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의 여성 영화감독들
거장, 재능 있는 신인, 실험을 하고, 스캔들을 일으키는 감독들, 시인 그리고 무정부주의자들. 폴란드의 가장 흥미로운 여성 감독들을 소개합니다.
아그니에슈카 홀란트 Agnieszka Holland
Picture display
standardowy (864px desktop)
아그니에슈카 홀란드 Agnieszka Holland / 사진: Mark Blinch / REUTERS / Forum
Picture image
holland_agnieszka_fot_forum_55.jpg
Text
"과거의 나는 잔 다르크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공산주의, 검열, 여러 제한에 맞서 계속 싸워왔습니다. 이제는 무장을 해제해도 괜찮습니다. 그때보다 훨씬 더 자신에 대한 확신이 생겼으니까요. 하지만 분노와 성질머리는 여전히 내 안에 남아 있죠."
《바이다 감독부터 코마사 감독까지 Od Wajdy do Komasy》의 저자 바르바라 홀렌데르 Barbara Hollender와의 대화에서 아그니에슈카 홀란트는 스스로에 대해 이렇게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아그니에슈카 홀란트를 폴란드 영화계에서 구별짓는 요소가 분노와 성질만은 아니다. 열린 지성, 자신의 영화 언어를 확장시키는 능력, 새로운 이야기를 향한 계속되는 갈망, 근면함, 아그니에슈카 홀란트는 가장 열심히 일하는 폴란드 여성 감독 중 하나이다. 감독한 영화만 해도 20여 편에 이르지만, 영화학교 학생들과의 만남에서 가장 큰 인상을 남기는 것은 드라마 감독 경력이다. 폴란드 출신의 감독으로는 이례적으로 아그니에슈카 홀란트는 유명 미국 드라마 작업에 여러차례 참여한 경력이 있기 때문이다. 《더 와이어 The Wire》, 《킬링 Killing》, 《트레메 Treme》, 《하우스 오브 카드 House of Cards》, 《디 어페어 The Affair》 등 현대 대중문화에 큰 획을 그은 드라마들이다. 재능과 근면함, 세상에 대한 열린 태도는 홀란트의 중요한 강점이자 그를 유럽과 전 세계에서 폴란드 영화를 대표하는 인물로 만들었다.
세월이 흘러도 아그니에슈카 홀란트는 폴란드 여성 감독 중 가장 용감한 인물로 남아 있으며, 정치 사회적으로 시끄러운 이슈에 기꺼이 목소리를 내고 있다. 폴란드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올가 토카르추크 Olga Tokarczuk의 작품을 매우 특별한 안티-동화로 영화화한 《스푸어 Pokot / Spoor》에서는 동물권에 대한 논쟁에 뛰어들었으며, 역사적인 《미스터 존스 Mr. Jones》에서는 우크라이나의 대기근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홀란트의 영화는 단지 역사화라기보다는 현대의 페이크 뉴스의 홍수에 대해, 정치화된 역사가 전제주의의 수단으로 쓰이고 있는 것에 대한 전방위적 토론의 초대이다.
Embeded gallery style
display gallery as slider
가장 크게 논란이 되었던 것은 2023년에 만든 《푸른 국경 Zielona Granica / Green Border》으로, 유럽이 최근 직면한 폴란드-벨로루시 국경에서의 난민 사태를 다루고 있는 영화이다. 난민들, 그들을 구조하는 활동가들, 불법 이주를 막으려고 하는 국경 수비대의 이야기는 관객들뿐 아니라 평론가들마저도 분열시켰다. 어떤 이들은 이 영화를 인본주의적 걸작으로 보았으며,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푸른 국경》은 많은 영예로운 상을 수상했다. 또한 다른 이들은 홀란트 감독을 공공의 적으로 여겨 감독이 집 밖으로 나오는 것조차 두려워할만한 사태를 초래하기도 했다. 베니스 영화제 수상작인 이 영화가 힘없는 사람들을 대변하는 목소리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하는 데에 비해, 고발자로서 영화는 지금까지의 섬세함을 잃고 대중적인 고발 영상에 위험할 정도로 가깝다.
