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속에서 찾은 음악 언어
마크: 선생님의 음악에는 수많은 전통과 그에서 받은 영향이 잘 어우러져 있습니다. 가톨릭 전통이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기도 하지만, ⟨아침기도 Jutrznia⟩와 ⟨케루빔의 노래 Pieśń cherubinów⟩에서는 정교회 전통도 나타납니다. 동유럽의 클레즈머 음악을 비롯한 유대 전통도 찾아볼 수 있죠.
엘주비에타: 거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마크: 쇼팽으로부터 이어지는 폴란드-프랑스 전통도 있죠. 이렇게 다양한 전통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데, 그 속에서 어떻게 자신만의 음악 언어를 찾아내셨나요?
크시슈토프: 제 음악 언어는 여러 차례 변해왔습니다. 처음에는 바흐와 베토벤으로 대표되는 위대한 전통의 영향을 받았었죠.
마크: 독일 음악의 전통 말씀이시군요.
크시슈토프: 네, 물론입니다. 실제로 저희는 1966년부터 1971년까지 독일에서 살기도 했으니까요.
엘주비에타: 처음에는 에센에서 살았습니다. 크시슈토프가 폴크방 예술대학교 Folkwang Universität der Künste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었거든요. 이후 베를린으로 거처를 옮겨 독일학술교류처 DAAD 장학생으로 지냈습니다. 그 뒤에 오스트리아 빈에서 1년 반 정도 살았고, 그 다음에는 미국으로 이주했습니다.
크시슈토프: 저는 평생 어떠한 영향에도 얽매이지 않은 저만의 음악을 쓰고 싶었습니다. 물론 실제로는 여러 영향을 받았지만 말이죠.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고 음악을 쓸 수는 없는 셈이죠.
마크: 그렇다면 선생님 음악의 가장 근본적인 토대는 무엇인가요?
크시슈토프: 단연 독일 음악 전통입니다. 그중에서도 무엇보다 바흐라고 할 수 있죠.
마크: 바흐의 영향을 받으시면서도 아방가르드 음악을 쓰신 거군요.
크시슈토프: 맞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누군가를 모방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반세기가 넘는 기간 동안 작곡을 해오면서도 항상 저만의 음악을 쓰고자 했습니다.
마크: 그렇다면 선생님의 음악을 폴란드 음악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아니면 좀 더 넓은 범위에서 유럽 음악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크시슈토프: 물론 유럽 음악이죠. 젊은 시절에는 폴란드 노래를 작품에 활용하기도 했지만, 그 시기는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제 음악에 미친 영향의 뿌리는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합니다. 굳이 그 영향을 찾아본다면, 그리고 분명 찾아낼 수 있다면, 무엇보다 독일의 다성음악 작곡가들에게서 찾을 수 있을 겁니다. 프랑스 음악을 아주 좋아했던 시기도 있었고, 물론 러시아 음악도 빼놓을 수 없죠! 무소륵스키, 차이콥스키 같은 작곡가들 말이죠.
마크: 영국 작곡가들, 예를들면 에드워드 엘가 Edward Elgar와 같은 작곡가들은 어떤가요?
크시슈토프: 전혀요. 엘가는 폴란드에서 그다지 인기 있는 작곡가라고 할 수 없죠. 폴란드 음악의 전통은 오히려 독일 음악에 더 큰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