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바 파슈코비츠(인터뷰어, 이하 에바)
한-폴 프로젝트는 어떠한 계기로 시작되었나요?
마리아 포미아노프스카(인터뷰이, 이하 마리아)
1996년 한국 국제교류재단 장학금을 받아 난생처음 한국에 와서 아쟁, 해금과 같은 전통악기를 배우며 한국과 인연을 맺게 되었어요. 한국에 살며 산조와 판소리를 접하게 되었고, 한국 전통 음악은 처음부터 제 마음을 사로잡았어요.
노래 가사는 하나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정말 훌륭한 경험이었어요. 곡조와 전율이 제 안에 스며들고 음악과 감정이 결합되는 지적인 것을 벗어난 경험을 할 수 있었죠. 무언가 탄생한 것과 같은매우 드문 경험이었어요. 공연이 끝난 뒤, 마치 물 한 잔을 마신듯한 기분이 들기도 하였죠. 한국 아티스트들은 제가 대학에서 배운 모든 것과 반대되는 것을 하였기 때문에 놀라기도 했지만, 정말 매력적이었어요!
저에게 돌파구와 같은 순간이었다고 할 수 있죠. 그때 바로 기회가 생기면 언젠가 한-폴 프로젝프를 해보겠다는 결정을 내리게 되었어요. 1996년 처음으로 기회가 생겨 한국 음악가를 폴란드에 초청할 기회를 얻게 되었고, 루토스와프스키 스튜디오 Studio im. Lutosławskiego와 한국 음악가들이 함께 공연하였죠. 20년 전부터 한국 음악은 폴란드 관객들에게 큰 놀라움을 안겨주었고, 긍정적인 반응과 큰 관심을 불어으켰습니다.
2013년 또 다른 기회로 두 번째로 한국을 방문하였고, 제 음악을 좋게 평가해준 한국 작곡가 류재준씨 덕분에 전주세계소리축제와 인연을 맺게되었습니다. 처음부터 제 목적은 한국과 폴란드의 전통을 한 곳에 녹여내는 것이었고, 더 많은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음악을 통해 이 둘을 결합하기로 하였죠. 쇼팽의 음악과 한국의 아리랑을 결합한, 발전 가능성이 보이는 장기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한국과 폴란드 음악은 같은 리듬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이 프로젝트는 제가 여태까지 해왔던 다른 다문화 프로젝트 중에서도 더 특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폴란드에서는 마주르카 리듬이라 불리는 3박자 리듬은 국악의 특징적인 리듬이자 이 프로젝트의 시발점이기도 합니다.
에바
전주 첫 공연은 언제였나요?
마리아
쇼팽 & 아리랑 프로젝트의 한국 첫 공연은 2014년이었습니다. 한국과 폴란드의 노래, 이 두 문화의 전통 요소를 결합한 즉흥곡을 연주했습니다.
에바
한국 음악가들과 연주는 어땠나요?
마리아
저는 이미 십여년간 비슷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왔기 때문에 연주를 편하게 했어요. 다른 폴란드 연주자들에겐 큰 충격이었지만 말이죠. 한국 전통 악기는 중국, 일본의 것과 다른 방식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소리 또한 매우 다릅니다. 진동의 종류에 따라 악기의 차이가 나는데, 중국, 일본에서 사용되지 않는 한국 악기만의 진동은 아주 깨끗하고 자연스러운 소리를 자아냅니다.우리 폴란드 연주자들이 이 진동과 놀라운 소리를 듣고 의자에서 거의 떨어질 정도로 놀랐어요! 중국, 일본 음악에서는 접하기 힘든 한국 음악의 즉흥적인 면 또한 놀라웠죠.
한국 연주자들에게도 쇼팽 & 아리랑 프로젝트가 쉽지 않은 과제였다고 생각해요. 모두 재능이 뛰어난 훌륭한 아티스트들이었고, 처음부터 제 컨셉을 기꺼이 따라주었어요.하지만 서로 이해하고 특정한 연주를 완성하는데 모두 시간이 좀 걸리기도 하였죠.
에바
2015년 크라쿠프 로즈스타예 페스티벌Festiwal Rozstaje w Krakowie의 공연에서는 어떤 것이 바뀌었죠?
마리아
그때는 모든 것이 전면적으로 바뀌었어요!눈에 보일 정도로 한국인 연주자들이 자유로워 했고, 공연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컨디션 또한 좋아서 무엇이든지 할 수 있었죠. 여기서장기 프로젝트의 의미를 느낄 수 있었어요. 개인적으로 그때 공연이 첫 공연보다 두 배 더 훌륭했다고 생각하고, 특히 저희 콘서트의 판소리 곡을 높게 산 폴란드 관객의 뜨거운 반응이 이를 증명해주죠.