요안나 코스 크라우제 Joanna Kos-Krauze
Picture display
standardowy (864px desktop)
요안나 코스-크라우제 / 사진: Michał Tulińsk
Picture image
Joanna Kos-Krauze, fot. Michał Tuliński
요안나 코스-크라우제는 독특한 스타일과 주류에 거슬러가는 용기를 가진 감독이다. 그의 영화는 언제나 미지의 것과의 만남, 지금까지 말해지지 않은 세상으로 떠나는 여행과 같다. 폴란드 집시나 독학 예술가의 진짜 이야기, 불행한 가족사와 전쟁의 트라우마 등, 요안나 코스-크라우제는 쉬운 주제나 단 한 가지 의미만 가지는 이야기에 관심이 없다. 양가적인 것, 밝혀내야만 하는 비밀, 그런 것들이 요안나 코스-크라우제를 끌어당기는 주제이다.
요안나 코스-크라우제의 영화 인생은 크시슈토프 크라우제 Krzysztof Krauze를 만나며 시작되었다. 《빚 Dług》 제작 현장에서 알게 된 후, 다음 번 영화부터는 함께 작업하였다. 공동으로 《나의 니키포르 Mój Nikifor》 뿐 아니라 《구세주 광장 Plac Zbawiciela》의 시나리오를 쓰기도 했다. 크시슈토프 크라우제가 함께 영화를 감독하자고 제안하자 요안나는 ‘왜 그 생각을 이렇게 늦게 했는지’ 의아해했다고 한다.
Embeded gallery style
display gallery as slider
요안나는 크시슈토프 크라우제의 영화를 변화시켰다. 뭐라고 딱히 말할 수 없는 ‘여성적 감수성’ 같은 것이 아니라, 무엇보다 주제의 선택이 달라졌다.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듯 했던 크시슈토프 크라우제 감독의 영화는 정제되고, 좀 더 무게감이 생겼다. 두 감독은 같은 주제로 일관성있게 돌아와 내면의 자유의 추구, 외로움과 억압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렇게 탄생한 독특한 영화 감독 커플은 몇 편의 걸작 영화를 만들었다. 함께 작업한 마지막 영화는 《키갈리에서 새들은 노래했네 Ptaki śpiewają w Kigali》로, 르완다에서의 양민 학살을 다룬다. 크시슈토프 크라우제 감독은 영화가 완성되기 전에 사망했다. 요안나 크라우제 감독은 영화를 홀로 끝마쳤는데,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독특한 스타일로 용기있고 타협하지 않는 영화를 만들었다.
우르슐라 안토니아크 Urszula Antoniak
Picture display
standardowy (864px desktop)
우르슐라 안토니아크Urszula Antoniak / 사진: Maciej Zienkiewicz / Forum
Picture image
Urszula Antoniak, fot. Maciej Zienkiewicz/Forum
우르슐라 안토니아크 감독은 여운을 남기는 데 있어서 최고이며, 실험 영화를 전문으로 하는 폴란드 영화계에서 가장 박학다식한 인물이다. 몇 년 전부터 독특한 자신의 영화언어를 발전시키고 있다.
안토니아크 감독은 커리어 초반부터 네덜란드와 인연이 있었는데, 이후의 영화들에서도 계속하여 다른 것과의 만남, 다문화주의, 낯선 것, 정체성의 형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의 영화에서 관객은 자기자신을 직면할 수 밖에 없다. 《코드 블루 Code Blue》에서는 안락사에 대해 의문을 던지고, 《개인적인 것은 아냐 Nic osobistego》에서는 외로움의 필요성과 이해의 불가능에 대해, 대화가 없는 영화인 《나체 구역 Strefa nagości》 는 유혹에 대한 스크린 에세이이며, 《단어와 단어 사이 Pomiędzy słowami》는 이민에 대한 심오한 이야기이다.
우르슐라 안토니아크 감독은 관객들에게 꼭 잘 보여야겠다는 노력은 하지 않는다. 그의 영화를 보는 것은 지적이고 심미적인 도전이지만, 그 도전의 끝에는 만족이 있다. 안토니아크의 영화에 비치는 것은 영화의 거장들뿐만은 아니다. 키에르케고르, 바르뜨, 라캉과 같은 철학자들이며 그들과의 대화는 언제나 격조높고 우아하다.
