년간 일하면서 ⟪세 가지 색 시리즈: 블루/화이트/레드 Trzy kolory: Niebieski/Biały/Czerwony⟫, ⟪베로니카의 이중생활 Podwójne życie Weroniki⟫, 그리고 ⟪십계Dekalog⟫시리즈를 작업한 시나리오 작가 피에시에비치가 영화제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피에시에비치는 키에실로프스키와 그가 작업하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했다.
피에시에비치는 키에실로프스키 감독이 남긴 유명한 말 "주의 깊게 보세요"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키에실로프스키와 수년간 같이 일해온 관점에서 이 말을 들여다보면, 나는 여기서 키에실로프스키가 이런 뜻으로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타인을 더욱 주의 깊게 바라 보아라. 다른 사람을 잘 살펴 보아라' 타인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크시슈토프는 수 차례 반복적으로 말했어요. '기억하세요, 저 사람은 당신이 원하는 것과 똑같은 것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사랑 하고 싶고, 사랑 받고 싶어하지요. 그 사람은 주체성과 존엄성을 갖고 싶어하며, 당신과 똑같이 현실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다.' 타인에 대한 관심, 이것이 바로 크시슈토프가 말하고 싶었던 바입니다."
피에시에비치는 키에실로프스키가 상대방을 존경하는 마음과 공감하는 마음으로 바라 보았다고 강조했다. "모두가 힘들고, 모두가 어렵게 살고 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희생을 발판 삼아 내 자신의 지위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라고 피에시에비치는 말했다. "크시슈토프는 여러 번 반복해서 말했어요. '주의 깊게 바라보세요. 왜냐하면 당신이 바라보아 주기를 원하고, 당신의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어느 누구의 자존심도 주체성도 절대 건드리지 말아야 합니다. 글 쓰는 것에도 주의를 기울이고, 말할 때도 신경을 쓰세요. 남을 평가하는 것은 조심스러워야 합니다. 경솔하게 판단하지 말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세요.' 라고 말이에요." 피에시에비치는 키에실로프스키 감독의 타인에 대한 자세를 이렇게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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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시에비치가 말한 것에서 알 수 있듯, ⟪십계⟫를 만든 키에실로프스키 감독의 사고방식은 대화의 방법에서 나온 것이다.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이해를 바탕으로 공존을 이루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여기에서 '힘'은 물리적인 폭력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함부로 평가하고 단정짓는 것을 의미합니다." 라고 피에시에비치는 설명했다. "'주의를 기울여라. 타인을 찬찬히 살펴 보아라. 그리고 그에게 기회를 주어라.' 이것이 키에실로프스키가 우리에게 말하고 싶은 바입니다." 라고 키에실로프스키의 메시지를 정리해 주었다.
폴란드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세계곳곳의 다양한 나라들의 관객에게까지 어필하는 키에실로프스키 영화가 가진 힘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피에시에비치는 영화에 보편적인 이야기를 담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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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들에는 다른 곳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는 일련의 요소들이 모여져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감수성, 감정, 문제들은 세상 어디에서나 모두 똑같습니다." 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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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그리고 사람의 열망, 염원, 딜레마, 그리움, 상실감에 대한 집중 – 키에실로프스키의 가장 가까운 동료이자 친구인 피에시에비치가 생각하는 그의 성격이다.
"진실은 크시슈토프의 '관심' 속에 있습니다" 라고 피에시에비치가 말했다.
"20세기 역사에서 아주 극적인 장면을 담은 사진들이 몇 장 있습니다. 그 사진들은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관심을 기울여라' 라고. 특히 창작가들은 관심을 기울여야만 합니다." 라고 덧붙였다.
"예를 들면, 수많은 책에서 인용한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사진이 있습니다. 끌려온 유대인들을 선별하는 장면이 보입니다. 나치 친위대(SS) 군인들, 개, 젊은 사람들의 무리, 나이 든 사람들의 무리가 보입니다. 그 무리에는 어린 아이와 함께 있는 엄마가 보입니다. 다리가 불편한 그 엄마는 물을 찾고 있는데, 자기가 대체 어디에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해요. 그 여인은 오로지 자신의 아이만 생각합니다. 그러한 요소들을 주의 깊게 들여다 보아야 한다는 거에요." – 피에시에비치가 설명했다.
"키에실로프스키는 굉장히 예민하고, 공감능력이 뛰어난 사람이었어요. – 비록 대외적으로는 굉장히 계획적이고, 엄격하고, 까다로운 사람처럼 보여 졌지만 말이죠. 아마 요즘에는 키에실로프스키 같은 사람이 별로 없을 거에요. 그런 사람이 아주 적어요. 이념에 휘둘리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감정과 기본에 충실하며, 굉장히 섬세하고, 진실하고, 척하며 살지 않는 그런 사람 말입니다. 트렌드나 유행, 인기에 연연하지 않는 그런 사람 말이죠." ⟪십계⟫의 시나리오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소코워프스코에서 피에시에비치가 무엇보다 강조한 것은 감수성이 예민한 키에실로프스키가 자신의 작업으로 그 누구도 상처주지 않으려 했고, 불공정하게 누구도 평가하려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키에실로프스키는 종종 불공정한 공격과 비판으로 아주 힘들어했습니다. 굉장히 마음 아파했어요. 그는 친절한 비판과 평가에 대해서는 잘 받아들였으며, 겸손했어요. 자주 의논하고, 다니고, 물어 보았습니다. 그는 누군가를 자극하기 위해, 누군가에게 고통을 주기 위해 하는 비판을 이해하지 못했어요" 피에시에비치의 설명입니다. "유명한 영화 비평가가 쓴 문장을 기억하는데, 웃음이 나올 수도, 눈물이 나올 수도 있는 문장이 있었어요. 키에실로프스키는 한 편의 걸작을 만들기 위해 아홉 편의 졸작을 만들어야만 했다는 것입니다. 걸작은 ⟪살인에 관한 짧은 필름 Krótki film o zabijaniu⟫을, 졸작은 ⟪십계⟫의 나머지 아홉 편을 두고 한 말이었습니다."
키에실로프스키가 누군가를 거슬리게 했다면 어떤 점에서 였을까라고 물었다. 피에시에비치는 이렇게 말했다. "예민함이겠죠. 그리고 사람들에게 조금만 자신을 낮추라고 요구하는 것. 서로 '자신에게 유리하게' 현실을 짜맞추지 말고, 서로에게 가까워지라고 하는 것. 그는 이기주의와 싸웠던 것입니다."
키에실로프스키의 다큐멘터리 영화들은 방대한 책보다 더 많이 폴란드 인민공화국 시절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의 영화들에는 순수한 영화적인 기록만 있습니다. 평가도 없고 판정도 없습니다." 라고 피에시에비치는 지적했다. "그 영화들 속에는 키에실로프스키가 던지는 제안이 들어 있습니다. '보세요. 나는 당신보다 조금 더 보고 있습니다. 나는 통찰력 있게 세상을 관찰하며, 당신에게 무언가를 제안합니다. 왜냐하면 나는 당신보다 아주 조금 더 꿰뚫어 보고 있기 때문이에요. 당신이 영화 속에서 제가 말하는 제안이 무엇인지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그에 대한 평가는 당신 스스로 내려야 할 것입니다.' 라고 말입니다" – 라고 피에시에비치는 덧붙여 말했다.
저자: Culture.pl (2016년 9월) / 번역: J.Jung (2021년 7월)
출처: PAP / 수정: A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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