에바
올해는 어떤 공연이 펼칠 예정인지 비밀 공개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마리아
올해 공연에는 춤이 더해질 예정입니다. 몇 년 전부터 안무가이자 크라코비아 단자의 창단자인 로마나 아그넬 Romana Agnel과 콜라보레이션을 하고있어요. 시립 발레단인 크라코비아 단자는 인도, 이란과 같은 나라에서 다문화 공연을 펼쳤죠.
이들은 비슷한 동작에 대한 의식에 의존하는데, 예를 들면 춤에서 볼 수 있는 손 동작의 다양한 의미 비교와 같은 것이에요. 로마나 아그넬은 오래전부터 한국 무용에 관심을 가져왔고, 이를 통해 더 쉽게 한국 무용과 폴란드 무용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에바
쇼팽 & 아리랑 프로젝트의 프로그램이 어떻게 되나요?
마리아
우선 전 세계에서 온 다른 아티스트와 함께 제15회 2016 전주세계소리축제의 개막식 공연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거대한 콘서트홀에서 15팀이 한꺼번에 내는 소리와 우리 무용단의 춤이 어우러져 어떤 공연이 나올지 매우 궁금해요. 제가 아는 바로는 이전 아티스트 간 공동 무대를 펼친 적 없었던 본 페스티벌이 저희 공연에서 영감을 받아 이런 연출을 했다고 들었어요.
쇼팽 & 아리랑 프로젝트는 맨 처음 폴란드와 한국의 곡을 연주할 예정입니다. 그다음 두 국가의 전통 요소, 즉 대화를 담은 곡을 연주함과 동시에 폴란드와 한국의 무용단이 춤을 출 예정입니다. 폴란드와 한국의 음악, 무용에서 우리가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기를 바라고 있어요.
에바
가장 좋아하는 한국 악기는 무엇인가요? 배워보고 싶은 한국 악기는요?
마리아
제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 전통 악기는 대금이에요. 대금은 구조에서 나오는 놀라운 가능성을 가진 훌륭한 악기이죠. 이 악기는 구조를 통해 진동하고, 웅웅거리는 소리와 사람의 목소리와 같은 소리를 내기도 해요! 우리 연주자 중에 대금을 연주하는 훌륭한 연주자분이 있어서 정말 기쁩니다.
에바
전주세계소리축제에 대해서 얘기해주세요. 축제 분위기는 어떤가요?
마리아
이 축제는 영국의 송라인 Songlines 잡지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세계 최고 축제 중 하나예요. 훌륭한 연출을 비롯해서 언제나 도움을 주고 해외 아티스트 케어에 신경 써주는 대규모의 환상적인 자원봉사자도 있죠. 콘서트는 아름다운 옛 도시 전주의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펼쳐집니다.
에바
전주 공연 후, 서울 중심에 위치한 KF 청계천 음악 축제에 참가하신다는 소식 들었어요.
마리아
이번 한국 방문에서 전주 뿐만이 아니라 서울 관객 앞에서 공연을 펼칠 기회를 얻은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중요한 점은 한국 연주자들과 함께 이 페스티벌에서 연주할 것이라는 거죠. 이 공연을 통해 폴란드와 한국의 음악이 지닌 많은 공통점을 보여줄 특별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음악 뿐만이 아니라 한국 무용 요소를 담은 폴란드 춤 공연도 함께 선보일 예정입니다.
에바
한국과 계속해서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인가요?
마리아
그럼요. 내년에는 무용 요소를 더 가미한 쇼팽 & 아리랑을 크라쿠프의 크라코비아 단자 페스티벌 Festiwal Cracovia Danza w Krakowie 무대에 올릴 예정입니다. 기회가 있다면 한국 아티스트들과 함께 크라쿠프뿐만 아니라 폴란드의 다른 도시에서 열리는 공연에 참여하고 싶어요.
모든 한국 관객 여러분 감사드리고, 콘서트에서 뵙겠습니다!
국내 콘서트 프로그램
<전주세계소리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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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 29일 / 저녁 7시 30분
모악당
개막 콘서트 ''Sori from the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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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1일 / 오후 5시
연지홀
쇼팽 & 아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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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2일 / 저녁 7시
소리 스테이지
월드 뮤직 워크숍
<KF 청계천 음악 페스티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