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폴란드에 다섯번째 방문인 조성진은 앞으로도 폴란드에 자주 오게 될것 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폴란드에서 더치 그라마폰 레코드사와 음반 녹음을 할 계획이며 세계 각지에서 진행될 길고 긴 콘서트 여행도 폴란드에서 시작하게 됩니다...
Culture.pl (에바 파쉬코비치, 필립 레흐): 이미 2008년 모스크바에서 쇼팽 콩쿠르를 우승하신 적이 있는데요, 이번 쇼팽 콩쿠르 우승의 느낌이 궁금합니다.
조성진: 물론 2008년 우승당시 무척 기뻤지만 지금과는 비교도 안됩니다. 지금이 훨씬 더 기쁜 것 같아요. 하지만 좀 걱정되는 점도 있습니다. 앞으로 있을 콘서트가 너무 많아 사람들을 실망 시키지 않아야 할텐데 하는 걱정...그리고 갑자기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니 좀 무서운 점도 있는 듯 합니다.
5년후 쇼팽 콩쿠르에 참가하고픈 젊은 피아니스트들에게 주실 수 있는 조언이나 충고가 있다면?
아직 제가 조언이나 충고를 할 입장은 아닌 듯 합니다. 아마도 한 10년 후? 사실 저는 어렸을때 부터 쇼팽 콩쿠르에 참여하고 싶었는데 진정으로 결정한 것은 작년 11월 이었어요. 그래서 거의 1년정도 준비를 했던 것 같고 레퍼토리 같은 경우에는 제가 어렸을때 부터 연주해오던 곡들이 매우 많았습니다. 그래서 굳이 조언을 하자면 쇼팽 곡은 하루 이틀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시간이 필요한 일인듯 싶습니다.
다른 작곡가들의 곡들에 비해 더 어렵다는 말씀이세요?
예, 그렇습니다. 설명하기 쉽지 않은데 예를 들자면 제가 연주한 쇼팽 프렐루드 4번 같은 경우는 굉장히 짧은 곡이고 테크닉 적으로도 쉬운 편인데 연주를 하면 할 수록 어려워 지는 거예요. 하면 할 수록 더 못치게 되는 듯 한...그 이후에 조금씩 발전이 되는 과정이 굉장히 느린 것 같아요. 모차르트 Mozart 의 음악과 좀 비슷한 점이 있거든요.
새 피아노에 익숙해 지는데 보통 얼마나 시간이 필요하세요? 콩쿠르때 연주하시는 피아노를 어떻게 선택하시는지?
최대한 빨리 익숙해 지려고 노력을 합니다. 피아노 상태를 잘 몰라서 1차때 긴장을 많이 했는데 3차 때 부터는 적응이 되었어요.
세계적으로 음악 콩쿠르에 나오는 젊은 피아니스트들을 많이 보고 있는데 젊은 그들이 진지하게 음악을 하는데 필요한 영감이 원천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예를 들면 쇼팽의 음악은 즐겁고 가벼운 분위기 보다는 슬픔과 고통, 그리고 한이 가득한 곡이 더 많은데요, 조성진 씨는 이런 쇼팽이나 다른 작곡가들의 곡들을 연주하실때 주로 영감을 어디서 얻으시는지 궁금합니다.
영감을 얻으려고 억지로 슬픈 일들을 만들어 낼 수는 없는 거잖아요. (웃음) 그냥 음악이 자연스럽게 말을 해 주는것 같아요. 예를들어 쇼팽 소나타 2번 같은 경우는 굉장히 비극적인 곡인데요, 굳이 그러한 경험이 없다고 해도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 듣게 된다면 그런 느낌이 전달되는 듯 해요.
혹시 쇼팽에 관한 책등을 통해 그의 삶에 관한 연구를 하셨는지요?
몇년전에 쇼팽에대한 책을 많이 읽어봤는데 ‘쇼팽의 제자들의 시선’라는 프랑스어로 된 책도 읽어봤어요. 제가 지금 파리에서 살고 있는데 쇼팽도 파리에서 살았잖아요. 그래서 쇼팽의 무덤도 가보고 쇼팽이 살았던 곳에도 가봤습니다.
쇼팽을 연주하실때 얼마 만큼 조성진씨의 음악적 성격이 반영되는지 궁금합니다.
쇼팽 뿐만 아니라 보통 피아노 연주 할때에 작곡가의 생각을 이해하려고 하고 그 작곡가가 되어서 연주를 하려고 많은 노력을 하는 편이에요. 완전히 음악속으로 들어가려고 노력을 하고 있어요.
다른 선호하시는 작곡가들이 누구신지와 자유시간에 가장 많이 들으시는 음악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어렸을때부터 모차르트 (Wolfgang Mozart), 베토벤 (Ludwig van Beethoven) 같은 작곡가의 곡들을 많이 쳤구요 그리고 쇼팽의 친한 친구였던 슈만 (Robert Schumann)도 좋아하고 슈베르트 (Franz Schubert)도 좋아합니다. 저는 사실 록이나 팝 음악을 안 좋아하고 주로 클레식 음악을 듣는 것 것 같아요. 오케스트라나 심포니 같은 것도 좋아하고 말러 (Gustav Mahler)의 음악도 자주 듣습니다.
미셸 베로프 Michel Beroff 선생님이 조성진씨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궁급합니다.
Michel Beroff 선생님은 저한테 아이디어를 강요하지 않고 의논하면서 레슨을 하는 편이에요. 저의 생각도 이해해 주시고 조금 이상하다 싶으면 저에게 선생님의 의견을 전달해 주시고...그런 식으로 하는 편이에요.
만약에 지금 쇼팽을 만나셨다면 하시고 싶은말이나 질문이 무엇일까요?
지금? 흠.. ‘피아노 쳐 주세요’ (미소).
질문을 하나 더 할 수 있다면?
‘또 쳐 주세요’ (웃음).
음반을 통해서 자주 들으시는 피아니스들이 누군지 알려 주실 수 있어요?
어렸을때부터 저한테 많은 영향을 준 피아니스트는 라두 루푸(Radu Lupu), 치메르만 (Krystian Zimerman) 이에요. 그리고 미하일 쁠레뜨뇨프(Mikhail Pletnev)라는 피아니스트가 있는데 제가 그 분과 협연을 많이 했었거든요. 그때 그분이 조금씩 조언을 해주신것도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습니다.
제일 좋아하시는 폴란드 요리가 무엇일까요?
피에로기 (폴란드 만두)! 족발도 진짜 맛있었어요.
한국 족발 요리와 맛이 비슷하지 않습니까?
폴란드 족발이 더 맛있었던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