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우시 빌친스키 Mariusz Wilczyński 애니메이션으로 본 우츠의 기억
14년. 2020년 2월 베를린 영화제에서 개봉한 마리우시 빌친스키 Mariusz Wilczyński의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데는 1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처음엔 20분짜리 영화로 기획되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주인공과 이야기와 주제가 더해지며 이만큼 늘어나게 된 것이었다. 최종 완성작은 거의 한 시간 반에 이른다.
<죽여, 그리고 이 도시를 떠나 Zabij to i wyjedź z tego miasta>는 감정이 앞서는 회고담이다. 딱딱하고도 절제된 선과 색채, 가끔은 화면 전체를 흐르는 시각적인 은유가 가득한 마리우시 빌친스키 Mariusz Wilczyński의 작품 스타일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여러 명이 등장하지만 가장 많이 나오는 것은 야드비가로, 남편과 아들은 바닷가로 휴가를 떠나고 혼자 남아 있다. 야드비가는 공산 폴란드 시대의 일상의 어려움을 홀로 맞선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무조건 못되게 구는 상점 판매원들, 승객들을 마구 흔들며 달리는 전차, 우울한 날씨. 야드비가는 영안실 직원이다. 몇 층 위인 병원에는 늙고 아픈 여자가 누워 있고, 아들이 문병을 온다 (아들의 목소리로는 감독 마리우시 빌친스키가 직접 출연했다). 이야기를 나누려고 하지만, 그들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낯섦과 거리가 존재한다.
감독은 이 영화의 도움으로 그의 실제 생활에서 할 시간이 없었던 대화를 끝내고 싶었다고 말한다. 우수, 자기 자신의 자리를 찾을 수 없다는 상실감이 영화 속에 가득하다. 대화의 녹음에 빌친스키는 유명한 폴란드 배우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러한 방법으로 자신이 사랑했던 폴란드 영화와 음악의 기억을 조금이라도 보존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화면 속에는 이미 작고한 명 배우인 구스타프 홀로우베크 Gustaw Holoubek, 이레나 크비아트코프스카 Irena Kwiatkowska, 영화감독인 안제이 바이다 Andrzej Wajda, 야누시 콘드라티우크 Janusz Kondratiuk, 음악가인 토마시 스탄코 Tomasz Stańko, 타데우시 날레파 Tadeusz Nalepa등이 등장한다. 이들 외에도 다니엘 올브리흐스키 Daniel Olbrychski, 크리스티나 얀다 Krystyna Janda, 바르바라 카프투프나 Barbara Krafftówna. 등 현존하는 중요한 예술가들 또한 등장한다.
이런 등장인물들의 목소리는 영화 속 주인공들의 이야기와 그들이 어떤 삶을 부여받는지에도 영향을 미친다.
Picture display
standardowy [760 px]
⟪죽여, 그리고 이 도시를 떠나⟫ / 마리우시 빌친스키 / 사진: IAM / 보도자료
1968-1982년 사이 활동했던 중요한 폴란드 블루스 록 그룹의 리더 타데우시 날레파의 음악은 이 영화의 중요한 요소로 기능한다. "제가 자랄 땐, 날레파의 음악은 마치 다른 세계에서 온 것만 같았어요. 우리는 사회주의 시대의, 지나치게 달콤한 팝에 쌓여 있었는데, 갑자기 생긴 것도, 연주도 미국인처럼 하는 남자가 나타난 거죠." 빌친스키는 말한다. "웃는 법이 없었어요. 좀 우울한 분이셨죠." 빌친스키는 고등학교 때 날레파를 직접 만나게 된다. "저의 구루이자 멘토, 제 상상력의 세상을 만드신 분입니다."
날레파 음악과 그에 대한 회상에 이은 세 번째 주인공은, 바로 제목에 나오는 도시, 빌친스키가 태어나고 자랐지만, 이후 오랜 세월 동안 떠나있던 우츠 Łódź이다. "하지만 누군가 날 한밤중에 깨워, 네 도시란 어디냐고 묻는다면 전 망설임 없이 우츠 라고 대답할 겁니다." 빌친스키는 말한다. 이 영화가 외국에서의 좋은 반응을 얻은 것에 대해서 그는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Text
"폴란드에서는 이 영화가 반향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개봉 전, 한 백 명 정도에게 영화를 미리 보여줬는데, 거의 모두가 울었거든요. 하지만 폴란드 바깥에서는 이해하기 힘들 거라고, 아무래도 국내용이 아닌가 생각했죠."