마우고자타 슈모프스카Małgorzata Szumowska
Picture display
standardowy (864px desktop)
2018년 제 68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마우고자타 슈모프스카 수상 장면 / 사진: Tobias Schwarz / AFP / East News
Picture image
Małgośka Szumowska z nagrodą podczas 68. Międzynarodowego Festiwalu Filmowego w Berlinie, 2018, fot. Tobias Schwarz/AFP/East News
마우고자타 슈모프스카는 유럽 영화계의 스타이며 강렬한 주제의 영화를 전문으로 하는 시끄러운 감독이다. 영화계 경력의 시작에 대한 질문에 스스로, 영화학교에 들어간 것도 뻔뻔했던 덕분이라고 말한 바도 있다. 그 뻔뻔스러움, 그리고 재능으로 유럽 영화계에도 성큼 진출하였다. 현재는 라스 폰 트리에 Lars Von Trier감독의 젠트로파 Zentropa와도 함께 일하며, 몇 년 전부터는 만드는 영화마다 모두 베를린 영화제에서 상영되고, 수상도 하고 있다.
슈모프스카는 젠트로파 스튜디오에 잘 어울리는 감독이다. 그의 영화는 매우 대중적인 면모가 있으며, 본인 자신도 자신을 둘러싼 세상과 기꺼이 싸울 준비가 되어 있다. 《정치 비평 Krytyka polityczna》지의 아그니에슈카 비시니에프스카 Agnieszka Wiśniewska와의 인터뷰에서는 이렇게 말한 바 있다.
Text
"나는 여름 휴가용 영화 따위는 만들고 싶지 않다. 지금의 영화들은 다 그렇다. 균형잡혀 있고 싶어하고, 양쪽 모두가 다 맞다고 말하며, 누구나 만족시키는 영화들"
Author
- 마우고자타 슈모프스카 / 《정치 비평》 인터뷰
슈모프스카는 강렬한, 거의 타블로이드 지에 어울리는 주제들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의 이름으로 W imię》에서는 동성연애자인 성직자, 《스폰서링 Sponsoring》에서는 매춘에 대해 이야기하고, 가장 최근의 영화인 《얼굴 Twarz》은 폴란드 가톨릭교회와 미디어, 시골에 대한캐리커쳐이다.
슈모프스카는 미디어에서 열띤 화제가 되는 주제들을 즐겨 영화로 만드는데, 최근작인 《우먼 오브 Kobieta z...》가 그런 예일 것이다. 이 영화는 마우고자타 슈모프스카의 옛 연인이었고, 이제는 예술 활동에만 동반자가 된 촬영 감독 미하우 엥글레르트 Michał Englert가 함께시나리오를 쓰고 감독하였다. 주인공 트랜스섹슈얼 여성인 아니엘라는 자신의 진짜 정체성을 인정받기 위해 편견과, 다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회에서 투쟁한다. 아니엘라의 비극을 이야기하며 《우먼 오브》의 감독들은 사회적 참여의 영화를 트랜스젠더 공동체의 이야기와 존중으로 결합시킨다. 그 결과로 이 영화는 고르지 않은, 감동적인, 단순화를 피한 작품이 되었다.
제 80회 베니스 영화제에서 개봉한 이 영화에서는 무엇보다 돋보인 것은 폴란드 배우들이었다. 현재 폴란드 영화계의 가장 큰 희망인 30살의 마테우시 비엥츠와베크 Mateusz Więcławek, 그 보다 두 배나 나이가 많으며, 아니엘라 인생의 여러 단계를 연기한 마우고자타 하예프스카-크시슈토피크 Małgorzata Hajewska-Krzysztofik, 그러나 슈모프스카의 스크린에서는 다른 배우들도 빛난다. 상스러운 내분비학과 의사 역을 한 토마시 슈하르트 Tomasz Schuchardt, 주인공 오빠 역으로, 주인공을 받아들이는 것과 상황을 괴로워하는 사이에서 고민하는 야체크 브라치아크 Jacek Braciak, 아니엘라의 진정한 친구로 분한 미코와이 흐로보체크 Mikołaj Chroboczek 등이 연기가 모두 훌륭하다.
