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크리스마스를 밝히는 성탄 구유 '숍카' 전통
크라쿠프의 화려한 성탄 구유 '숍카' 제작 전통은 성곽 건축에서 차용한 장식적 요소와 예수 탄생 장면, 화려한 인형극 무대, 그리고 정치 풍자를 위한 유희적 공간이 결합해 만들어진 매우 독특한 문화이다.
매년 12월 첫 번째 목요일 아침이 되면, 크라쿠프 시민들, 구유 제작자와 그 가족들, 관광객, 방송 촬영팀이 론리 플래닛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 10선'에서 1위를 차지한 크라쿠프 중앙광장에 있는 아담 미츠키에비츠 동상 앞에 모여든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반짝이는 장식으로 꾸며진 수공예 성탄 구유 '숍카 szopka'가 줄지어 빛을 뿜어내는 장관을 마주하게 된다.
다채로운 색감과 화려한 장식을 갖춘 성탄 구유 '숍카' 는 크라쿠프에서만 열리는 '크라쿠프 구유 경연대회 Konkurs Krakowskich Szopek'의 주인공으로, 그 전통은 1937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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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쿠프 아담 미츠키에비츠 동상 앞의 숍카 / 사진: Andrzej Janikows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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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숍카'는 크라쿠프를 축소해 놓은 듯한 작은 세계로,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성모 대성당 Bazylika Mariacka의 두 탑과 바벨 성 Zamek Królewski na Wawelu, 직물회관 Sukiennice, 그리고 바르바칸 Barbakan을 재현한다. 1층에는 역사적 인물과 현대 정치인, 예술가, 그리고 바벨 언덕의 용처럼 크라쿠프 전설 속 인물들을 형상화한 작은 인형들이 자리한다. 폴란드의 가톨릭 전통을 은근하면서도 인상 깊게 드러내는 베들레헴 장면은 작은 무대 위 2층 공간에 배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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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쿠프 구유 경연대회 2층 전경 / 사진: Piotr Tumidajski / Fo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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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화려한 축제에 출품되는 '숍카'는 몇 센티미터에 불과한 초소형 작품부터 호두껍질이나 성냥갑에 들어갈 만큼 작은 것들, 그리고 수 미터 높이의 궁전을 연상시키는 대형 작품까지 실로 다양하다.
정오 무렵, 중앙광장을 내려다보는 성모 마리아 대성당의 탑에서 헤이나우 Hejnał 나팔 소리가 울려 퍼지면, 사람들은 자신들이 만든 숍카를 손에 들고 크라쿠프 역사박물관으로 이동해 심사위원단에 작품을 제출한다. 결과는 사흘 뒤 발표되며, 출품작들은 이듬해 2월 말까지 박물관에 전시된다. 작은 크기의 소형 숍카는 크라쿠프 중앙광장 시장에서도 기념품으로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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숍카 제작 과정은 겉으로 보이는 만큼이나 만만치 않다. 숙련된 장인만이 할 수 있는 작업은 아니지만, 한 작품을 완성하려면 보통 1년 가까운 시간이 필요하다. 아폴로 13 모형처럼 조립 설명서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난감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초보자들을 위해 기본부터 익힐 수 있는 특별 워크숍이 마련되기도 한다.
제작에는 목재, 골판지, 유리, 강철, 점토, 플라스틱, 석고솜, 화려한 금속 포일까지 어떤 재료든 사용될 수 있다. 완성된 구조물 안에는 전선과 각종 기계 장치, 연결축과 관절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어둑한 조명 속에서 작은 인형들과 장치들이 움직이며 마치 살아 있는 듯한 생동감을 더한다.
제출된 작품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숍카는 대체로 수년간 경연에 참여해 온 베테랑 제작자들의 손에서 탄생하며, 공개되지 않은 그들만의 기법이 담겨있다. 하지만 매년 출품되는 120~160점 가운데에는 학생들과 청소년들이 만든 작품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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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들은 전통과의 연관성, 장식성과 창의성, 색채 구성, 사용된 인형의 종류, 건축적 요소, 그리고 움직이는 동적 장치 요소 등 여러 기준에 따라 심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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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용 크라쿠프 성탄 구유 (1934년) / 사진: N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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숍카 제작 전통은 19세기에 탄생했다. 동절기에는 공사가 중단되어 일감을 찾기 어려웠던 목수와 벽돌공들이 겨울을 나기 위한 방편으로 만들기 시작한 것이 그 기원이다.
크라쿠프 최초의 성탄 구유 제작 경연대회 / 사진: NAC
첫 번째 경연은 1937년 12월 21일에 열렸다. 우승자는 39세의 벽돌공 스타니스와프 폴락 Stanisław Polak이었고, 상금과 함께 지역 제과점에서 제공한 슈트루델 다섯 개와 케이크 두 개가 부상으로 주어졌다.
이 행사는 나치 독일 점령기 동안 중단되었다가 1945년 12월 21일 다시 재개되었다. 1946년부터는 크라쿠프 역사박물관이 경연의 주관을 맡아오고 있으며, 2018년에는 크라쿠프의 특별한 숍카 제작 전통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공식 등재되었다.
저자: Mai J. (2013년 12월 23일) | 편집: LD (2019년 12월) | 번역: AL (2025년 1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