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베우 샤진스키 감독의 VR 영화 《코스모고닉 Kosmogonik》은 세계적인 폴란드 SF 작가 스타니스와프 렘 에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자유의 필요성과 권력의 본질에 대한 우화를 VR & AR 기술로 담아낸다. 영화 제작에는 폴란드 문화를 전 세계에 홍보하는 문화기관인 아담 미츠키에비츠 문화원이 함께하였다.
스타니스와프 렘 Stanisław Lem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제작된 VR 영화 《코스모고닉 Kosmogonik》은 1964년 발간된 렘 단편집 《로봇을 위한 우화집 Bajki robotów》에 수록된 단편소설 《우라늄 귀 Uranowe uszy》를 각색한 작품이다. 괴테의 저서 《마법사의 제자》에 영감을 받은 이 단편작은 비밀스러운 행성 악티누리아 Akrynuria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역주: 코스모고닉은 '우주기원론'을 의미하는 단어이다.)
악티누리아를 다스리는 강압적인 폭군 아르히토르 Architor는 육백 개의 팔다리와 끝없는 권력욕을 가진 인물로, 부하인 '플라티니드 Platynid'의 반란을 두려워하며 자신의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 방사능 우라늄 갑옷을 부하들에게 입힌다. 다수가 모이면 연쇄 파괴 반응을 일으키는 갑옷으로 인해 플라티니드는 군중을 이룰 수 없다. 어느 날, 고독한 삶을 살던 악티누리아 주민들은 똑똑하고 용감한 피론 Pyron에 의해 해방된다. 피론은 의사소통을 위한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내며 불행하고 외로운 플라티니드가 위험한 폭군 아르히토르에 대항할 수 있는 반역의 도구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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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니스와프 렘은 먼 행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룰 때마다 그가 가진 강박관념 중 몇 가지를 결합했다. 선과 악의 싸움을 후진성과 과학 발전의 충돌로 다뤘고, 권력의 부패한 본성과 합리주의를 가진 자유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우라늄 귀》는 우주를 담은 우화이자 세계의 모든 독재 정권에 존재하는 메커니즘의 초상이다.
파베우 샤진스키 Paweł Szarzyński 감독은 자신의 이야기를 가상현실로 옮겨 렘이 제기한 주제를 대담하게 표현한다. 《코스모고닉》은 자유를 원하는 이에게 힘을 도구로 불평등한 투쟁을 자처하는 권력의 본성에 대한 이야기이다. 감독은 자신의 작품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을 남겼다.
"현대사회의 도전을 다루는 보편적이고 다차원적인 이야기로, 공동체와 과학의 힘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인간의 문제를 수용가능한 먼 관점에서 제시하는 스타니스와프 렘의 뛰어난 능력을 통해 우리는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코스모고닉》의 VR 시나리오 작업에는 Culture.pl의 전 편집자인 로렌 두보프스키 Lauren Dubowski가 참여했다. 두보프스키와 감독의 손에서 200페이지 분량의 이야기는 8분짜리 짧은 작품으로 다시 태어났다. 관객들은 《코스모고닉》이라는 이름의 작품 아래, 악티누리아와 잔인한 통치자 아르히토르의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샤진스키 감독의 《코스모고닉》 애니메이션 버전에는 폴란드의 유명 성우이자 배우인 아르카디우시 야쿠비아크 Arkadiusz Jakubik가 내레이터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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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므루스 《사이버리아드 (1972)》 일러스트레이션 / 사진: 개인소장
렘과 더불어, 렘 대표작의 삽화를 그린 일러스트레이터 다니엘 므루스 Daniel Mróz는 샤진스키 감독의 VR 프로젝트 탄생에 영감을 준 또 다른 주역이다. 그의 일러스트레이션에 녹아있는 특징적인 선은 샤진스키의 작품에 반영되었고, 영화 속 주인공들은 히로니뮈스 보스 Hieronymus Bosch의 작품과 초현실주의 사이 어딘가에 매달린 므루스 작품 속 인물들과 유사하다. 샤진스키 감독과 프로젝트 멤버들의 협력으로 관객들은 VR 안경을 쓴 상태에서 므루스 작가가 탄생시킨 인물로 채워진 세계를 탐험하고, 3차원 세계를 체험할 수 있다.
《코스모고닉》은 2021년 9월 그디니아에서 열린 제46회 폴란드 장편영화제 시사회 자리를 통해 폴란드 관객들에게 공개되었다. 2022년 6월 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뉴 이미지 페스티벌에서 월드 프리미어 무대를 가졌고, 2022년 7월 7일부터 7월 17일까지 열리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비욘드 리얼리티 Beyond Reality’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관객에게 소개될 예정이다.
본 영화 제작에는 아담 미츠키에비츠 문화원, 국립문화원, 마조비아 & 바르샤바 영화기금, 아우라 필름이 참여하였고, 폴란드 영화 연구소의 공동자금 지원을 받았다.
- 《코스모고닉》/ 각본: 로렌 두보프스키 Lauren Dubowski, 파베우 샤진스키 Paweł Szarzyński / 원작: 스타니스와프 렘 《우라늄 귀 Uranowe usz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