도로타 켕지에자프스카 Dorota Kędzierzawska
Picture display
standardowy (864px desktop)
도로타 켕지에자프스카 / 사진: Wojciech Strożyk / Reporter / East News
Picture image
kedzierzawska dorota portret en_6402175.jpg
도로타 켕지에자프스카 Dorota Kędzierzawska는 폴란드 영화계에서 가장 동떨어진 인물 중 하나다. 어떤 종류의 경향도, 유행에도, 학파에도 속하지 않는 감독, 30년 전부터 도로타 켕지에자프스카는 영화계에서 자신만의 자리를 고수해왔다. 영화에서 그는 약자들을 변호하고, 조용한 이들에게 목소리를 내준다. 바르바라 홀렌데르와의 인터뷰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Text
"나는 모든 것을 계획대로 진행해나가고, 성공에서 또 다른 성공으로 가는 사람들에게는 관심이 없어요."
모스크바 영화 학교, 이후에 우츠 영화학교에 다니던 시절 켕지에자프스카는 거의 병적으로 수줍음이 많은 학생이었다. 낯선 사람들과 새로운 상황을 겁내고 사람들과의 벽을 깰 수가 없었다. 바로 그러한 이유로 켕지에자프스카는 어린이들과 노인들에게 본인의 시선을 돌리게 된다. 순수하고, 좀 더 이해심이 많은.
켕지에자프스카는 자신의 작품들 속에서 폴란드 영화에서 보통 말하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해 왔다. 《달걀 Jajko》은 어린이의 외로움, 《까마귀들 Wrony》에서는 친밀함에 대한 절망적인 갈망, 《악마들, 악마들 Diabły, diabły》 은 소외, 《내일은 나아질 거야 Jutro będzie lepiej》는 이루어지지 못한 꿈, 《죽어야 할 시간 Pora umierać》는 노화에 대한 이야기이다.
30년 동안 켕지에자프스카는 자신만의 세계, 우리가 다시 찾고 싶은 영화적 현실을 만들어냈다. 어쩌면 그것은 그 세계로 인도하는 사람이다른 사람에 대한 공감과 예민함을 가진 예술가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Picture display
standardowy (864px desktop)
2018년 폴란드 영화인협회상을 받은 안나 야도프스카 / 사진: Mateusz Włodarczyk / Forum
Picture image
anna_jadowska_forum.jpg
‘인테리아 Interia’지의 아드리안 루자르 Adrian Luzar와의 인터뷰에서 안나 야도프스카는 이렇게 말했다.
Text
"나에게 ‘여성 영화’란 아무 짝에도 쓸데없는, 여성들이 창조하는 것들을 고립시키고, 유치하게 만드는 상표라고 여겨진다. 다행히 현재에는 멋진 아이디어가 가진, 내 생각으로는 남성들보다 더 대담한 여성들이 많고, 영화에서 그들은 한 걸음 앞서 나가고 있다."
야도프스카는 그들 중에서도 가장 대담한 감독일 것이다. 그의 작품은 최근 폴란드 영화에서 구현된 최고의 여성의 초상이다. 《들장미 Dzikie róże》에서는 여성성, 모성, 그리고 남성우월주의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그런 뜨거운 주제에서도 섬세함과 공감 능력을 보여준다. 야도프스카는 시끄러운 대중적 논의에 끼어들지 않고, 십자가를 둘러메지도 않지만, 사람들이 겪는 드라마, 외로움, 공포, 스스로에게 해를끼치는 인간 집단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야도프스카의 영화는 신문 머리기사나 귀에 쏙 들어오는 슬로건으로 만들 수는 없다. 수만 관객이 드는 영화도 아니지만, 대신 관객들에게 그들의 감수성과 지성을 존경하는, 진지한 대화를 제시한다.
야도프스카의 품격과 예술적 감수성을 잘 보여주는 영화는 가장 최근작인 《지붕 위의 여인 Kobieta na dachu》로, 60세의 한 간호사가 평생동안 자신의 갈망과 필요를 무시하고 내내 주변 사람들만 돌봐왔다는 자각을 하는 이야기이다. 야도프스카는 이 영화를 마치 속삭이듯 만들었다. 거대한 프레이즈나, 효과적인 장면 연출도 꾀하지 않는다. 간호사 미라의 진실은 작은 몸짓들에, 두려움에 찬 눈길에, 그가 경험하는 외면적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 변화에 있다는 것을 감독은 알고 있다. 미라 역의 도로타 포미카와 Dorota Pomykała의 연기는 마치 연기 콘서트와 같다. 폴란드 영화에서 페미니즘의 선언이기도 한 이렇게 잘 만들어진 여성의 초상은 오랫동안 없었으며, 쉬운 대중성에서 멀리 떨어진 이야기로 남을 것이다.
