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라드 제비예츠키 Conrad Drzewiecki - 폴란드 무용의 새로운 시대의 시작
1973년 9월 12일 전설적인 안무가 콘라드 제비예츠키가 폴란드 무용단 (포즈난 발레 Polski Teatr Tańca – Balet Poznański)을 설립했다. 폴란드 무용단PTT은 관객들에게 열려있는, 고전과 현대적인 트렌드를 기발하게 결합하여 볼 수 있게 한 무용단으로, 뛰어난 솔리스트 팀으로 이루어져있다. 공연에서는 고전적인 오케스트라 연주 대신에 쇼팽, 바흐, 베토벤, 미에치스와프 카르워비치 Mieczysław Karłowicz 보이치에흐 킬라르 Wojciech Kilar, 비틀즈와 핑크 플로이드의 음악의 녹음을 사용한다. 하지만 소련 발레의 화려한 업적을 알고 있지만, 철의 장막으로 다른 세계 무용을 알고 있지 못했던 폴란드 관객들은 고전 무용의 딱딱한 규칙을 깨는 것을 이해할 수 없는 상태였다. 바로 그 시기, 무용에서의 혁명은 폴란드 서쪽 국경에서도 싹트고 있었는데, 피나 바우슈 Pina Bausch가 부퍼탈 시립무용단 Tanztheater Wuppertal의 예술감독이 되어 세계 극장 무용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장(章)을 열었던 것이다. 1987년에 처음으로 폴란드 브로츠와프 Wrocław를 방문한 피나 바우슈는 폴란드 관중에게 자신의 작품 중 가장 중요하고 역사적인,‘봄의 제전’을 선보인다. 폴란드 무용계는 충격에 휩싸였으며, 이는 이후의 폴란드 무용가들의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
콘라드 제비예츠키의 재능과 아이디어는 특정한 정치적, 예술적 상황에서 성장했다. 제비예츠키의 미학적 탐구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현대적이고 재즈 적인 형태를 폴란드 무용에 더하며 폴란드 무용을 개혁했다. 졔비예츠키의 ‘불새 Ognisty ptak’, ‘아다지오 사 단조 Adagio na smyczki i organy’, ‘죽은 황녀를 위한 파반느 Pawana na śmierć Infantki’, ‘중국의 이상한 관리 Cudowny Mandaryn’ ‘크쉐샤니 Krzesany’, ‘예스터데이 Yesterday’등은 이미 전설적이며 많은 공연들이 영화로 각색되었다.
1987년 이후 콘라드 제비예츠키가 남긴 전통과 유산은 그의 제자인 에바 비치호브스카 Ewa Wycichowska가 전세계적인 성공을 거두며 그 전통을 이어 나가고 있다. 비치호프스카는 우치 발레단에서 오랫동안 솔리스트 생활을 했으며 60편 이상의 안무를 맡았다. 비치호프스카의 초청으로 마츠 엑 Mats Ek, 오하드 나하린 Ohad Naharin, 요시 베르그Yossi Berg, 비르기트 쿨베르크 Birgit Cullberg 등의 거장들이 포즈난 무용단을 방문했다. 에바 비치호브스카가 포즈난 무용단을 총괄하고 있을 때, 포즈난은 폴란드에서 가장 활발한 무용 축제와 워크샵, 안무의 장이 되었으며, 다음 세대의 예술가들을 탄생시키는 역할을 했다. 무용의 역사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바로 이 90 년대 초반을 폴란드에서 진정한 현대 무용이 시작된 시기로 본다. 왜냐하면 폴란드의 무용은 아방가르드 극장도 관련이 있는데, 타데우슈 칸토르 Tadeusz Kantor, 예쥐 그로토프스키Jerzy Grotowski, 유제프 샤이나 Józef Szajna, 보이치에흐 미슈로 Wojciech Misiuro, 헨릭 토마셰프스키Henryk Tomaszewski등 연극과 연결되었던 예술가들의 활동과의 관계와 영감이 폴란드 현대 무용에 중요한 역할을 미쳤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롱스크 무용극단 Śląski Teatr Tańca - 우민스키 Łumiński 의 폴란드 테크닉
비교할 수 없는, 혁신적인, 독특한. 폴란드 국내와 외신 미디어들이 1991년 광산도시인 비톰Bytom에 설립된 실롱스크 무용극단에 대해 쓰는 수식어들이다. 아홉 명으로 구성된 실롱스크 무용극단은 미국, 이스라엘, 인도, 캐나다, 독일, 헝가리, 스위스 등 가는 곳마다 환영을 받았다. 새로운 안무와 포드할레Podhale, 쿠르피에 Kurpie, 루블린 Lublin 등의 폴란드의 각 지역 민속과 전쟁 전 유태 문화를 바탕으로 한 개성적이고도 독창적인 스타일은 이 실롱스크 단체를 폴란드의 가장 중요한 무용단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우민스키의 서정적인 스타일이 이 무용단의 비범한 육체적인 아크로바틱 기술과 합쳐져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독특한 브랜드로서 인정을 받았다. 이렇게 탄생한 폴란드 문화의 강력한 브랜드는, 마술적 힘으로서의 종교 의식과, 신에 대한 숭배, 우민스키의 테크닉이 결합된 것이다. 이 단체의 주목할 만한 특징은 루바토 및 비대칭 펄스이다. 지금까지 폴란드에서 그 유례가 없는 춤의 정신에 대해 우민스키는 요안나 레시니에로프스카 Joanna Leśnierowska와의 대담에서 이렇게 밝힌 바 있다.
