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아 지우바크는 책 50권 이상을 펴내며 5천 장 이상의 삽화를 그려내도 전혀 지치지 않는 일러스트레이터이다. 식물에서 영감을 받아 삽화를 그려내는 지우바크는 자연이 소통을 가르쳐 준다고 강조한다. 아방가르드보다는 클래식한 것과 마음대로 컨트롤할 수 있는 닫힌 공간을 선호하는 작가이다.
에밀리아 지우바크 는 8살의 나이에 광고 회사(zakład reklam 공산주의 시절 명칭으로 오늘날의 광고 대행사와 비슷한 기관)에서 일했던 어머니를 도와 상점 간판 디자인을 시작했다. 루벨스키에주(州) 뎅블린 Dęblin 마을에 있는 그림으로 가득 찬 집에서 성장한 지우바크는 원래부터 화가가 되려고 했는데, 첫 번째 아마추어 작품은 비닐 접착지에 그렸다. 나웽추프 Nałęczów에서 중학교를 다니며 미술을 공부했지만, 스웨덴으로 가족이 이주하면서 중단했고, 나중에 폴란드로 돌아와서는 건설 기술자로 일했다. 이후 순수미술을 공부하는 대신, 포즈난 미술원(현 마그달레나 아바카노비치 예술 대학교 Uniwersytet Artystyczny im. Magdaleny Abakanowicz)에서 그래픽 아트를 공부했다. 2010년 학교를 졸업한 지우바크는 이미 5학년이 되었을 때부터, 일러스트레이션을 전문적으로 그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첫 작품인 인간의 모습을 한 벌레에 대한 연작은 서랍에서 잠자게 되었다.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작품에 대해서만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인터넷에 작품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졸업 후, 만약 만화책 경연 대회에서 우승하지 않았다면, 작가는 아마 폴란드를 떠났을 것이다.
지우바크의 데뷔작은 위트 넘치는 요리책 ⟪편식쟁이를 위한 간식 Gratka dla małego niejadka⟫ (2011)이다. 이 책에서는 요리의 재료가 살아 숨 쉬고, 조리법에는 교육적인 놀이가 따라다닌다. 게다가 당근과의 인터뷰도 읽을 수 있다. 한국에서 열린 CJ그림책 어워드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100선에 선정되면서 동아시아 독자들을 매료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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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아 지우바크 ⟪숲속에서의 1년⟫ / 사진: 출판사 나샤 크시엥가르니아
가장 크게 인정받은 책은 에밀리아 지우바크가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숲속에서의 1년 Rok w lesie⟫ (2015)으로, 사계절의 변화에 따라 자연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대한 지식을 그림으로 시각화한 책이다. 사건의 배경이 되는 고정적인 숲의 일부분이 이야기의 기본 배경이며, 이야기의 숲속 주인공들은 이후 출간된 후속편에서 다르게 행동한다. 각각의 일러스트레이션은 상세 묘사, 카드 공간의 과감한 활용, 가장 작은 요소들을 그림으로 묘사해 내는 정확성이 깊은 인상을 만들어낸다. 이 작업에는 수백 시간이 소요되었고, 동물의 행동은 전문가의 의견을 들었다. ⟪숲속에서의 1년⟫ 에서는 닫힌 공간을 작가가 완벽하게 활용하고 있으며, 매우 사랑하고 있다는 것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 팔꿈치는 잘못 구부러진다. Ten łokieć źle się zgina⟫에 실린 세바스티안 프롱츠키에비치 Sebastian Frąckiewicz 와의 인터뷰에서 작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책 하나를 펼쳐 놓고 몇 시간이고 앉아 있으려면 새로운 것을 찾아내고, 나중에 다시 돌아와서 읽었을 때 다시 또 다른 새로운 것이 보여야 합니다. 작업이 끝났을 때는,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어요. 다행히 저는 어디에 무엇이 있어야 하는지 정확하게 적힌 개요 노트를 갖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저는 미쳐버릴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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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아 지우바크 ⟪공포⟫ / 사진: 아담 미츠키에비츠 문화원
