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의 역동적인 연극 현장에서 영감을 얻다 - 배우 캣 킴 인터뷰
나탈리아 코르차코프스카가 바르샤바 스투디오 극장에서 연출한 연극 《알파고_이세돌: 희생 이론》에서 배우 캣 킴 Cat Kim(김원선)은 한국의 바둑 기사 이세돌 9단을 연기하며 인간과 인공지능의 대결을 무대 위에서 새롭게 풀어냈다. 폴란드의 역동적인 연극 환경 속에서 그가 마주한 영감, 그리고 인간과 기술의 관계에 대한 사유를 이번 인터뷰에서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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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_이세돌: 희생 이론》( 리허설 중 캣 킴 / 연출: 나탈리아 코르차코프스카 / 스투디오 극장 / 사진: Krzysztof Żuczkowski / Fo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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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타 스워트빈스카 Edyta Słotwińska(이하 에디타): 그동안 미국과 영국 무대에서 주로 활동하셨는데요, 이번에는 《알파고_이세돌: 희생 이론》 출연을 위해 폴란드를 찾으셨습니다. 나탈리아 코르차코프스카 감독을 비롯한 폴란드 제작진과의 협업은 어떠셨나요?
캣 킴: 10대 시절을 영국에서 보냈지만, 그곳에서 활동한 적은 없고 제 경력의 대부분은 미국 인디 영화계에서 쌓았습니다. 폴란드에 와서 스투디오 극장의 훌륭한 예술가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었던 건 제게 정말 큰 선물이었습니다. 그들의 열린 태도와 협업 방식이 특히 인상적이었고, 그 과정에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리허설을 마칠 때마다 예술적으로 큰 자극을 받았고,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훌륭한 예술가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고, 이제는 그들을 친구라고 부를 수 있다는 게 제게는 정말 큰 행운입니다.
에디타: 공연 중에는 이세돌이 관객과 직접 소통하는 장면이 있는데요, 폴란드 관객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특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을까요?
캣 킴: 매 공연이 모두 달랐어요. 그게 바로 라이브 공연의 매력이죠. 공연 전에는 폴란드 관객들이 비교적 조용하고 절제된 반응을 보일 거라고 들었는데, 어떤 날은 그런 예상이 완전히 빗나가기도 했습니다. 생각보다 감정 표현이 아주 풍부한 분들도 많았고, 심지어 공연 중 상호작용에 직접 참여한 관객도 있었어요. 특히 분홍색 셔츠를 입은 한 여성 관객이 일어나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던 순간이 지금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그 말이 제게 깊은 울림을 주었거든요. 그리고 아주 어린 한 관객의 순수한 반응이 그 자리에 있던 모두에게 즐거움을 안겨준 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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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_이세돌: 희생 이론》(2025) / 연출: 나탈리아 코르차코프스카 / 스투디오 극장 / 사진: Natalia Kaba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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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타: 우리 모두 같은 인간이기에, 알파고와의 대결을 보며 이세돌 9단의 감정에 쉽게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캣 킴님께서는 이세돌 9단과 또 다른 공통점, 바로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공유하고 계시죠. 같은 한국인으로서 이 역할을 맡으셨을 때 어떤 느낌이셨나요?
캣 킴: 한국의 자랑, '쎈돌' 이세돌 9단을 연기할 수 있어 정말 영광이었습니다. 늘 새로움을 추구하는 이세돌 9단만의 창의성과 도전 정신을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한 인터뷰에서 이세돌 9단이 '자신감'에 대해 "해왔던 것이 있기 때문에 제가 해왔던 걸 믿는 거죠"라고 말씀하신 게 기억에 남습니다. 결국, 자신의 노력과 그 노력으로 이뤄낸 성과가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만들어준다는 점이 이번 연극을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에디타: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 벌어진 지도 어느덧 10년 가까이 되었고, 그동안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은 더 가속화되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AI 기술에 둘러싸인 채 살아가고 있는데요, 《알파고_이세돌: 희생 이론》에 출연하시기 전과 후를 비교했을 때, 인공지능을 바라보는 태도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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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 킴: 이번 작품을 통해 앞으로 인공지능과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에 대해 스스로 더 큰 주체성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 연극을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빠르게 변화하는 AI 세상을 그저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멈출 수는 없으니, 차라리 익숙해지는 게 낫겠지' 하는 마음이었죠. 하지만 《알파고_이세돌: 희생 이론》 작품에 출연하면서, 인공지능을 통해 인간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두려움과 동시에 인류가 여전히 스스로의 길을 선택할 수 있다는 희망, 이 두 감정이 모두 깊어졌습니다. 이제는 매 순간 선택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그 인식 덕분에 더 이상 무력한 방관자가 아닌, 의식적으로 탐구하는 사람에 가까워진 기분입니다.
에디타: 혹시 폴란드의 배우나 감독에게서 영감을 받으신 적이 있으신가요? 또 잘 알려지지 않은 폴란드 배우나 감독 중에서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분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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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 킴: 바르샤바에서 리허설을 하던 동안, 폴란드의 활기찬 연극 씬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바르샤바 한 도시에 이렇게나 많은 극장이 있고, 그만큼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는 사실이 정말 놀라웠어요. 특히 미하우 보르추흐 Michał Borczuch와 카타지나 칼바트 Katarzyna Kalwat의 작품, 그리고 그 작품 속에서 마우고자타 하예프스카-크시슈토픽 Małgorzata Hajewska-Krzysztofik과 마그달레나 치엘레츠카 Magdalena Cielecka가 보여준 뛰어난 연기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꼭 이야기하고 싶은 팀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 《알파고_이세돌: 희생 이론》을 만든 최고의 제작진입니다. 연출가 나탈리아 코르차코프스카 Natalia Korczakowska를 비롯해 다니엘 도보시 Daniel Dobosz, 무라카미 히로아키 Hiroaki Murakami, 마야 판키에비치 Maja Pankiewicz, 마르친 펨푸시 Marcin Pempuś, 할리나 라시아쿠브나 Halina Rasiakówna까지, 정말 훌륭한 배우들이 함께했습니다.
인터뷰어: 에디타 스워트빈스카 Edyta Słotwińska | 인터뷰이: 캣 킴(김원선) | 번역 & 편집: AL (2025년 1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