Picture display
standardowy [760 px]
⟪죽여, 그리고 이 도시를 떠나⟫ / 마리우시 빌친스키 / 사진: IAM / 보도자료
평론가들은 이 영화의 주제를 아무 어려움 없이 상실과 이별에 대한 우수에 찬 이야기라고 읽어내고, 관객들은, 빌친스키의 말에 따르면, 이 영화에서 어떤 결론을 끌어내 아직 시간이 있을 때 늙어가는 부모님을 찾아보고 싶어 한다고 한다. "이건 정말 소중합니다. 창작자로서 우리는 무슨 상을 받거나 영예가 있거나 한다면 좋겠죠, 하지만 저에게 가장 멋진 일은, 일본이나 독일 관객이 저에게 다가와 영화제가 끝나면 아픈 자기 어머니를 보러 가겠다고 말하는 것이에요."
저자: 올라 살바 Ola Salwa, 2020년 2월 16일 / 번역: 이지원
[{"nid":"31079","uuid":"cf86107d-25b6-445f-ba67-39a3a94a83d7","type":"article","langcode":"ko","field_event_date":"","title":"\uc790\uc2e0\ub9cc\uc758 \uae38\uc744 \uc704\ud55c \ud0d0\uc0c9 - 21\uc138\uae30\ub97c \ub9de\uc774\ud558\ub294 \ud3f4\ub780\ub4dc \uac74\ucd95","field_introduction":"\uc11c\uc720\ub7fd \ubaa8\ub378\ub4e4\uc744 \ubaa8\ubc29\ud558\ub358 \uc2dc\uae30\ub97c \uc9c0\ub09c \ud3f4\ub780\ub4dc\uc758 \uac74\ucd95\uc740 \uc790\uc2e0\uc758 \uae38\uc744 \uac77\uae30 \uc2dc\uc791\ud558\uace0 \uc788\ub2e4. \uc810\uc810 \ub354 \ud6cc\ub96d\ud55c \ub3c5\ucc3d\uc801\uc778 \uac74\ucd95\ubb3c\ub4e4\uc774 \uc138\uc6cc\uc9c0\uace0 \uc788\ub294 \uc911\uc774\ub2e4.\r\n","field_summary":"\uc11c\uc720\ub7fd \ubaa8\ub378\ub4e4\uc744 \ubaa8\ubc29\ud558\ub358 \uc2dc\uae30\ub97c \uc9c0\ub09c \ud3f4\ub780\ub4dc\uc758 \uac74\ucd95\uc740 \uc790\uc2e0\uc758 \uae38\uc744 \uac77\uae30 \uc2dc\uc791\ud558\uace0 \uc788\ub2e4. \uc810\uc810 \ub354 \ud6cc\ub96d\ud55c \ub3c5\ucc3d\uc801\uc778 \uac74\ucd95\ubb3c\ub4e4\uc774 \uc138\uc6cc\uc9c0\uace0 \uc788\ub294 \uc911\uc774\ub2e4.","topics_data":"a:2:{i:0;a:3:{s:3:\u0022tid\u0022;s:5:\u002259614\u0022;s:4:\u0022name\u0022;s:5:\u0022#asia\u0022;s:4:\u0022path\u0022;a:2:{s:5:\u0022alias\u0022;s:11:\u0022\/topic\/asia\u0022;s:8:\u0022langcode\u0022;s:2:\u0022ko\u0022;}}i:1;a:3:{s:3:\u0022tid\u0022;s:5:\u002259604\u0022;s:4:\u0022name\u0022;s:7:\u0022#\uac74\ucd95\u0022;s:4:\u0022path\u0022;a:2:{s:5:\u0022alias\u0022;s:16:\u0022\/topics\/geonchug\u0022;s:8:\u0022langcode\u0022;s:2:\u0022ko\u0022;}}}","field_cover_display":"default","image_title":"","image_alt":"","image_360_auto":"\/sites\/default\/files\/styles\/360_auto\/public\/field\/image\/6687258.jpg?itok=u0RgweBY","image_260_auto":"\/sites\/default\/files\/styles\/260_auto_cover\/public\/field\/image\/6687258.jpg?itok=1dZnrdmR","image_560_auto":"\/sites\/default\/files\/styles\/560_auto\/public\/field\/image\/6687258.jpg?itok=hcnDttWB","image_860_auto":"\/sites\/default\/files\/styles\/860_auto\/public\/field\/image\/6687258.jpg?itok=OdtHGEmm","image_1160_auto":"\/sites\/default\/files\/styles\/1160_auto\/public\/field\/image\/6687258.jpg?itok=_rf6wQTv","field_video_media":"","field_media_video_file":"","field_media_video_embed":"","field_gallery_pictures":"","field_duration":"","cover_height":"266","cover_width":"470","cover_ratio_percent":"56.5957","path":"ko\/node\/31079","path_node":"\/ko\/node\/310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