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후보작 <문신을 한 신부님 Boże Ciało> 연출.
폴란드 서부 포즈난 출신의 1981년생 영화감독 및 각본가, 얀 코마사 Jan Komasa.
유명 극장 배우인 아버지 비에스와프 코마사 Wiesław Komasa와 가스펠 그룹 멤버인 어머니 기나 코마사 Gina Komasa 사이에서 태어난 얀 코마사는 베이스 바리톤 성악가 남동생 시몬 코마사 Szymon Komasa와 가수로 활동 중인 여동생 마리 코마사 Mary Komasa로 이뤄진 예술가 집안에서 자랐습니다. 1988년 코마사 가족은 폴란드 대표 연극 연출가 중 한 명인 야누시 비시니에프스키 Janusz Wiśniewski 팀을 따라 포즈난을 떠나 바르샤바에 자리 잡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확고한 자신만의 세계를 가지고 창작에 소질을 보인 얀 코마사는 부모님의 지지 속에 그림 그리기와 음악 감상에 몰두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어떤 누구도 얀 코마사가 폴란드 현대영화계를 대표하는 감독 중 하나로 자리 잡으리라곤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젊은 세대의 예리한 관찰자
대학교에서 1년간 철학을 전공한 코마사 감독은 남들보다는 이른 나이에 결혼하였고,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결혼 후 폴란드 우츠 국립 영화학교에서 학업을 이어가며, 젊은 세대를 지배하는 무관심과 지루함을 예리한 눈빛으로 관찰했습니다.
Text
"미국 컬럼바인 고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과 같은 반에서 공부하던 여학생에게 사람들은 "그가 왜 범행을 했을까?"라고 물었어요. 그리고 여학생이 대답했죠. "아마 지루해서일걸요." 이런 지루함이 폴란드에도 몰려오고 있다는 것을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목격할 수 있었죠. 영화학교를 졸업했다고 말할 때마다 사람들은 제 관심사와 영화에 대한 시각 또는 여태까지 만났던 유명인들에 대해 물어봅니다. 영화 소재를 수집할 때 제 배경과 경력을 과시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죠. 하지만 바르샤바의 유명 사립 학교에서 열린 무도회에 촬영감독과 함께 참가했을 때, 사람들은 관심이 없었어요. 다들 어깨를 으쓱하며 다음 맥주를 마시러 자리를 떠났죠. 그 순간 깨달았어요. 이 아이들을 감동을 주기란 쉽지 않을 거라고. 지루함이 아이들을 지배하고 있었거든요."
Author
- 가제타 비보르차 Gazeta Wyborcza 인터뷰 (2011년 3월 12일)
2003년 코마사 감독은 단편영화 <여기 있어 다행이야 Fajnie, Że jesteś/Good, You're Here>로 영화학교 학생의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칸 국제영화제 시네파운데이션상 3위의 영광을 안았습니다. 졸업 후 감독은 다음과 같은 질문에 직면했습니다. "이다음,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2005년 공동 각본가로 참여한 작품 <환락의 송가 Oda do Radości/Ode to Joy>의 제작자 미하우 크비에친스키 Michał Kwieciński는 바르샤바 봉기에 관한 영화 제작을 권유했지만, 막상 코마사 감독은 현대 사회를 주제로 한 작품에 더 마음이 쏠렸습니다. 하지만 결국 타협 끝에 2008년 <골고타 브로츠와프 Golgota Wrocławska/Golgotha Wrocław>이 탄생했습니다. 실롱스크 반란군이자 애국자인 헨리크 슈페이체르 Henryk Szwejcer와 스탈린 시대 보안국 이야기를 주제로 한 이 작품은 소포트에서 열린 '두 극장 Dwa Teatry 축제' 그랑프리상 수상에 이어 수많은 상을 연달아 받았습니다.
젊은 세대에 다가가다
2011년 <수어사이드 룸 Sala Samobójców/Suicide Room>을 제작하며 코마사 감독은 폴란드 영화계에서 자리를 잡게 됩니다. 실시간 라이브 시스템과 애니메이션을 결합한 뉴미디어로 현대 청소년의 이야기를 그려낸 영화입니다. 커리어를 쌓기에 바빠 자녀에게 소홀한 부모와 위험하지만, 환상적인 인터넷 세상에서 도움을 찾는 청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그디니아, 크라쿠프, 브로츠와프 영화제 수상과 해외 언론에 주목을 받으며, 상업적 부문과 예술적 부문 모두에서 큰 성공을 거둔 폴란드 영화입니다.