지우바크의 일러스트레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감정과 빛의 도움으로 더욱 분명해지는 분위기이다. 빛은 디테일을 드러내거나 무언가를 숨기는 역할을 하는데, 마들레나 셸리가 Madlena Szeliga가 글을 쓴 책 ⟪공포 Horror⟫ (2018)에서는 블랙 유머가 공포를 완화시킨다. 각각의 삽화에서 주인공은 보통 한 개의 채소 또는 과일이며, 이를 둘러싸고 세계가 형성되어 있다. 고추는 불 속에서 볶아지며, 잘게 썰린 바나나는 과일과 식물에게 둘러싸여 도마 위에 의식을 잃은 채 누워 있다. 당근은 마지막 힘을 다해 뿌리를 뽑히지 않기 위해 버티고 있다. 지우바크의 작품은 사실주의 정신을 담고 있으며, 살아 있는 식물조차 추상적이지 않게 느껴진다. 프셰미스와프 베흐테로비치 Przemysław Wechterowicz의 책 ⟪저를 안아 주세요 Proszę mnie przytulić⟫ (2013)를 읽을 때는 공포, 고독, 그리고 기쁨과 안도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작가는 이 책에서 더욱 섬세하게 삽화를 그려내 무거운 이야기를 조금 가볍게 느낄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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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아 지우바크 ⟪공포⟫, 사진 아담 미츠키에비츠 문화원
지우바크는 빛이 들어오는 공간, 반사 및 반그림자가 역할을 하는 어두운 이야기에서 빛의 지배자가 된다. 스웨덴 작가 마르틴 비드마르크 Martin Widmark의 책 ⟪잠에서 깨어난 집 Dom, który się przebudził⟫ (2017), ⟪행복의 나라의 막대기 하나 Tyczka w Krainie Szczęścia⟫ (2017)에서와 같이 색상은 차분하고 음울하다. 메리 노턴 Mary Norton이 ⟪마루 밑 바로우어즈 The Borrowers⟫ 시리즈에서 보여준 것처럼 색채는 이야기의 분위기 전환을 알리고, 기쁨과 평온함을 이끌어 내고, 모험을 의미한다. 스웨덴 작가의 책에 그린 지우바크의 일러스트레이션은 국제 협력의 성공적인 예이다. 해외에서 들어오는 협업 요청 건으로 이 폴란드 일러스트레이터는 명성을 얻었고, 그의 인상적인 그림 스타일은 프랑스, 오스트리아, 스웨덴의 독자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식물은 작가의 거의 모든 일러스트레이션 작품에서 나타나는 모티브이다. 바르바라 코스모프스카 Barbara Kosmowska가 글을 쓴 ⟪나쁘지 않은 풀Niezłe ziółko⟫ (2016)에서는 책의 제목으로 사용되었고, 코스모프스카의 또 다른 책 ⟪트루 Tru⟫ (2016)에서는 이민자인 토끼 '트루Tru' 가족이 클로버 아래에 사는 등, 이야기가 벌어지는 배경으로 쓰이기도 한다. 특히 작가 자신이 글을 쓴 책 ⟪특별한 우정. 식물과 동물의 세계에서Niezwykłe przyjaźnie. W świecie roślin i zwierząt⟫ (2018)에서 식물은 전체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중심 사상으로 사용된다. 작가는 그림을 나뭇잎, 줄기 또는 꽃의 장식 패턴으로 테두리를 만들어 액자처럼 그리는 것을 즐긴다. ⟪야생생활 Dzikie Życie⟫에 실린 그제고시 보제크 Grzegorz Bożek과의 인터뷰에서 작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자연은 모든 어린아이들이 소통을 배울 수 있게 합니다. [...] 저는 보편적이고, 낡지 않으며, 변치 않는 주제에 대한 큰 열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연보다 더 영원한 것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지우바크는 ⟪가가 Gaga⟫, ⟪프셰크루이 Przekrój⟫, ⟪프프로스트 Wprost⟫, ⟪아트 앤 비즈니스 Art&Business⟫등의 잡지에도 삽화를 그린다. 폴란드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IBBY) 선정 2018년 올해의 책 부문 입선 및 솔리가토 상 Soligatto (2019)을 수상하는 등 다양한 도서, 일러스트레이션 경연에서 입상했다. 전보다 자주 종이와 크레파스를 내 들기도 하고, 유행을 따르는 것은 아니지만, 보통 디지털 작업으로 작품활동을 한다.
국내에 출간된 에밀리아 지우바크의 책:
- ⟪잠에서 깨어난 집 Dom, który się przebudził⟫ (2017) | 글: 마르틴 비드마르크, 그림: 에밀리아 지우바크 | 번역: 이유진 | 출판: 고래이야기 (2020)
- ⟪놀라운 동물 건축가의 세계 Co budują zwierzęta?⟫ (2020) | 글, 그림: 에밀리아 지우바크 | 번역: 김영화, 감수: 조신일 | 출판: 라이카미 (2021)
- ⟪언제나 함께 Na zawsze przyjaciele⟫ (2018) | 글: 프셰미스와프 베흐테로비치, 그림: 에밀리아 지우바크 | 번역: 초록햇비 | 출판: 노랑꼬리별 (2022)
저자: 아그니에슈카 바른케 Agnieszka Warnke / 번역: Jung (2022년 8월) / 편집: 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