Picture display
standardowy (864px desktop)
킨가 뎅프스카 / 사진: Krzysztof Zuczkowski / Forum
Picture image
kinga_debska_forum.jpg
킨가 뎅프스카는 폴란드 대중의 마음을 여는 열쇠를 발견한 감독이다. 감동적이고도 재미있는 영화, 그러면서도 감상적이지도 않고 코미디스러운 유치함이 없는 영화를 만든다. 영화제 심사위원 뿐 아니라 일반 관객의 마음도 움직이는 감독이다. 《내 딸, 암소들 Moje córki, krowy》는 그디니아 영화제에서 기자 상을 받았고, 영화에는 70만관객이 들었다.
우카시 마치에예프스키 Łukasz Maciejewski는 오넷 Onet 포럼에서 킨가 뎅프스카의 영화에 대해 이렇게 쓰고 있다.
Text
"킨가 뎅프스카에게는, 다른 감독들에게 딱 부족한 그것이 있다. 《플랜 B Plan B》의 감독은 관객들을 이해하려고 하고, 그들에게 말을 걸고, 사람들에게 중요하고, 사람들을 아프게 하는 주제들을 건드린다."
자전적인 부분이 있는 영화 《내 딸, 암소들》에서 뎅프스카는 부모님의 죽음과 가장 가까운 사람들과의 화해의 교훈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후의 (조금 덜 성공적인) 《플랜 비》에서는 외로움을 치료하는 방법에 대해 말한다. 뎅프스카는 영화에서의 감정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관객들에게 감정을 토로한다. 예술적 실험과 상업적 펄프 픽션의 갈등이 진행 중인 폴란드 영화계에서 뎅프스카는 두 극단 사이를 질러가는 본인만의 길을 발견해 낸 감독이다.
Picture display
standardowy (864px desktop)
마리아 사도프스카Maria Sadowska / 사진: Rafał Guz / PAP
Picture image
maria_sadowska_pap.jpg
우츠 영화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이미 마리아 사도프스카는 텔레비전의 어린이 프로에서 경력을 쌓았으며, 음악학교를 다니고 미국에서 거주하고 2년 동안 일본에서 춤 히트작을 찍었다. 그러나 사도프스카의 관심은 언제나 영화에 있었다. 우츠에서는 하스 Has, 크룰리키에비치 Królikiewicz, 마르체프스키 Marczewski와 같은 거장을 만났다.
그러나 데뷔작인 《여성의 날 Dzień kobiet》은 누구의 영향도, 영감도 받지 않았다. 사도프스카는 자신의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슈퍼마켓의 상사에게 성폭력을 당한 여직원, 침묵과 폭력의 작당, 이를 용납하는 사회 시스템에 대한 영화이다.
다음 번 영화에서 사도프스카는 억압에 저항하는 여성을 그렸다. 《사랑의 기술 Sztuka kochania》는 폴란드 성의학을 혁명적으로 바꿔놓은 미할리나 비스워츠카 Michalina Wisłocka 이야기이다. 사도프스카의 영화에서 비스워츠카의 일생은 자신의 꿈을 위해 투쟁하고, 자기 목소리로 이야기할 권리를 위해 싸운 여성의 초상이다.
사도프스카 역시 자신의 영화에서 이를 위해 싸우고 있다. 인기있는 이야기들을 영화화하지만 그 안에서 언제나 본인에게 가장 중요한 주제들로 돌아온다.
아그니에슈카 스모친스카 Agnieszka Smoczyńska
Picture display
standardowy (864px desktop)
아그니에슈카 스모친스카 / 사진: Wojciech Olszanka / East News
Picture image
agnieszka_smoczynska_en.jpg
Text
"뭔가 아주 특별한 것이 되거나, 아니면 저열한 포르노가 될 거야."
브워지미에시 니데르하우스 Włodzimierz Niderhaus가 아그니에슈카 스모친스카의 장편영화 데뷔작인 《인어와 함께 춤을 Córki dancingu》 시나리오에 붙인 말이다. 이 영화로 스모친스카가 수상한 상들과 전세계적인 반응 (일본과 미국에서도 상영되었다)을 보아, ‘뭔가 아주 특별한 것’이 나온 것이다.