우리는 현대 무용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발레는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나에게 무용은 삶의 방식, 철학의 방식의 일부이다. 무용은 여러 분야의 예술을 매우 열려있는 방식으로 합쳐놓은 것이라, 누구나 자신의 세계관, 지식, 의견에 따라 자신의 생각을 실현할 수 있는 형태이다. 공식이 엄격하고, 사실 제대로 공연하기만 하면 성공이 보장된 발레와는 다르다.
우민스키의 초청으로 비톰으로는 국제적 명성의 안무가들과 무용단들이 찾아왔고, 국제회의, 축제 및 워크샵이 열리기 시작했다. 곧 크라쿠프 연극학교Państwowa Wyższa Szkoła Teatralna im. Ludwika Solskiego소속으로 폴란드 최초로 무용극 배우과 Wydział Aktora Teatru Tańca가 설립될 예정이다. 최근 실롱스크 무용 극단의 20주년 공연에서는, 전쟁 전 폴란드 무용가 폴라 니레인스카 Pola Nireńska의 안무를 재구성한 ‘애가哀歌. 니르게 Pieśń żałobna. Nirge, 1997’ 아비 카이저 Avi Kaiser, 마르크 하임 Mark Haim, 멜리사 몽테로스 Melissa Monteros 힐케 디메르 Hilke Diemer 같은 무용가의 새로운 작품을 볼 수 있었다. 많은 무용가들에게 실롱크스 무용극단의 교육 및 예술 활동은 세대적인 경험이며, 체제 전환 후에 설립되는 관 주도의 무용 기관에도 영향을 미친다. 비톰와 포즈난 뿐만 아니라 1993년부터는 그다인스크Gdańsk가 현대 무용으로 유명하다.
다다 극단 Dada von Bzdulow - 우리가 춤추는 극단
다다 극단은 무언극 배우 레셱 브즈딜 Leszek Bzdyl에 의해 창립되었다. 그러나 처음으로 생긴 폴란드 정규 극단 중 하나인 다다의 독특한 스타일은 다다이스트들과 문학가들의 영향을 받았으며, 특히 폴란드 작가인 비톨드 곰브로비츄Witold Gombrowicz를 추종한다. 20주년을 맞는 다다 극단은 움직임과 춤, 재즈 즉흥 댄스, 연극적인 연기와 문학의 인용 등으로 구성된 40편 이상의 작품을 전세계적인 인정을 받으며 무대에 올렸다.
브즈딜의 극단은 안나 스텔레르 Anna Szteller, 필립 샤타르스키 Filip Szatarski와 같은 젊은 무용가의 세대를 길러내며, 그다인스크, 소포트, 그디니아 세 도시의 무용 씬의 폴란드에서의 입지를 더욱더 탄탄히 다졌다.
스타리 브로바르 Stary browar (옛 양조장)의 새로운 무용
스타리 브로바르는 폴란드 무용 지도에 있어서 독특한 장소이다. 특별히 고안된 공간이 무용만을 위한 전용 공간으로 마련되어 있으며, 최근 폴란드 현대 무용 프로젝트 중 가장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안무와 교육 스튜디오가 현대적인, 몇 층에 이르는 공간에 자리하고 있다. 바로 이곳에서 가장 흥미로운 무용 프로젝트들이 나오고 있으며, 큐레이터 요안나 레시니에로프스카 Joanna Leśnierowska 의 지도 하에 젊은 무용가들은 전문적인 무대에 첫발을 디디며, 전 세계의 저명 안무가들과 교육자들은 레시니에로프스카의 초대로 바로 이 곳에서 대담한 실험을 펼치며 폴란드 무용 예술에 새롭고 비판적인 시각을 더하고 있다.
극예술의 변방으로 간주되었던 무용 분야에서의 뒤쳐진 부분을 따라잡으려는 이 시도가 포즈난에서 2006년에 시작된 이래, 포즈난은 현대 폴란드 무용에서 가장 중요한 도시로 기능하고 있다.
스타리 브로바르의 혁신적이고 실험적인 공연과 무용 설치예술은 소품의 도움도, 연극적 무대도 필요로하지 않는다. 조나단 버로우즈 Jonathan Burrows를 따라 요안나 레시니에로프스카가 한 말과 같이, ‘무용에는 다리 두 개, 팔 두 개 그리고 무엇보다도 머리가 있으면 된다.’ 조명과 공간, 음악, 그리고 가끔 공연자들과 자리를 바꾸기도 하는 관객은 필요하다. 폴란드에서 처음으로 무용가들을 위한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만든 것 외에도 레시니에로프스카는 폴란드에서는 드물게 폴란드 무용 대회 Polska Platforma Tańca를 다시 조직하여 재능있는 젊은 무용인들을 홍보하고 있는데, 이는 안무가들이 큐레이터, 해외 프로듀서, 무용 비평가들과 직접 만날 수 있는 자리이다.
