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 폴란드 시대의 체제저항 록
굽히지 않고 현실에 저항하는 록의 정신은 80년대 폴란드 록 그룹들이 원하던 바로 그것이었다. 제 1서기장이었던 브와디스와프 고무카 Władysław Gomułka 가 사상의 자유를 억압하려고 했던 60년대에도, 쳬르보노-챠르니 Czerwono-Czarni, 쳬르보네 기타리 Czerwone Gitary, 쳬스와프 니에멘과 아크바렐레 , Czesław Niemen i Akwarele, 브레이크 아웃 Breakout, SBB 같은 록 그룹들이 체제의 강권에 맞섰다. 권력에 의한 억압은 예술적 열기의 바탕이 되었다. 어느 정도까지는, 체제가 예술가들을 억압하는 것이 마치 창작열을 자극하는 듯 보일 정도였다. 1981년 계엄령이 시행되자, 반체제적인 폴란드의 그룹들은 분노로 가득 찼으며, 그 분출구는 음악이었다. 1989년, 그 분노는 보상을 받았다. ‘자유노조’ 와 레흐 바웬사 Lech Wałęsa 덕분에 폴란드에는 민주화가 찾아왔으며, 새로운 역사 속으로 진입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음악에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갑자기, 권력의 억압 없이 예술적 열기는 더 이상 끓어오르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 것이다. 아무도 더 이상 음악을 하지 않았다. 좋은 음악 말이다.
플라스틱 90년대
90년대의 대부분, 폴란드 음악 신에서는 아무런 주목할 만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 서방의 영향을 지나치게 받은 창작 유행만이 만연했다. 비슷비슷한 노래들이 공장에서 찍어내듯 유행했고, 귀 따가운 헤비 메탈과 전혀 새롭지 않은 힙합의 시대였다. 음악 산업의 측면에서는 음반 판매의 이익을 공정하게 나눌 해결책도 제시되어 있지 않았으며, 실험적이고 돈이 될 것 같지 않은 작업은 피해가며 주류의, 확실한 이익을 가져올 만한 작업에만 투자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2001년, 스트록스 The Strokes가 <Is this it>음반을 내며, 세상에 록은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을 알리게 된 것이었다. 이 음반은, 일회성의 주류 음악들, 디스코, 테크노, 엘렉트로 외의 다른 음악들의 존재 가치를 알려주기도 했다. 인터넷의 발달 또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모두가 모든 종류의 음악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아이들은 이제 음악을 듣는 것뿐 아니라, 자기 음악을 만들어내고 싶어하게 되었다. 곧 인디음악의 세계적인 유행이 폴란드에도 다다랐다. 최근 5년을 돌아보면 폴란드의 인디 음악 신 역시 차차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재능 있고도 세련된 음악 그룹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브로트카 Brodka, 아미리안 Amirian, 마르첼 marcell – 매혹적인 인디
얼터너티브 팝 또는 아방가르드 팝이라고 불리는 장르가 대중들의 인정을 받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이 장르에서 활약하는 것이 모니카 브로트카 Monika Brodka와 가바 쿨카 Gaba Kulka이다. 스타일과 인기 면에서 데뷔 초기의 그웬 스테파니와 비교할 수 있겠다. 브로트카는 좀 특이한 경우인데, 사실 오디션 프로그램인 ‘아이돌’ 덕분에 사실상 진정한 가수로서의 길을 걷게 되었으나, ‘아이돌’의 과거를 없애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브로트카의 독창적이면서도 민속 음악을 새로 해석하는 창법은 60년대 팝의 영향을 받은 악기들을 배경으로 멋지게 어울린다.