데뷔작으로 스모친스카는 폴란드 영화계에 진정한 새 바람을 몰고 왔다. 시나리오작가 로베르트 볼레스토 Robert Bolesto와 함께 1980년대 바르샤바를 배경으로 십대의 두 인어들의 에로틱한 사건들을 다루는 뮤지컬을 만들어냈다. 《인어와 함께 춤을》에서 폴란드 사회주의시절의 키치는 낭만적인 발라드에서 나온 모티브들과, 코미디는 멜로드라마와 만나며 이 모든 것이 ‘발라드와 로만스’의 브로인스카Wrońska 자매가 만든 음악의 옷을 입고 나타난다.
스모친스카는 당연하게도 폴란드 영화계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스모친스카는 성공에 안주하지 않았다. 화려한 《인어와 춤을》 이후에는 사회적인 제약에서 탈출하는 여성성에 대한 심리 스릴러인 《푸가 Fuga》를 만들었고, 곧 자신의 첫번째 영어 영화인 《사일런트 트윈즈》를 만들기 위해 카메라 앞에 섰다. 《사일런트 트윈즈》는 폴란드 영화제 중 가장 중요한 행사인 그디니아 영화제에서 2022년 가장 많은 상을 받은 영화가 되었다.
마조리 월레스 Marjorie Wallace 의 동명의 소설 《The Silent Twins》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세련된 형식과 감독의 비전이 돋보이는 기교가 화려한 영화이다. 스모친스카는 이 영화에서 세상과 떨어져 둘만 소통하는 쌍동이 자매를 그린다. 다름과 세상과 소통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이야기에 스모친스카는 효과적인 영화적 코스튬을 더한다. 야쿠프 키요프스키 Jakub Kijowski가 아름답게 만든 시대 사진과 젊은 여주인공들의 개인적인 내면 생활에 활기를 더해주는 야그나 도베시 Jagna Dobesz의 무대 등이다.
Picture display
standardowy (864px desktop)
야고다 셸츠Jagoda Szelc / 사진: Mieczysław Michalak / AG
Picture image
jagoda_szelc_ag.jpg
지금까지 장편 영화는 한 편 밖에 만들지 않았지만, 야고다 셸츠는 그디니아 영화제에서 최고의 데뷔와 시나리오 상을 받았을 뿐 아니라 ‘폴리티카 Polityka’지의 영화 부분 파슈포르트 Paszport 상을 받았다. 《타워, 눈부신 날 Wieża. Jasny dzień》은 최근 폴란드 영화 중 가장 기괴하고도 흥미로운 데뷔작이다. 가족의 사이코드라마가 형이상학적인 호러와 결합되고, 사실적인 관찰은 환영과 얽혀있다.
‘폴리티카’ 지 파슈포르트 상에 야고다 셸츠를 추천하며 마우고자타 사도프스카 Małgorzata Sadowska는 ‘이 젊은 여성 감독은 가족과 폴란드에 퇴마의식을 행하며, 유령들을 초대하고, 트랜스로 이끌고, 사람들과 풍경 속에 자고 있던 에너지를 깨우고, 트라우마를 치료한다. 이 감독이 하는 것은, 영화 연출도 아닌, 진짜 무당의 의식이다. 폴란드 영화계는 이제 자신의 무당을 만난 것이다’ 라고 쓰고 있다.
야고다 셸츠의 데뷔작에 대해서 쓰며 평론가들은 자주 요르고스 란티모스 Yorgos Lanthimos 를 거명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 젊은 폴란드의 여성 감독과 세계적 예술 영화감독은 모두 영화가 가진 형이상학적 힘, 사실주의를 버리면서 세상과 사람에 대한 진실에 접근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타워, 눈부신 날》의 제작비는 약 60만 달러였지만, 전세계 영화제를 재패했고 야고다 셸츠는 영화의 여러 장르를 통합하면서도 서사 양식을 답습하지 않는다는 점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의미의 다중성은 이 젊은 감독의 다음 영화의 특징이기도 하다. 《모뉴먼트》는 원래 우츠 영화학교에서 배우들의 졸업 작품으로 구상된 것이었다. 20명의 배우들, 젊은 연출가들, 약 2만5천달러의 저예산으로 셸츠는 직관과 두려움, 이름붙일 수 없는 어떤 것들이 전통적인 이야기의 논리보다 더 중요한, 퍼포먼스를 연상시키는 영화를 만들었다.