3년 뒤인 2014년, "이다음,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코마사는 <바르샤바 1944 Miasto 44/Warsaw 44> 작품으로 대답을 대신했습니다.평소 역사에 열렬한 관심을 가진 것이 아니었지만, 바르샤바 봉기는 학창 시절부터 코마사 감독의 눈길을 사로잡은 유일한 사건이었습니다. 반란과 재난을 동일 선상에 놓은 이 영화 속 시민들은 갑자기 닥친 쓰나미와도 같은 현실에 맞서 생존을 위해 싸움을 이어갑니다.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발발한 봉기는 일종의 희망 없는 싸움과도 같았습니다. 치명적인 전쟁드라마 <바르샤바 1944>는 인간의 창조적 능력을 상징하는 존재이자 인류의 유산이기도 한 도시와 그 속에 파도와 같이 떨어진 힘에 저항할 수 없는 인간들의 이야기를 그려낸 영화입니다. 이 영화 각본을 위해 코마사 감독은 바르샤바 봉기에 대한 모든 자료와 서적을 탐독하였고, 바르샤바 봉기 박물관을 방문하거나 실제 봉기에 참여한 저항군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바르샤바를 재현하기 위해 CGI 기술이 사용되었고, 촬영 기간 또한 실제 봉기가 진행된 기간인 63일간 이뤄졌습니다. 봉기 현장을 실제와 매우 흡사하게 재구성한 것으로 큰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높은 수위의 폭력과 선정성으로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폴란드 국내에서 170만 명의 관객을 기록하며, 큰 성공을 거둔 영화로 기록되었습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코마사 감독은 바르샤바 봉기를 주제로 한 또 다른 작품 작업에 참여했습니다. 1944년 8월 바르샤바 봉기 당시의 뉴스 녹화본에 디지털 채색과정을 거쳐 복원하였고, 이 영상을 자료로 다큐멘터리 <바르샤바 봉기 Powstanie Warszawskie/Warsaw Uprising>가 탄생했습니다. 다큐멘터리에는 당시 현장을 촬영하던 카메라맨 두 형제의 이야기가 뉴스 내용과 함께 담겼습니다. 이 작품은 '바르샤바 봉기 박물관'에서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코마사 감독의 가장 최신작이자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후보에 오른 작품 <문신을 한 신부님 Boże Ciało/Corpus Christi>의 촬영은 2018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소년원을 떠나 사제가 되기로 결심하는 청년 다니엘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영화의 주연배우로는 연기파 배우 바르토시 비엘레니아 Bartosz Bielenia가 참여했습니다. 폴란드 영화계에 발표가 되기 이전부터 큰 관심을 받으며 베네치아 국제영화제에서 세계 최초 개봉 무대를 가졌고, 동 페스티벌의 유로파 시네마 레이블상과 에디포 상을 받았습니다. 폴란드 국내에서는 제44회 그디니아 영화제 기간 최초 상영되었고, 감독상, 각본상과 더불어 총 10개의 상을 받았습니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국제 장편 영화상' 후보작으로 선정되었으나, 아쉽게도 수상의 기쁨은 누리지 못했습니다.
코마사 감독은 본인의 영화와 각본에 드러나는 감독의 영향에 대해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습니다.
"영화 속 인물이 운명에 직면하는 순간을 좋아합니다. [...] 각본에 조금 더 직설적이고 폴란드스러움이 많이 드러나도록 의견을 제시한다고 생각합니다."
필모그래피
학생작품
- <대머리 Łysy/Bold (2002)>
- <프로젝트 패밀리 Projekt Rodzina/Project Family (2003)>
- <여기 있어 다행이야 Fajnie, Że jesteś/Good, You're Here (2004)>: 칸 영화제 MFF 시네파운데이션 3위 수상작
장편영화
- <환락의 송가 Oda Do Radości/Ode to Joy (2005)> - 바르샤바 부분
: 그디니아 폴란드 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2005) / 휴스턴 MFF 플래티넘 어워드 (2007) /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타이거 어워드 노미네이션 (2006) / 콧부스 영화제 대상 노미네이션 (2006) / 시카고 국제영화제 골드 위고 노미네이션 (2006) - <수어사이드 룸 Sala Samobójców/Suicide Room (2011)>
: 그디니아 폴란드 영화제 수상 (2011) / 지포니 발레 피아나 국제 청소년 영화제 수상 (2011) / 제네바 국제영화제 본상 수상 (2011) / 팔리치 국제영화제 최고 감독상 (2011) / 크라쿠프 Off Plus 국제영화제 FIPRESCI 상 (2011) / 브로츠와프 뉴 호라이즌 국제영화제 신인감독상 (2011) / 콧부스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 (2011) - <바르샤바 1944 Miasto 44/Warsaw 44 (2014)>
- <문신을 한 신부님 Boże Ciało/Corpus Christi (2018)>
: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노미네이션 (2019)
다큐멘터리
- <래프팅 Spływ/Rafting (2007)>
TV 극장
- <브로츠와프 골고타 Golgota Wrocławska/Golgotha Wrocław (2008)>
저자: 콘라드 J. 자렝프스키 / 2011년 12월 / 번역: 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