변화의 첫 번째 신호 이후, 많은 음악인들이 자신의 독특한 소리를 찾을 용기를 얻었다. 갑자기 유럽 음악 신의 정상 역시 옛날처럼 너무 멀어만 보이지는 않게 된 것이다. 인디 팝의 여성 가수들인 율리아 마르첼 Julia Marcell, 이자 라흐 Iza Lach 카리 아미리안 Kari Amirian 등의 작품들은 리케 리나 다른 스칸디나비아의 가수들을 연상시킨다. 마르첼, 라흐, 아미리안은 모두 각종 페스티발에서 굉장한 인기를 모으고 있으며, 폐쇄적으로 유명한 미국 시장 진출도 노력하고 있다. 이자 라흐는 이미 꽤나 성공을 거두어 스눕 독의 ‘Set it off’에서 피쳐링을 맡기도 했다.
세계 정상에서의 캄프! Kamp!
폴란드 인디 신은 아직 젊다. 그러나 굳건한 의지를 가지고 있으며 매우 다양하다. 여러 음악의 장르를 수용하고 있기도 하다. 우선 전 세계에서 인기가 많은 포스트 개리지 록 장르를 예로 들었을 때, 푸스트키 Pustki, 버블 파이 Bubble Pie, 브로큰 베티 Broken Betty, 블랙 테잎스 The Black Tapes, 롤리팝스 The Lollipops, 킴 노박 Kim Nowak, 샤이니 비츠 Shiny Beats 등의 얼터너티브 그룹 등이 하고 있다. 이들은 폴란드의 옛 록 그룹들의 전통을 계승하는 동시에, 그렇게 반항적이지는 않지만, 섹스 피스톨즈의 음악에도 영향을 받았다. 이들 중 가장 정상의 그룹을 들자면 캄프! Kamp! 일 것이다. 캄프의 작품들은 전자악기와 마카베스, 아크틱 멍키즈, 메트로노미 등의 음악에 영향을 받은 록에 기초하고 있다. 이러한 악기들의 소리에 더해지는 것은 마치 큐어의 로버트 스미스와 뉴 오더의 버나드 섬너를 합친 것 같은 목소리의 보컬이다. 캄프!는 아마 전세계 정상의 그룹들과 겨룰 수 있을 것이다. 마이스페이스의 캄프! 페이지에 어떤 팬이 게시한 코멘트, ‘캄프! 시팔 최고!’ 라는 말처럼.
민속풍으로 그리고 그 외 – 카펠라 제 브시 바르샤바 Kapela ze Wsi Warszawa, 파리스테트리스 ParisTetris
네오 포크는 얼터너티브 음악의 또 다른 중요한 장르이다. 포크음악의 부흥은 ‘카펠라 제 브시 바르샤바 Kapela ze Wsi Warszawa’와 ‘구우랄 Gooral’, ‘프헤우키 Pchełki’등의 그룹들이 주도했다. 이들은 민속적인 멜로디를 전자악기 소리와 리듬과 합친 음악을 선보인다. 또한 ‘파올라&카롤 Paula&Karol’이나 ‘트레. 비 Très. B’와 같은 그룹은 록과 포크, 엘렉트로니카를 합쳐 멋진 음악을 만든다. 또한 팝과 전자음악, 사이키델릭 카바레 음악을 모두 합친 흥미로운 곡들도 나오고 있다. ‘오시바락 Oszibarack’, ‘D4D’, ‘이고르 복스 Igor Boxx’나 ‘레베카 Rebeka’ 등의 곡들이 그렇다.
또한 진정으로 실험적인 작업을 하는 팀들도 있다. ‘파리스테트리스 ParisTetris’나 ‘미쉘 풍크 Michell Phunk’, ‘러버 돗츠 Rubber Dots’나 ‘라스트 블러쉬’ 같은 팀들이 만드는 음악들은 엘렉트로 씬의 견인차 역할을 한다. 이들은 전자 테크노에서 미래지향적인 음악까지 매우 다양한 음악을 선보이는데, 다양한 색채로 가득한 독창적인 이들의 음악은 로빈이나 크리스탈 캐슬, 세바스티안 텔리어나 저스티스 등과 비교할 수 있다.
저자: 아그니에슈카 르 나르트 Agnieszka Le Nart
마렉 켐파 Marek Kępa
번역: 이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