《모뉴먼트》에서 셸츠는 학생 한 무리가 지방의 호텔로 실습을 가는 이야기 속에서, 일하는 장소에서 권력의 관계, 몸, 현대 사회에서의 신성함의 부재 등에 대해 말한다. 셸츠의 음울한 영상 속에서는 밀그램MIlgram과 짐바르도 Zimbardo의 정신병리학적 실험의 여운을 느낄 수 있으며, 영화적 형식 덕분에 《모뉴먼트》는 라스 폰 트리에 Lars Von Trier의 《킹덤》과 같은 형이상학적 호러와 불안감을 가지고 볼 수 있는 작품이다.
Picture display
standardowy (864px desktop)
안나 카제야크 / 사진: Rafał Guz / PAP
Picture image
anna_kazejak_portret_pap_.jpg
우츠 영화학교 학생일 때부터 안나 카제야크은 2004년부터 습작 영화 《너는 여기에 Jesteś tam》 등으로 주목을 받았다. 후에 공동작업으로 탄생한 《젊음의 찬가 Oda do młodości 》 《 사이드트랙 Bocznica》, 폴란드-덴마크 합작 영화인 2014년의 《약속 Obietnica》 등으로 폴란드 영화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여성 감독으로 부상했다. 카제야크은 내면이 부서진 주인공들에 대한 이야기, 낙인 찍힌 인생,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 이야기 전문가이다.
이후의 영화에서는 성숙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이미 카제야크의 장편영화 데뷔작이며 훌리건들의 하위문화를 다룬 《날개달린 돼지들Skrzydlate świnie》에서도 다루어진 주제였으며, 힘들게 어른이 되어가는 십대들에 대한 이야기인 《약속》에서도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 성숙은 또한 카제야크의 최근작인 2022년 《빌어먹을 휘게 Fucking Bornholm》에서도 생각할 주제로 되돌아온다.
카제야크은 이 영화에서 덴마크의 본홀름 섬으로 함께 휴양 여행을 떠나는 40세 친구 집단의 이야기를 한다. 이 친구들의 아이들 사이에서 싸움이 나자 한가했던 캠핑은 사이코드라마로 바뀌고, 야스미나 레자 Yasmina Reza의 희곡 ‘대학살의 신 God of Carnage (폴란스키가 영화《대학살의 신 Rzeź》로 먼저 만든)’ 을 예시로 하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무너지는 비극적 코미디로 전환된다.
Picture display
standardowy (864px desktop)
2017년 유럽영화상 갈라 현장에서 안나 자메츠카 / 사진: Tobias Schwarz / AFP / East News
Picture image
zamecka_anna_en.jpg
2017년 《성찬식 Komunia》이 개봉되자, 안나 자메츠카는 폴란드 다큐멘터리 영화의 희망으로 대두되었다. 이 데뷔작으로 유럽 영화상을받고, 전세계의 주요 다큐멘타리 영화제 (이흘라바 Jihlava에서 로카르노 Locarno, 고양 DMZ 영화제에서 야마가타까지) 에서 40개가 넘는 상을 받고 수상후보로 오른 것을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영화 《성찬식》은 성숙하고도 똑똑한, 따뜻하면서도 감상과는 거리가 먼영화이다.
주인공 14살 올라는 가족이 언젠가는 하나가 되었으면 하는 꿈이 있다. 엄마에게서 버림받고, 지적장애가 있는 남동생과, 인생사에서 실패를 거듭하는 아빠와 살고 있는 올라. 올라는 이 집안의 중심적인 인물이 되어 곧 다가올 동생의 첫영성체가 엄마를 집으로 돌아오게 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올라의 이야기에서 안나 자메츠카는 환상을 버리는 것이 성숙한 어른이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가짜의 말투도, 우월감도, 어려운 말들도 쓰지 않는다. 안나 자메츠카의 영화는 달콤하면서도 씁쓸하고, 유머 감각을 가지고 친밀함과 다른 사람에 대한 그리움의 필요성에 대해 말하고 있다.
출처: Krytyka Polityczna, Onet, Interia, Polityka.pl, "Od Wajdy do Komasy" Barbara Hollender, Warszawa 2014.
저자: 바르토시 스타슈치신 Bartosz Staszczyszyn | 번역: 이지원 | 편집: 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