2003년 레시니에브스카와 나탈리아 드라가닉 Natalia Draganik은 폴란드 무용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그룹으로서 비평가들에게 인정받은 체조 협회 Towarzystwo Gimastyczne를 만들었다. 예술적이고 대담한 활동의 결과로 규정하기 힘들며 실험 미술과 연극의 경계선에 놓여있으며, 자주 작가의 내밀한 경험을 인용하는 공연들이 펼쳐진다. 그러한 예로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시적인 공연인‘오른쪽 반구 Prawa Półkula’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오른쪽 반구’를 만든 사람은 암스테르담의 School of New Dance Development에서 교육을 받은 마리시아 스토쿼사 Marysia Stokłosa인데, 그는 시각적 상상력, 공간감, 음악적 감수성 등을 책임지는 우뇌의 움직임을 찾는다. 그러나 공연에서는 무용가의 유연함을 과시하는 대신, 관객들은 전혀 다른 방법으로 춤을 이해하게 되는데, 예를 들면 눈꺼풀의 부드러운 움직임을 통해서이다. 스타리 브로바르의 ‘옛 양조장에서의 새로운 무용’ 프로그램은 개념 무용, 철학 무용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젊은 세대의 무용가들을 탄생시켰다. 작년 레나타 피오트로브스카 Renata Piotrowska, 프린지 페스티발에서 성공적으로 데뷔한 알렉산드라 보리스 Aleksandra Borys, 아니타 바흐 Anita Wach, 포즈난 센터의 활동을 시작하는 야누쉬 오를릭 Janusz Orlik 등이 그들이다.
세계에서 교육을 받은 젊은 폴란드 세대
현대 무용의 독창적인 언어를 찾고 무용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을 채우기 위해 여러 젊은 예술가들이 벨기에,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과 같은 외국의 예술학교에서 유학을 했다. 폴란드로 돌아오기로 결정한 이들은, 국제적인 경험을 살려 서방에서 유행하고 있는 예술가 공동체와 여러 무용 그룹을 설립했다. 벨기에 P.A.R.T.S에서 실력을 쌓은 폴란드 안무가로, 외국에서부터 가장 재능 있고 젊은 세대로 인정받은 카야 코워지에츠크 Kaya Kołodziejczyk와 같은 안무가는 폴란드 민속에서 영향을 받은 현대적인 안무 (쉬마노프스키 Szymanowski의 하르나시에 Harnasie는 산악 스키 점프대인 비엘카 크로키에프 Wielka Krokiew에서 공연되었다)로 현대무용의 안무에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했다. 재즈와 일본 부토 춤, 자코파네 민속의상과 현대적이고 역동적인 움직임 같은 서로 다른 스타일과 장르, 미감이 세련된 취향과 대담함으로 결합되어 있다.
시각예술, 미술, 무용과 퍼포먼스의 경계에서 활동하는 피오트로프스카 역시 스타리 브로바르와 함께 작업한다. 공연에서 영화와 관객들과의 즉흥적인 접촉을 이용한다. 2008년 포즈난 무용 대회에서 선보인 자신의 가장 유명한 작품인 ‘원수와 함께 춤을 Tańcząc z wrogiem’ 는 현대 문화에 대한 코멘트를 담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폴란드 현대 무용의 견인차는 또한 생긴지 얼마 되지 않은 바르샤바의 예술가 공동체인 첸트룸 브 루흐 Centrum w ruchu (움직임 속에서의 중심)과 역시 바르샤바의 테아트르 타인차 자비로바니아 Teatr Tańca Zawirowania 의 무용가들로, 아그니에슈카 글린스카Agnieszka Glińska와의 극 협업작업을 통해 잘 알려진 베로니카 펠췬스카 Weronika Pelczyńska, 이자벨라 쇼스탁 Izabela Szostak, 카롤 티민스키 Karol Tymiński, 라모나 나가프췬스카 Ramona Nagabczyńska 등이다. 또한 2001년 한나 스트쉐민스카 Hanna Strzemińska가 창단한 이래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루블린 무용단 Lubelski Teatr Tańca과 퍼포먼스와 무용을 결합한 토마슈 바잔 Tomasz Bazan의 실험적인 단체인 마트 프로젝트 무용단 Teatr Maat Projekt 가 위치한 루블린 역시 폴란드 무용에서 중요한 곳이다.
저자: 안나 레계르스카 Anna Legierska
율리아 호췩 Julia Hoczyk, 요안나 레시니에로프스카, 안나 크룰리차 Anna Królica 등이 쓴 포털 싸이트 taniecpolska.pl의 아티클을 바탕으로 하여 씀.
번역: 안나 디니에이코 Anna Diniejko, 이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